“국회에 상정된 가맹사업거래 개정안은 시장 경제 질서에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강력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규석 일승식품 대표)
바른정당 가맹점 갑질 근절 특별위원회가 22일 주최한 정책간담회에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만나 상생 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현격한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측은 이날 간담회에서 현재 공정위를 비롯한 국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관련 법안이 ‘규제 일변도의 법안으로 시장경제 체제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은 “학계 전문가들은 한국의 프랜차이즈 관련 법안이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규제가 심하다고 평가한다”면서 “현재처럼 규제 일변도로 가게 되면 프랜차이즈 산업은 위축되고 갈라파고스가 된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
이와 관련 돈까스클럽을 운영하는 일승식품의 이규석 대표는 “가맹본부의 정상적인 슈퍼바이징(가맹점 관리)조차도 가맹점을 간섭하는 갑질로 호도하고 있다”며 “경영진의 부도덕한 행위로 가맹점사업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한 가맹본부 배상 책임을 묻는 개정안, 일명 호식이법은 도덕적 비난은 마땅하지만 법적책임을 묻는 것은 법치주의에 반한다. 또한 손해액을 입증하기도 어렵고 위법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규석 대표는 이어 “프랜차이즈의 고용창출, 자영업 전문화 및 시스템화 등의 장점은 살리는 산업진흥제도를 시행하면서 갑질이나 먹튀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단속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초밥 프랜차이즈 스시노백쉐프를 운영하는 일성코퍼레이션의 이정훈 대표 역시 “현재 국회계류 중인 가맹사업거래법 개정안 상당수가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산업 발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정훈 대표는 “최근 많은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를 ‘갑질’ 프레임으로만 규정하고 자기가 좀 더 편하고 좀 더 쉽게 영업하려고 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인 동질성과 거리가 먼 각자도생식 운영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가맹본부는 여론 눈치를 살피느라 입도 뻥긋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프랜차이즈 업계 문제점의 본질적인 원인으로 ▲호객영업식의 무분별한 3無정책(가맹비, 교육비, 로열티 면제) ▲무분별한 프랜차이즈 본사 난립 ▲준비되지 않은 자영업자 급증 등을 꼽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공정위의 가맹사업과 관련한 대책 추진과 국회 입법 논의와 관련해 가맹본부 측에서 산업 자체 위축을 초래한다‘는 우려를 많이 한다”면서도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산업이 한단계 도약하고 성숙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가맹사업의 긍정적인 면보다 가맹점주를 착취하는 가맹본부의 이미지만 부각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프랜차이즈협회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진정한 혁신안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를 주최한 갑질근절특위 위원장인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 7월 가맹점주를 모시고 한 간담회에 이어 2번째 회의를 열게 됐다”며 “우리 특위는 어느 한쪽의 의견만 들으려고 하지 않겠다. 서로의 의견을 듣고 모두를 배려하는 상생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