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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현장답사] 펄어비스, 게임 하나로 600억 매출

  • 이선목 기자
  • 입력 : 2017.09.14 06:00

    [공모주 현장답사] 펄어비스, 게임 하나로 600억 매출
    “모두가 새로운 시장을 주목할 때 외면당한 기존 시장이 블루 오션(Blue Ocean)으로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바일이 아닌 온라인 게임에서 독보적인 퀄리티를 구축해왔습니다.”

    ‘검은사막'이라는 게임 하나로 연간 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펄어비스의 정경인 대표는 “게임 개발의 기본 바탕이 되는 기술력을 갖춰놓고 보니 그동안 모바일 게임 시장도 함께 발전하고 있었다”며 “이제 펄어비스는 캐주얼한 게임보다 더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원하는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 5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있는 펄어비스 본사를 찾았다. 지하철 4호선 평촌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펄어비스 사무실로 들어서자마자 직원들이 마음껏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카페테리아가 보였다. 업무 공간에서는 젊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반팔에 청바지를 입은 직원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직원 복지를 위한 세심한 노력도 돋보였다. 수면실, 휴게실 등이 층마다 배치돼 있었고, 펄어비스 대표 게임인 ‘검은사막’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들도 전시돼 있었다. 가장 특이했던 점은 회사 내부에 작은 헤어샵이 갖춰져 있었다. 회사가 근처 샵과 제휴를 맺고 직원들이 무료로 머리를 다듬을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펄어비스 본사 사무실 내부에 있는 헤어샵./김연지 인턴기자
    펄어비스 본사 사무실 내부에 있는 헤어샵./김연지 인턴기자
    ◆ 투자자에서 대표로...‘검은사막’ 출시 이후 승승장구

    펄어비스는 지난 2010년 설립된 게임 개발사로, 14일 코스닥 시장 상장한다. 사실 정 대표는 펄어비스의 창립자는 아니다. 서울대학교 재료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여느 대학생들처럼 사용자로서 다양한 온라인 게임을 즐겨했지만, 게임업계에서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사실 펄어비스 초기 협력 관계를 맺었던 벤처캐피탈 LB인베스트먼트의 투자심사역 겸 사외이사 출신이다. 그는 2010년부터 게임을 비롯해 모바일, 전기전자(IT) 분야 전문 투자심사를 맡았다.

    정 대표는 지난 2013년 1980년생 동갑내기였던 당시 펄어비스 대표이자 창업주인 김대일 이사회 의장을 처음 만났다. 그리고 2014년부터는 펄어비스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정 대표는 “펄어비스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며 “창업주이자 당시 회사 대표였던 김대일 이사회 의장은 ‘릴(R.Y.L)’과 ‘알투(R2)’, ‘씨나인(C9)’ 등 지금까지도 인기가 높은 게임들을 개발한 장본인이었고, 그와 함께 회사를 이끌어간 주역들도 업계에서 알아주는 인력들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들이 만드는 게임이라면 글로벌 동종업계에서도 탑 클래스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후 2014년 12월 펄어비스는 4년간의 개발 끝에 완성한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을 발표했다. 정 대표는 “출시 당시 한국에서는 생각보다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이후 일본, 러시아, 북미, 유럽 등에 순차적으로 출시한 뒤 해외에서 소위 ‘대박’이 났다”고 말했다. 검은사막 출시 이후 김 전 대표는 정 대표에게 경영직을 맡아줄 것을 제안했고, 이에 그는 2016년 7월 펄어비스 신임 대표로 취임했다.

    펄어비스는 현재 7개 권역, 100여개 국가에 검은사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누적가입자 수는 735만명, 누적 판매액은 34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펄어비스의 매출액은 622억원으로 2015년(217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55억원, 414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75% 이상은 해외에서 발생했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김연지 인턴기자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김연지 인턴기자
    ◆ ‘뚝심’으로 성공...자체 개발한 ‘게임엔진’ 핵심 경쟁력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펄어비스가 한참 온라인 신작을 개발 중이었던 2012~2013년 당시 게임 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휴대용 전자기기의 발전과 함께 모바일 게임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것이다.

