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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비스용 로봇 역습에 위협 느낀 일본

  •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 입력 : 2017.09.06 10:51 | 수정 : 2017.09.06 11:21

    6일 폐막 IFA 2017 참가 서비스용 로봇기업 90% 중국…고령화⋅인건비 상승 수요 급증
    니혼게이자이, 세계 서비스용 로봇시장 춘추전국시대...해외공략 中 기업, 내수안주 日 기업

    중국 서비스용 로봇업체 유비테크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7에서 출품한 로봇/유튜브 캡처
    중국 서비스용 로봇업체 유비테크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7에서 출품한 로봇/유튜브 캡처
    중국이 서비스용 로봇으로 일본에 역습을 가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1일 개막해 6일 폐막하는 2017 베를린 국제가전전시회(IFA 2017)에 서비스로봇을 출품한 기업의 90%가 중국기업이다.

    세계 3대 정보기술 전시회인 IFA 2017 참가기업 1640개 사중 중국 기업은 650개사로 40%에 달했다. 작년 IFA 참가기업 가운데 중국 기업 비중( 25%)를 뛰어넘은데 이어 서비스용 로봇 부스의 경우 사실상 중국 기업이 독차지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산업용 로봇시장에서는 일정한 위상을 가진 일본 기업이 있지만 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세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가진 기업이 없다고 전했다. 춘추전국 시대라는 얘기다. 뚜렷한 승자가 없는 서비스용 로봇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공격적인 글로벌 전략을 펼치는 것과는 달리 일본 기업은 내수에 안주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고령화 가속화로 서비스용 로봇시장이 2025년 산업용 시장을 추월해 2030년에는 산업용 시장의 2배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중국 기업의 서비스용 로봇 굴기에 일본이 위협을 느끼는 배경이다.

    서비스용 로봇은 고정된 작업을 강한 힘으로 빠르게 수행하는 산업용 로봇과는 달리 언어소통과 환경 적응 능력이 요구되고, 안전을 중시한 섬세한 움직임이 필요하고, 물체와 사람을 분리해서 인지할 수 있어야한다.

    ◆중국 로봇 굴기 서비스용으로 확산

    8월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로봇대회에 치한과기가 출품한 서비스용 로븟 산바오를 마카이 부총리 등이 둘러보고 있다./치한과기
    8월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로봇대회에 치한과기가 출품한 서비스용 로븟 산바오를 마카이 부총리 등이 둘러보고 있다./치한과기
    중국의 치한(旗瀚)과기는 가정용 로봇 ‘산바오(三寶) 나노’를 출품했다. 사용자가 노래 부르기, 피자 주문, TV 조작 등의 명령을 말로 내릴 수 있다. 높이 70센티미터의 이 로봇은 10월에 2800달러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실내 상황을 체크할 수 있다.

    항저우에 본사가 있는 아이미(艾米)로봇은 자체개발한 로봇 A1로 하여금 각종 접대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이 소프트웨어를 쓰면 로봇이 식당에서 손님을 예약한 방으로 안내하고, 고객의 요리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상하이에 있는 미래 동반자 로봇이라는 의미의 웨이라이훠반(未来伙伴)로봇은 교육용 로봇을 내놓았다. 아이들이 게임을 하면서 동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최초의 로봇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인 유비테크도 댄스 요가 스토리텔링 등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서비스 로봇을 선보였다.

    중국의 로봇 굴기는 정부 정책 덕이 크다. 중국의 공업정보화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등은 지난해 4월 공동으로 로봇산업 발전 규획(規劃, 2016~2020년)을 발표했다. 중앙 정부가 내놓은 첫번째 로봇산업 발전 5개년 계획으로 2020년까지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형 로봇기업을 3개, 로봇산업 클러스터를 5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중국 제조 2025’와 인공지능(AI) 육성정책 등을 통해서도 로봇 산업 발전 지원에 나섰다.

