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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프랜차이즈] 1등급 한우를 1만원대에 무한으로.. 입소문 탄 '소도둑'

  • 윤희훈 기자
  • 입력 : 2017.09.13 14:28

    서울 청담동 학동사거리에 있는 무한리필(2시간 제한) 소고기 전문점 ‘소도둑’은 지난 여름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1인당 1만9800원에 한우 1등급 등심을 무한리필로 즐길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48㎡(약 40평) 규모 매장에서 기록한 한 달 매출이 무려 1억840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소도둑 학동사거리점 전경./ 소도둑 제공
    소도둑 학동사거리점 전경./ 소도둑 제공
    무한리필 고깃집 특유의 ‘싼 맛’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품격 있는 메뉴’를 제공한 게 유효했다. 정유성 소도둑 대표는 “무한리필 고깃집간의 경쟁이 격화하면 가격뿐 아니라 고기의 맛과 품질, 그리고 점포운영의 효율성을 갖춘 브랜드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처음부터 거기에 맞춰 점포 콘셉트를 과학적으로 구축했다”고 말했다.

    소도둑은 메인 메뉴인 한우 등심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축산농가와 직거래를 하고 있다. 브랜드 차별성을 위해 돼지고기나 장어 등 다른 고기는 일절 취급하지 않는다. 품질 좋은 냉장 소고기만 취급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타겟 고객을 특정화해서 점포 운영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점포 운영 시스템 역시 신선한 생고기와 모든 식재료를 고품질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보통 무한리필 고깃집들은 미리 준비된 고기를 고객이 직접 가져가는 콘셉트를 취하지만 소도둑은 고객이 주문하면, 바로 썰어주는 ‘고기바’ 시스템을 취했다.

    고기바에서는 생고기를 포장 판매도 한다. 생고기와 야채 등으로 꾸민 ‘혼밥세트’ ‘커플세트’ ‘패밀리세트’ 구성으로 부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신선한 야채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셀프바도 소도둑의 자랑거리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올해 소비 트렌드로 제시한 저렴하되 싸보이지 않는 ‘B+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형이다. 정 대표는 “명품 소고기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소도둑의 점포 인테리어 디자인은 프리미엄 코리안 바비큐 레스토랑을 지향한다. 우시장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온 익스테리어와 네온사인과 철망을 활용해 독특한 멋을 냈다. 황소의 무게감과 힘을 나타내는 검정색과 열정을 나타내는 빨간색을 디자인 곳곳에 녹였고, 홍길동과 임꺽정을 모티브로 삼아 캐릭터를 재구성했다.

    소도둑 창업비용은 132㎡(40평) 규모 점포를 기준으로 1억원쯤이다. 인테리어와 시설공사는 외부 간판을 제외하고 가맹점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다. 매출이 부진한 식당은 부분 공사로 리모델링 창업이 가능하다. 이때도 가맹비 1000만원과 교육비 500만원만 본사에 내고 브랜드 동일성을 위한 간판만 설치하면 된다. 나머지 공사는 가맹점의 선택 영역이다.

    소도둑 관계자는 “가맹점 창업비용을 최대한 줄여 리모델링 창업은 3개월 이내에, 전체 공사를 통한 창업은 6개월 이내에 창업자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성 소도둑 대표. /소도둑 제공
    정유성 소도둑 대표. /소도둑 제공
    소도둑은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로열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정유성 대표는 “임대료와 인건비는 시간이 갈수록 오르는데, 식자재 비용까지 천정부지로 오른다면 가맹점은 생존할 수 없다”며 “가맹점의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해 물류유통 마진은 최소로 하고 대신 가맹점 매출의 2%를 로열티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만 20년 근무한 프랜차이즈 전문가다. 커피 프랜차이즈 ‘드롭탑’의 총괄 대표를 3년간 역임하는 등 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외식업계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갈등 사례를 많이 본 그는 ‘어떻게 하면 건강한 프랜차이즈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심했다고 한다.

    그가 찾은 해법은 로열티 수입으로 본사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이었다. 최근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품목의 과도한 마진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정 대표는 “로열티 방식은 가맹점이 장사가 안 되면, 본사의 이익도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본사와 가맹점이 공동운명체로 묶일 수밖에 없다”며 “본사 물류마진을 최소화하고, 과학적인 원가관리 분석으로 점주의 영업이익률을 15~20% 선에 맞췄다”고 말했다.

    로열티만으로 가맹본부 운영이 가능할까? 정 대표는 “가맹점 월평균 매출을 1억원 이상으로 예상한다. 100호점 개설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본사 유지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소도둑은 그런 논란거리를 없애기 위해 본사의 물류마진과 인테리어, 시설비 등 초기 개설 마진을 최소화했다”며 “프랜차이즈 업계에 몸담은 20년 노하우와 1년간에 걸친 연구 개발 끝에 완성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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