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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를 엿볼 수 있는 담백한 산문집

  • 조선비즈 문화부

  • 입력 : 2017.09.14 06:00

    [새책]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를 엿볼 수 있는 담백한 산문집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
    오즈 야스지로 지음, 박창학 옮김 |마음산책|336쪽|15,000원

    “오즈 야스지로 시대의 영화 작가는 대개 현재와 같이 말이 많고 수다스럽지 않았다… 따라서 오즈의 문장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와이 슌지로 시작해 허우 샤오시엔, 빔 벤더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짐 자무시 등 자기 색이 분명한 작가주의 감독들이 경애하는 감독으로 꼽힌다. 그의 영화들은 '거장'이라는 찬사가 어색할 만큼 소박하기 그지없지만, 그는 삶 자체에서 깊은 맛을 느끼고 그 맛이 스스로 배어나도록 요리할 줄 안 완벽주의자며 장인이었다.

    그의 정수는 맛을 섞는 데보다 잡맛을 걷어내는 데 있었다. 이런 오즈 야스지로의 삶은 마치 자신의 영화와 같아서, 젊었을 적 혼란을 주었을 종군 경험과 몇 번의 연애를 빼면 1903년 12월 12일부터 1963년 12월 12일까지 딱 육십 평생, 영화감독으로서의 소박하고 일들로만 이력을 메우고 있다.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는 오즈 야스지로의 저서로는 국내 처음 소개되는 책이다. 그가 유력 매체들에 기고했던 산문과 중일전쟁에 징집돼 중국을 전전하던 당시 쓴 편지와 일기, 자신이 만든 모든 영화에 대한 여유 있고 넉살맞은 자평, 그리고 그의 대표작으로 ‘세계 영화사에 남을 걸작’이라 불리는 ‘도쿄 이야기’의 감독용 각본을 한데 엮었다.

    오즈 야스지로는 평생 54편의 영화를 찍었고 그중 34편을 1937년 징집 이전에 완성했다. 가뜩이나 말이 없던 그는 나이 들어서는 말과 글을 더더욱 삼갔다. 그런 만큼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는 감독이자 산문가로서 인간 오즈 야스지로를 엿볼 수 있는 유일한 책이다.

    여러 산문 가운데 2부 ‘종군 일기’는 오지 야스지로를 가장 깊이 있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는 이국땅에서 겪어나가는 병사의 하루하루와 집 떠난 고생, 그 사이사이의 여흥과 음풍농월, 그곳에서 엿본 인간 군상의 모습과 그리움 등을 특유의 꼼꼼함으로 기록했다.

    4부에서는 세계 유수의 영화감독과 비평가들이 영화사에 남을 걸작으로 꼽는 ‘도쿄 이야기’의 감독용 각본을 실었다. 실제로 감독이 쓰던 각본은 활판 인쇄한 원고를 끈으로 철한 것인데, 그 위에는 감독이 직접 정정하고 보태고 삭제한 신과 메모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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