    핑안(平安)증권은 중국 로봇산업이 고속발전단계에 있다며 정부 지원 정책, AI등의 기술 진보,시장 수요 성장,산업 업그레이드등의 요인이 로봇산업의 고속 발전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새로운 과학기술과 공업 혁명이 새로운 발전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기회를 잡으면 신흥시장국가와 개도국은 커브길에서 앞차(선진국)를 추월할 수 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9월5일 샤먼 신흥시장 국가 및 개도국 회의)는 인식이 로봇 같은 신흥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중국에서 로봇 기업에 대한 지원은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도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이미 작년부터 보조금을 타내기 위한 무늬만 로봇기업이 넘쳐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서비스 로봇시장 급팽창...일본은 2025년 이후 산업용 추월

    중국 서비스용 로봇 역습에 위협 느낀 일본

    중국 서비스용 로봇 역습에 위협 느낀 일본
    중국의 서비스로봇 굴기에 일본이 위협을 느끼는 건 내수시장이 급팽창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도쿄에 있는 로봇 스타트업 라퓨터로보틱스를 방문했을 때 이샤 히로야 홍보부장은 “2025년이면 일본에서 서비스용 로봇시장이 산업용을 추월할 것”이라며 “2030년에는 서비스용 로봇 시장이 5조엔으로 산업용 로봇의 2조 7000억엔을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로봇 산업의 승부처는 서비스로봇에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물론 아직은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산업용이 서비스용을 압도 하고 있다. 중국 전자학회가 최근 펴낸 ‘2017 중국 로봇산업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은 132억달러로 서비스용(26억달러)의 5배 수준에 달했다. 올해 산업용 로봇 시장은 147억달러, 서비스용 로봇의 경우 3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은 세계 산업용 로봇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작년에만 중국의 공장에 설치된 로봇은 9만 2000대에 달했다. 2013년부터 세계에서 산업용 로봇을 가장 많이 설치하는 나라다. 15세 이상의 노동인구가 2012년부터 감소하면서 인건비 상승속도가 빨라진 때문이다. 올해 중국 로봇시장에서는 산업용이 6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도 고령화와 아동에 대한 교육열, AI 기술 발전 등으로 서비스용 로봇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2016년 10억3000만달러에 달한 중국의 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2020년 2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5년 전인 2012년만해도 이 시장 규모는 3억4000만달러에 불과했다.

    ◆글로벌 겨냥한 중국 기업, 내수에 집중하는 일본기업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하수미 카주타카 컨텐츠마케팅 부문 부사장이 도쿄 본사에서 페퍼와 소통하고 있다./도쿄=오광진 특파원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하수미 카주타카 컨텐츠마케팅 부문 부사장이 도쿄 본사에서 페퍼와 소통하고 있다./도쿄=오광진 특파원
    “전세계 서비스용 로봇시장은 점유율이 높은 기업이 매우 적다. 경쟁이 이제 시작됐다. 중국기업이 IFA 등 같은 전시회 참가를 통해 지명도를 올리면서 글로벌 시장 잠식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의 중국 서비스용 로봇업체에 대한 평가다. 실제 중국의 쑤저우촨산자(苏州穿山甲)로봇은 올 4월 일본에 법인을 세웠다. 식당내 음식배달 로봇을 주로 생산하는 이 회사는 경쟁상대가 소프트뱅크의 휴머노이드 서비스용 로봇 페퍼라고 얘기한다. 2006년 설립된 촨산자로봇은 지난해 1200만위안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 매출 목표를 1억5000만위안으로 높여잡았다.

    일본의 대학과도 공동 연구를 진행해온 촨산자로봇의 숭위강(宋育刚)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의 우수한 스타트업에 투자할 생각도 있다”고 말한다. 아이미로봇은 유럽 미국과 중동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도 소프트뱅크는 물론 샤프 등도 서비스용 로봇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서비스용 로봇 업체들은 대부분 내수시장만 바라보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 공격으로 나서는 중국기업과 대비된다는 게 니혼게이자이의 지적이다.

    특수목적 로봇으로 분류되는 드론(무인기)의 경우 세계 소비자용 시장의 70%를 장악한 기업이 중국의 DJI다.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공략한 DJI는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이 산업용 로봇시장에서 일정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면서도 서비스용 로봇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가지려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연구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가져야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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