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에 자살…부모까지 처벌한 미국, 우리와 달랐다

조선비즈
  • 조현정 인턴기자
    입력 2017.09.09 10:00

    사진=조선DB
    지난 1일 부산에서 중학생 4명이 14세 여학생을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청소년이라고 믿기 힘들만큼 잔혹한 괴롭힘에 한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진 상태다.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도 지난해 5월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한 초등학생이 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 가브리엘 테이(8세)
    자살한 가브리엘 테이의 나이는 겨우 8살. 공개된 CCTV에는 가해자가 학교 화장실 앞에서 피해자를 폭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당시 가브리엘은 심한 폭행에 7분 가량 의식을 잃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폭행사건 발생 이틀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교 폭력이 갈수록 잔혹해지자 처벌 수위에 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부산 여중생 사건 이후 연일 학교 폭력 사건이 폭로되면서 소년법 폐지 청원 서명이 25만을 돌파하는 등 처벌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유명무실한 현재의 법적 장치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학교폭력 가해자 부모도 처벌하는 미국… 벌금 부과까지

    미국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학교 폭력을 엄중히 다스린다. 죄질이 나쁠 경우 청소년이라도 엄격하게 처벌한다. 미국 법원은 2012년 자신을 괴롭히던 학교폭력 가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학생에게 무고를 선고하기도 했다.

    가해 학생의 부모를 처벌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실제로 한 중학생이 저지른 사이버 학교 폭력으로 피해자가 자살하자 가해 학생 어머니가 자녀 비행 방조죄로 체포되기도 했다.

    미국은 학교 폭력을 법으로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사진=조선DB
    미국 위스콘신주에서는 지난해 말 집단 따돌림을 주도한 학생의 부모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법안에 따르면, 우선 학교 폭력이 발생했을 경우 일차적으로 가해 학생 부모에게 자녀를 교육하라는 경고가 내려진다. 만일 경고 이후 90일 이내에 가해자의 행동이 변하지 않으면 366달러의 벌금이 부과되며, 이런 행동이 반복될 경우 벌금 681달러를 내야 한다.

    ◆ 교육에 방점 둔 유럽… 핀란드, ‘왕따 역할극’으로 공감 능력 키워

    반면, 일각에서는 가해자의 처벌을 강화하기보다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교육 제도 도입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학교 폭력은 가해자·피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교육에 방점을 두고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있다. 핀란드는 70억원을 투자해 ‘키바 코울루(KiVa Koulu)’라는 교육 프로젝트를 개발했다. 키바 코울루는 ‘왕따에 맞서는 학교’라는 뜻으로 2009년부터 학교 현장에 도입됐다. 현재 핀란드의 청소년들은 1년에 20시간씩 키바 교육을 받고 있다.

    키바 교육의 핵심은 ‘공감’이다. 학생들은 역할극을 통해 왕따 역할을 맡아 간접적으로 학교 폭력을 경험하게 된다. 역할극을 본 후 나머지 학생들은 따돌림받는 학생을 도울 방법과 왕따를 근절시킬 방법을 고민하고 토론한다. 또 학교 폭력 대처법을 쉽고 재밌게 익힐 수 있도록 컴퓨터 게임으로 만들어 함께 즐기기도 한다.

    사진=조선DB
    노르웨이에서는 2002년부터 심리학자 올베우스가 개발한 ‘올베우스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설문조사를 통해 해당 학교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공론화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책마련 이후에는 학교 학생들에게 예방 교육을 실시하며, 학교 폭력이 발생한 학급에는 제3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중재한다. 결과적으로 올베우스 프로그램을 적용한 학교는 2년 뒤 학교폭력 발생 비율이 30~50%가량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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