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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 아파트값 껑충 뛰었다지만..."주거비용은 2012년보다 낮아"

  • 조귀동 기자

  • 이진혁 기자
  • 입력 : 2017.09.13 06:01

    8월말 세종시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청약 예정자들이 아파트 단지 구조와 디자인을 살피고 있다. /조선일보DB
    8월말 세종시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청약 예정자들이 아파트 단지 구조와 디자인을 살피고 있다. /조선일보DB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며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실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아파트를 샀을 때 부담해야 하는 금액(대출 원리금)은 2012년 이후 오히려 정체 내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면적 당 매매가를 기초로 대출을 일으켜 해당 지역 아파트를 샀을 때 매년 내야 하는 금융 비용(원리금)을 추산한 결과다. 아파트 값이 올랐지만, 금리가 내렸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인데 실제 주거 비용이 저렴해 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도권과 달리 제주, 대구, 부산 등 지방 아파트의 면적당 주거 비용은 크게 뛰었다.

    조선비즈는 한국감정원이 작성하는 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 가운데 아파트 매매가격을 토대로 제곱미터(㎡) 당 구매에 따른 상환 비용을 산출했다. 해당 지역 아파트를 살 때 드는 비용을 모두 은행에다 빌린다고 가정한 뒤, 10~30년 원리금 균등상환으로 갚는 경우 매년 내야 하는 금액을 계산한 방식이다. 아파트를 살 때 가계는 대출 뿐만 아니라 보유한 자금도 쓰지만 자체 보유 자금도 금리에 따른 기회비용이 있어 공짜는 아니다. 결국 전액을 대출했다고 가정하고 산출한 원리금 상환액은 일종의 주거비용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자료는 한국감정원의 중간값(median) 기준 제곱미터(㎡) 당 매매가격과 한국은행이 내놓은 은행 및 비은행예금취급기관(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신규 대출 기준)를 활용했다. 한국감정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가 있는 2012년 1월부터 한은 대출금리 최신 자료가 있는 2017년 7월까지 분석했다.


    [단독] 서울 아파트값 껑충 뛰었다지만..."주거비용은 2012년보다 낮아"
    ◆서울 아파트 3.3㎡ 매입 비용, 최대 2.3% 씩 줄어

    분석 결과 서울 아파트 1㎡를 사고 지불해야하는 금융 비용(원리금)은 30년 만기 원리금 균등상환을 가정했을 때 2012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12.3%가 하락했다. 연율로 따지면 -2.3%다. 가령 성동구 85㎡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2년 1월 4억8600만원에서 2017년 7월 5억4400만원으로 올랐다. 전액 30년 만기 대출을 받았을 때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계산해보면 2012년에는 3180만원이었지만, 2017년 7월 기준으로는 2870만원에 불과하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해보면 강북 지역 14개 구는 -12.7%(연 평균 -2.4%), 강남 지역 11개 구는 -11.7%(연 평균 -2.2%)였다. 금융 비용 하락 폭이 가장 낮은 서초구도 4.3% 내려갈 정도로 서울 전 지역의 단위면적당 주거 비용은 내려갔다. 송파구(-13.2%), 강남구(-11..7%) 등도 실제 아파트 매입에 들어가는 금융 비용은 내려갔다.

    20년 만기 원리금 균등상환을 가정했을 때 서울 전지역의 금융 비용 하락폭은 -7.1%(연 평균 -1.3%)에 달했다. 10년 만기 원리금 균등상환의 경우에도 -0.5%(연 평균 -0.1%)로 실제 아파트를 사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의 단위면적당 매입 금융 비용도 30년 만기 기준으로는 -10.9%, 20년 만기 기준으로는 -5.6%로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12.7%(30년 만기 기준), -7.6%(20년 만기 기준)였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입에 따른 비용이 하락한 것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파트 가격이 뛰긴 했지만, 그와 별개로 저금리 상황에서 레버리지를 끼고 주택을 매입했을 때 금융 비용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독] 서울 아파트값 껑충 뛰었다지만..."주거비용은 2012년보다 낮아"

    이 같이 아파트 매입 금융 비용이 하락한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단위면적 당 가격 상승폭이 피부로 느껴지는 것만큼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파트 가격은 2013년 8~9월까지 하락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2015년초부터 껑충 뛰었던 터라 이 기간 실제 상승폭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

    서울 아파트의 1㎡ 당 매매가(중위값 기준)는 2012년 1월 623만4000원에서 2013년 9월 562만3000원으로 내려갔다. 이후 올해 7월 677만3000원으로 뛰었다. 2013년 하반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체감하는 상승폭은 크지만, 이전과 비교한 상승폭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경기 침체와 그로 인한 기준금리 하락으로 2012년 초 연 5.06%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016년 7월 연 2.66%까지 떨어진 영향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해 7월 현재 연 3.22%로 다시 소폭 올랐다. 그래도 여전히 2012년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금리가 낮아진 만큼 이자 부담이 줄면서 금융 비용이 감소한 것이다.

    ◆제주·세종·대구·광주 등 지방은 부담 늘어

    반면 제주, 세종, 대구, 광주 등 최근 5년 간 활황이었던 지방의 아파트 매입 금융 부담은 증가했다. 서귀포시 12.3%, 세종은 10.2%, 울산 중구 6.5%, 대구 중구 5.6%, 광주 동구 3.2% 등이었다. 부산은 연제구가 1.1%로 플러스를 기록했을 뿐 해운대(-0.1%)를 비롯한 대부분 지역의 매입 금융 부담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 서울 아파트값 껑충 뛰었다지만..."주거비용은 2012년보다 낮아"
    이는 지방 부동산 경기 활황의 강도가 서울 및 수도권보다 훨씬 더 셌다는 것을 방증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각 지역 내에서 새 집에 대한 수요가 컸던 데다 대형 건설사들이 지방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아파트의 가격 수준이 껑충 뛰었다”고 설명했다. 또 함 소장은 “지방 혁신 도시 등 개발 붐에 2014년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까지 맞물리며 많은 돈이 지방 부동산 시장에 유입됐다”고 덧붙였다.

    은행주택 담보대출 만기는 2016년 기준 평균 11.8년(만기 구조별 구간간 평균 값을 이용. 만기 10년 이상은 20년으로 일괄 적용)정도다. 하지만 10년 이상(52.2%)과 3년 미만(34.0%)으로 만기 구조가 양극화된 상황에서 실제 만기는 그보다 길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계부채 관련 한 당국자는 “상당수 가계가 원금을 소규모로 상환하고 만기를 연장하고 있어 주택담보대출의 실제 만기는 훨씬 긴 편”이라고 설명했다. 새로 대출을 받는 등의 방식으로 실질적인 원금 상환액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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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아파트 추가 상승여력 얼마나

    전문가들은 매입 금융 비용 하락에 대해서 “저금리 상황에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줄어든 것이 이후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면서도 이후 추가 가격 상승 여력이 수요 측면에 있는 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실제 원금 부담은 주택가격 상승으로 늘었지만, 저금리로 이자 부담이 줄면서 금융 비용이 감소한 것”이라면서 “원금 부담의 절대치가 큰 상황에서 차라리 매입 대신 비싼 전세가를 감내하는 선택을 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 가격이 뛰면 그만큼 매입에 따른 리스크가 커지는 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 거주를 고수하는 가계가 증가할 것이라는 얘기다. 박 위원은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관건”이라며 “금리 상승 속도가 가파를 경우 금융 비용도 껑충 뛰어 수요가 위축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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