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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먹는 포장김치 대전...30년 1위 ‘종가집’ 자리 넘보는 CJ 비비고

  • 박정현 기자

  • 입력 : 2017.09.14 09:54

    국내 포장김치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1987년 시작해 30년간 국내 김치시장 1위를 고수해온 대상(001680)‘종가집’을 CJ제일제당(097950)‘비비고’가 바짝 뒤쫓으며 선두주자 탈환을 노리고 있어서다.

    ◆종가집 김치 점유율 50%→40%대, 비비고 김치 20%→ 30%대

    14일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대상 종가집의 국내 포장김치 시장 점유율은 2014년 61.2%, 2015년 60.8%에서 지난해 53.7%까지 떨어진데 반해, 같은 기간 CJ 비비고 김치 점유율은 9.4%(2014년), 13.8%(2015년), 21.4%(2016년)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올 7월 기준으로 비비고 김치는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어 31.2%를 기록 중이고, 대상 종가집은 47.6%로 더 낮아졌다.

    종가집 김치는 두산그룹이 지난 1987년 시작한 브랜드다. 김치시장 점유율이 한때 60%에 달했다. 2006년 두산이 사업구조를 재편하면서 종가집을 대상에 매각했고 종가집 김치는 이후로도 꾸준히 50%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김치시장을 재패해왔다.

    대형마트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포장김치가 진열되어있다/사진=박정현
    대형마트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포장김치가 진열되어있다/사진=박정현
    경쟁사인 CJ제일제당은 2007년 ‘하선정’을 인수하며 김치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수년동안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점유율이 10%를 맴돌았다. 그러다 지난해 프리미엄 김치 브랜드 ‘비비고 김치’를 출시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고품질의 고춧가루, 정제염이 아니라 자연 건조 과정을 거친 천일염 등을 쓰는 등 원재료에 투자해 차별화를 추구했다. ‘비비고 김치’ 덕분에 CJ제일제당의 김치 점유율은 단숨에 20%까지 올랐다.

    식품업계에선 CJ제일제당이 종가집 김치를 치고 올라오면서 두 회사가 당분간 양강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CJ가 강하게 마케팅을 해서 빠르게 치고 올라온 것은 맞지만, 실제로 구매 판단은 소비자들의 몫”이라며 “앞으로 포장김치 시장이 커지면서 상위 브랜드들의 다툼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 사업 다각화 노리는 대상...김치시장 규모 올해 2천억 전망

    1인 가구 및 맞벌이 증가, 간편식 대중화, 배추 가격 상승 등의 배경요소들과 맞물려 김치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식재료 가격이 상승해 김치를 만들어 먹는 것보다 사 먹는 것이 저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포장김치 시장 규모는 2014년 1325억원, 2015년 1370억원, 2016년 1700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올해는 2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치 1위 브랜드 종가집은 경쟁업체가 많아져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것은 호재이기 때문에 조급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자공시에 공개된 대상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종가집은 전체 연간 매출 중 약 70%(1400억원) 정도를 김치를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론 김치 비중을 낮추고 간편식(HMR), 반찬 사업을 키워 수익구조를 다각화할 전략이다. 종가집을 운영하는 회사 대상FNF가 지난해 대상에 흡수합병된 것도 대상이 직접 종가집 브랜드를 운영해 간편식 분야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대상은 해외 40개국에 종가집 김치를 수출하는 기존 판로를 바탕으로 해외 수출에 더 힘을 쏟겠다는 복안이다. 대상에 따르면 올 2월부터 6월까지 대상의 김치 매출액은 약 810억원이고, 앞으로 수출이 늘면서 연간 매출액을 25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김치시장 판이 커지는 가운데 다른 식품업체들도 잇따라 포장김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1월 ‘올반 김치’를 선보였고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아줌마가 배달하는 ‘잇츠온 김치’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형마트들은 고급 호텔 주방장이나 요리 명장의 조리법으로 만든 김치를 내놓으며 고급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마트는 ‘피코크 조선호텔 김치’, 롯데마트는 ‘요리하다 롯데호텔 김치’를 각각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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