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100% 안전하지는 않지만 공포감 과장됐다… 탈원전은 공론화 방식 아닌 객관 정보에 기반해야"

조선일보
  • 김승범 기자
    입력 2017.09.09 03:13

    오바마 자문 리처드 뮬러 교수
    "전세계 핵 안보를 위해서라도 한국, 스스로 원전 포기 말길"

    리처드 뮬러 미국 버클리대 교수는 8일 서울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대해 “정치적 결단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리처드 뮬러 미국 버클리대 교수는 8일 서울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대해 “정치적 결단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한다면, 이는 정치적 결정일 뿐 한국의 미래를 고려한 결단은 아니다."

    리처드 뮬러 미국 버클리대 교수는 8일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탈(脫)원전 방침은 잘못된 선택"이라며 "한국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물론이고 지구 온난화와 대기 오염을 막기 위해서도 원전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뮬러 교수는 세계적인 에너지 석학으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과학자문단 일원이었다. 국내에는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차세대 원자로인 고속로(高速爐) 관련 학회 참석차 지난 7일 한국을 방문했다.

    뮬러 교수는 "에너지는 잘못 이해되고 정치적 이슈가 되기 쉽다"며 "신고리 5·6호기 공사 여부를 결정짓는 현재의 공론화 방식은 일반 시민들의 감정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원전 문제와 같은 중요한 에너지 정책은 전문가들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철저히 객관적 정보를 기반으로 해서 의사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뮬러 교수는 "에너지는 국방·경제 등 모든 분야의 토대가 되기 때문에 그 어떤 분야보다도 정확한 정책 판단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참모들이 대통령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원전을 중심으로 하는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 결정 과정이 한쪽으로 치우친 게 아니냐는 우려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원전이 100%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탈원전이 초래할 위험보다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전에 대한 공포감이 실제보다 과장됐다"며 "사람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암에 걸린 사람이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방사능 노출로 암에 걸려 사망할 것으로 분석된 인원은 28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원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와 LNG(액화천연가스) 비중을 늘리기로 하는 계획에 대해 뮬러 교수는 "태양광은 날씨에 크게 좌우돼 이용률이 15% 정도에 그쳐 안정성이 떨어진다"며 "LNG 발전의 경우 100%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한국 입장에서 LNG의 가격 변동성이 큰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뮬러 교수는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운영 안전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원전 건설 비용은 미국의 절반 정도에 불과할 만큼 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전 세계 핵 안보를 위해 한국이 원전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원전을 포기할 경우 2040년쯤에는 중국이 전 세계 원전 시장을 독식할 것"이라며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거나 멈추려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는 중국이 전 세계 핵안보를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가도록 놔두기에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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