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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터뷰] 김칠봉 SM상선 사장 “태평양·인도양 틈새시장 전략 펴겠다…합병은 12월 마무리”

  • 조지원 기자
  • 입력 : 2017.09.13 14:07

    “대형 화주(BCO)를 보유한 머스크랑 경쟁하고 싶지 않다. 태평양·인도양에서 틈새시장을 찾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김칠봉 SM상선 사장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SM상선 본사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태평양이나 인도양은 1만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가 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필요하지 않고, 화주들도 다양한 특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틈새시장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만8000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투입되는 유럽 노선과 달리 미주 노선이나 인도·중동노선은 1만~1만3000TEU급 선박이 주로 활용된다. 미주 노선이나 인도·중동노선에서는 SM상선이 최근 확보한 8000TEU급 선박으로도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미주 노선을 메인으로 활동하면서 아시아, 인도, 중동까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삼라마이더스(SM)그룹 계열사인 SM상선은 파산한 한진해운의 미주‧아주 노선 영업망을 인수해 설립된 회사다. 지난 3월 첫 노선인 베트남‧태국 노선 서비스(VTX)를 시작한지 6개월 만에 미주 1개 노선을 포함해 9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미주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나라의 국적 선사는 현대상선과 SM상선 두 곳뿐이다.

    김 사장은 “SM상선과 현대상선, 두 회사가 있어야 (원양 노선에서) 화주들의 선택 폭이 확대될 뿐 아니라 경쟁으로 인해 서비스 질도 좋아질 것”이라며 “한국 해운업계 역사를 새로 쓴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김칠봉 SM상선 대표이사 사장 /SM상선 제공
    김칠봉 SM상선 대표이사 사장 /SM상선 제공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SM상선은 최근 해운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다. 글로벌 해운컨설팅업체 드류리(Drewry)는 SM상선이 조만간 글로벌 20위권으로 진입한 뒤 중견 선사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 700억원과 영업손실 141억원을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매출 확대와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사장은 선인고, 중앙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대한해운에 입사해 재무팀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친 뒤 2013~2016년 사장으로 일했다. 지난해 SM그룹으로 편입된 대한상선(옛 삼선로직스)과 SM상선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 “국내 선사끼리 협력해 더 넓은 곳으로 나가야”

    SM상선은 틈새시장 발굴을 위해 이르면 내년 중 미주 동안까지 미주 노선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 뿐 아니라 인도, 중동까지 노선을 확장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특히 “국내 선사끼리 협력해야 한다”며 “SM상선은 다른 선사들이 협업하겠다고 한다면 같이 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SM상선은 인도, 중동 등 다양한 지역에서 국내 선사와 공동 노선 개설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M상선 등 국내 선사 14곳은 지난달 국적 선사들의 상생‧협력을 위해 한국해운연합(KSP)을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협력 과제인 노선 합리화를 두고 일부 선사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국가가 있기 때문에 해운이 있고, 해운이 있기 때문에 기업이 있다는 생각으로 한국 해운업이라는 큰 그림을 보고 협력해야 한다”며 “좁은 시장에서 우리끼리 경쟁하지 말고 더 넓은 곳으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SM상선 컨테이너선 /SM상선 제공
    SM상선 컨테이너선 /SM상선 제공
    ◆ SM상선, 대한상선 우방건설산업과 합병은 12월 마무리

    SM상선은 오는 12월을 목표로 SM그룹 계열사인 대한상선, 우방건설산업과 합병해 자산 규모를 1조원대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SM상선의 자산 규모는 1746억원이다. 대한상선과 우방건설산업의 자산은 각각 5615억원, 4210억원이다.

    김 사장은 “(대한상선, 우방건설산업과의) 합병 절차는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12월쯤 마무리 될 것”이라고 했다. 법인세법상 세제혜택을 받는 적격합병 요건 중 하나는 1년 이상 사업을 유지한 법인간 합병이다. SM상선은 법인 설립이 만 1년 되는 오는 12월 15일 이후 합병 절차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이들 기업의 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SM상선의 현금 흐름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선, 우방건설산업은 현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벌크 전용선 사업과 주택 건설 사업을 하고 있다. 대한상선과 우방건설산업은 지난해 각각 412억원, 20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SM상선 컨테이너 /SM상선 제공
    SM상선 컨테이너 /SM상선 제공
    ◆ 신조 발주는 내년 하반기 이후…직원들에게는 ‘야성 가져야’ 주문

    김 사장은 내년 하반기쯤 정부의 선박 신조 펀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사장은 “선박 신조 가격이 내년에 갑자기 오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내년 5~6월 이전까지 노선 개설에 필요한 중고 선박을 싸게 사는데 주력하고, 선박 신조 발주는 그 이후에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진해운 출신인 SM상선 직원들에게는 야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사장은 “좋은 환경에서 배웠던 노하우를 활용한 영업망 관리와 (새로운) 고지를 점령하는 것은 다르다”며 “외부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에 SM상선이라는 새로운 도전자 입장에서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돌파해야 한다”고 했다.

    김 사장은 한진해운 당시의 생각에서 벗어나 화주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신뢰를 얻게 되고, 그래야 화물을 맡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SM상선이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 만족하면 안 된다”며 “화주들에 SM상선이 앞서간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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