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Notch]㊳ '알렉사'와 '코타나'의 결혼은 행복할까?

조선비즈
  • 방성수 기자
    입력 2017.09.03 07:00

    ‘알렉사와 코타나의 결합은 행복한 결혼이 될까?’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글로벌 선두 기업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전격 제휴키로 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지난 8월 30일(현지시각)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 사업의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인공지능 시장의 핵심 제품인 인공지능 비서 기능을 상호 개방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 구글, 애플, 삼성전자, 바이두 등 글로벌 기술 공룡들이 난투극을 벌이고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스트 스마트폰 동맹'과 이합집산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 스피커 판매의 70%를 차지하는 ‘대세 상품’으로 뜬 아마존의 인공지능 비서 스피커 에코. 하지만 업무용으로 한계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사진=아마존
    ◆ “포스트 모바일 시대··· 인공지능 시장 선점위한 동맹”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알렉사에 새 친구가 생겼다. 알렉사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올 해 연말부터 아마존의 음성인식 스피커(에코)에서 마이크로소프프트의 코타나를 실행할 수 있고 코타나가 내장돼 있는 윈도10 기반 PC에서도 아마존의 음성 쇼핑과 비디오 시청, 음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 연말부터 아마존의 인공지능(알렉사) 기반 스피커 에코를 이용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코타나)을 불러낸 다음 아웃룩,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MS 윈도10이 탑재된 PC에서도 아마존 알렉사를 불러 아마존 쇼핑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지난 6월 열린 애플 개발자 회의에서 새로 출시한 인공지능 스피커 ‘홈팟’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블룸버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두 회사 모두 약점을 보완, 즉각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존 에코는 쇼핑, 음악 재생, 뉴스 읽기 등에 강점을 보이며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대세 상품’이지만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처럼 PC나 스마트폰 기반 서비스가 없어 업무용으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제휴로 에코 사용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10 기반 오피스365 프로그램(이메일, 아웃룩, 엑셀, 워드)을 이용할 수 있다. 소셜 미디어 링크드인을 합병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조만간 서비스를 통합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링크드인의 전문가 데이터를 활용할 수도 있다.

    가령 알렉사에 문장을 읽어주면 알렉사가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에 문장을 적거나 알렉사에게 '105 곱하기 324는 얼마냐'는 질문을 하면 엑셀의 계산 기능을 통해 결과를 답해줄 수 있다고 아마존은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게도 혜택이 적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타나를 내장한 윈도10 운영체제(OS)를 통해 1억55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인공지능 스피커나 스마트폰 등 소비자 친화 제품이 없어 현실적으로 활성 이용자 수는 전무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해 800만대 이상 팔린 '에코'를 통해 코타나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는 “코타나가 모든 기기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에코와 오피스365 서비스의 접목은 코타나 성장을 위한 큰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최근 월마트와 손잡고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한 온라인 쇼핑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사진은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 홈./사진=구글
    ◆ 구글은 월마트와 제휴, 애플은 독자 행보

    세계 최대의 유통기업이자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아마존과 컴퓨터 운영체제, 클라우드 시장의 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전격 제휴는 모바일 시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기업 모두 모바일 시장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아마존 알렉사의 이용 공간이 집(39%) 보다 텍스트 입력이 어려운 자동차(51%)란 점을 들어 두 기업의 제휴가 차량용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개발 경쟁에서 앞서 있는 구글이나 애플에 대항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두 회사가 차량용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의 공동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IT전문 매체 ‘와이어드’는 "알렉사와 코타나 모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모바일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며 "모바일 분야의 강자 구글은 인공지능 스피커(구글 홈)를 확장하고 있고 애플도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 진입했다. 삼성전자도 인공지능 스피커 개발을 추진하는 등 두 기업의 제휴가 가져올 파급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도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가 경쟁 기업인 애플 시리와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와 협력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애플과 구글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구글은 최근 월마트와 손잡고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한 온라인 쇼핑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을 통한 온라인 유통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애플도 지난 6월 독자 개발한 음성 보조 프로그램인 시리를 탑재한 홈팟(HomePod)을 출시했다.


    세계 억만장자 순위 1위를 다투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사진 왼쪽)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사진 오른쪽). 시애틀시를 기반으로 기업을 창업한 두 사람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블룸버그
    ◆ ‘억만장자 1위’ 다투는 빌 게이츠, 제프 베조스 제휴 눈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휴에는 제프 베조스(57) 아마존 창업자와 빌 게이츠(62)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친분이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올 해 들어 세계 억만 장자 순위 1위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2017년 7월 현재 빌 게이츠(1위)와 제프 베조스의 개인 재산은 899억달러 가량으로 추정된다. 아마존 주가의 고공 행진으로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이 잠시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워싱턴주 시애틀을 중심으로 기업을 창업했고 테니스 복식을 즐기는 등 돈독한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시애틀 출신인 벨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는 시애틀 인근 레드먼드시에 있고, 아마존 본사도 시애틀에 있다.
    미국 언론들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밸리가 ‘혁신의 수도’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고 있지만 워싱턴주 시애틀시를 중심으로 한 기술 기업들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고 보도하고 있다. 지역간 자존심 경쟁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지난 8월30일 세계 최대의 우량 비상장 기업인 ‘자동차 공유기업’ 우버의 신임 CEO 자리에 올라 일약 ‘실리콘밸리의 슈퍼 스타’로 뜬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48)도 시애틀 외곽도시인 벨뷰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온라인 여행기업 익스피디아의 최고경영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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