    펄어비스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핵심 개발자들도 ‘지금 상황에서 온라인 게임에만 몰두하는 것이 맞나’, ‘지금이라도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조바심을 냈다. 정 대표는 “당시 다들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안다”며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더 높은 퀄리티의 온라인 게임을 만들어낸 것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본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펄어비스는 게임 개발에 사용되는 제작 툴(도구·Tool)인 ‘게임엔진’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정 대표는 “지금까지 대형 게임사들도 외국에서 개발한 게임엔진을 사용했다”며 “경쟁사 MMORPG 게임에 비해 우리 게임이 고화질인 것도 이 자체 게임엔진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검은사막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곧 출시할 예정인데, 이 게임을 개발할 때도 자체 게임엔진을 활용해 고화질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펄어비스는 지난달 16일 미리 보기(티저) 사이트를 공개하고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검은사막 모바일’의 실제 플레이 모습을 처음 전했다. 정 대표는 “사용자들의 반응이 좋아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착한 과금’도 펄어비스 게임의 경쟁력이다. 정 대표는 “최근 출시된 게임 중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특정 아이템을 사야하는 경우가 늘어 논란이 일었다”며 “검은사막은 과도한 현질(게임아이템 구매)이 필요한 아이템 도입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또 펄어비스의 이런 점이 과금 형태가 익숙지 않은 서구권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 “모바일 게임과는 분명한 차이”...자체 배급 통한 해외 진출 예정

    펄어비스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공모가 희망범위(밴드)를 8만원~10만3000원으로 제시했고,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최상단인 10만3000원으로 결정됐다. 희망 공모가를 놓고 예상될 시가총액은 약 1조2428억원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의 최대 기대주였던 게임사 넷마블도 공모가가 희망범위 최상단(15만7000원)으로 확정된 바 있다. 넷마블은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하락하면서 공모가 산정 당시 언급됐던 고평가 논란이 다시 불거지기도 했다.

    펄어비스 MMORPG ‘검은사막’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김연지 인턴기자
    펄어비스 MMORPG ‘검은사막’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김연지 인턴기자
    이런 우려에 대해 정 대표는 “모바일 게임 시장과 온라인 게임 시장은 완전히 다른 성격의 시장이기 때문에 다른 관점으로 봐 주셨으면 한다”며 “모바일 게임은 대체로 생명력이 짧은 경우가 많은 데 반해 온라인 게임은 충성도 높은 사용자들을 기반으로 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상대적 강점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검은사막이라는 IP 하나만을 보유하고 있는 점에 대해 펄어비스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 대표는 “역시 온라인 게임이라는 특성상 확실히 성공한 IP를 보유한 것 자체가 큰 경쟁력”이라며 “공모자금으로 검은사막 IP를 활용한 모바일, 콘솔 게임 개발을 지속할 계획이고, 새로운 IP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펄어비스는 추가 해외 진출에도 나선다. 올해 4분기 동남아, 중동, 터키에도 법인을 설립해 자체 퍼블리싱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올해 1월에는 대만에 진출했는데, 이전과 달리 우리가 직접 퍼블리싱(서비스·유통)을 맡았다”며 “게임을 다운로드하는 사이트도 직접 만들고, 사후 서비스도 직접 맡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후 검은사막은 대만의 온라인 게임 부문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 대표는 “게임 개발뿐 아니라 마케팅이나 서비스 부문에 대해서도 큰 자신감을 얻은 기회였다”고 전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계속되고 있지만, 중국 진출도 포기하지 않았다.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 대형 게임사인 ‘스네일 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도 체결한 상태로, 판호(중국 콘텐츠 유통 허가)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집요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서 ‘집요하다’는 것은 주어진 시간 안에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런 자세를 바탕으로 펄어비스가 글로벌 상위 게임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액면가: 500원

    ▲자본금: 51억3300만원

    ▲주요주주(상장 전 기준): 김대일(45.88%), 윤재민(4.36%), 서용수(5.48%), 지희환(3.18%), 고도성(2.14%), 류휘만(0.43%), (주)펄어비스(8.27%)

    ▲주관사(한국투자증권)가 보는 투자 위험

    -당사가 영위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산업은 모바일 게임, PC게임, 비디오 게임 등 다양한 플랫폼과 경쟁하고 있음.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이 크게 약진함에 따라 온라인 게임 산업은 2014년 9.3%의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음. 당사 서비스 게임인 “검은사막”의 업데이트 실패 등으로 이용자 이탈이 발생하거나 다른 플랫폼으로 확장을 실패하는 경우 당사의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당사의 게임인 검은사막은 국내, 외 서비스 지역 대부분에 퍼블리셔를 통해서 서비스를 하고 있음. 따라서 퍼블리셔와의 관계가 악화되거나 거래가 중단될 경우 당사의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게임산업은 전통적으로 규제 위험이 높은 산업으로 정부의 법률적 규제에 따라 회사의 영업실적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산업임. 이에 따라 향후 법률 규제가 변경될 경우 당사의 영업 환경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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