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도전자들]⑤ '세계적인 교육 앱 개발' 이수인 에누마 대표 “세상을 바꾸는 꿈에 도전”

입력 2017.09.03 07:05

“탄자니아 동부 지역 200개 마을에서 4000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15개월 동안 현장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태블릿PC를 주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겁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잠시 후 소개할 스타트업들이 하고 있죠. 굉장히 창의적이며 틀 밖에서 생각(out-of-the-box thinking)하는 팀들입니다. 성공한다면 엄청난 변화가 시작될 겁니다. 이건 진정한 혁신(true moonshot)입니다.”

지난 6월 2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 최대 교육·기술 컨퍼런스 ‘에드테크유럽(EdTechxEurope) 2017’ 현장. 기조연설자로 나선 매트 켈러 글로벌 러닝 X프라이즈 수석 디렉터가 11개 팀의 스타트업을 소개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구글 플레이 교육 앱 글로벌 헤드, IBM 왓슨 인지과학 프로그램 디렉터, 옥스퍼드대 IT 디렉터 등 다양한 교육·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개발도상국 교육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다.

글로벌 러닝 X프라이즈는 세계 최대 비영리 벤처 재단 ‘X프라이즈(XPRIZE)’가 주최하는 국제 대회다. ‘교사·학교가 부족한 지역 아이들이 스스로 읽기, 쓰기, 셈을 익힐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이 대회의 목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출연해 1500만달러(한화 170억원)를 상금으로 걸었고 총 198개 팀 중 11개 팀이 준결승에 올랐다. 오는 17일 발표될 최종 결승 진출팀(5개)의 소프트웨어는 공익을 위해 오픈소스로 공개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 버클리에 있는 에누마 본사에서 만난 이수인 대표. / 박원익 기자
놀라운 건 한국인 창업가가 이끄는 스타트업 ‘에누마(Enuma)’가 이 대회 준결승에 진출,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에누마는 엔씨소프트 출신 이수인(40·사진) 대표와 같은 회사에 근무하던 남편 이건호 공동대표(Chief Engineer)가 2012년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교육 스타트업이다. 2013년 6월 출시한 학습 앱 ‘토도수학(Todo Math)’이 미국, 중국 등 세계 20개국 애플 앱스토어 교육 부문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고, 1300여 개 미국 초등학교가 토도수학을 수업 교재로 활용할 정도로 교육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K9벤처스, 탈 에듀케이션 그룹,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글로벌 투자업체로부터 유치한 누적 투자금액은 57억원. 교육 소프트웨어를 통해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는 이 대표를 지난달 18일 버클리 본사에서 만났다.

◆ 토도수학 8개 언어로 서비스…“교육 앱 개발 능력 우리가 최고”

-X프라이즈 대회 준비로 바쁜 것 같다.

“직원 3명이 이번 주말에 또 탄자니아에 간다. 토도수학 중국 안드로이드 앱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서 10년 이상 회사 생활했을 때를 돌이켜 보면 해외 출장 많았어도 한국, 미국, 중국 사업이 다 별개였는데 지금은 국가 경계 없이 일하는 느낌이다.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세계 각국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다. 한국, 중국 오피스에 직원들이 나가 있고 9월 중 뉴욕에서 X프라이즈 결승 진출팀 발표가 있다. 10월엔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행사에도 참석한다.”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쉽진 않을 텐데.

“우리 앱이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150여 개국에 들어간다. 예전과 달리 까다로운 장벽 없이 들어가는 셈이다. 토도수학은 8개국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는데 영어와 한국어, 중국어는 자체적으로 만들고 다른 언어는 번역 에이전시로부터 음성 파일을 받아 적용한다.

애플의 지원으로 전 세계 애플 매장 기기에 토도수학이 깔려 있다. X프라이즈에서 개발 중인 소프트웨어(킷킷스쿨·Kitkit School)의 경우 인도 비영리 재단, 동아프리카 교육 단체 등에서 먼저 문의가 오고 있다.”

-회사 구성원들의 역량이 중요하겠다.

“이민자, 이중언어(bilingual) 구사자 등으로 이뤄진 독특한 팀이다. 총 20명인데, 팀원 대부분이 이국땅에서 실패 경험을 가지고 있어 타인을 더 잘 이해하는 것 같다. 몇몇은 장애가 있는 아동의 부모이기도 하다. 어느 나라에도 완전히 소속돼 있지 않은 팀이지만 작은 문제도 민감하게 발견하고 풀어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글로벌 러닝 X프라이즈는 스와힐리어와 영어로 소프트웨어를 제작해야 하는 등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이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팀이 우리라는 믿음은 있었다. 선진국에서 통하는 교육 콘텐츠(토도수학)를 만들어냈고,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서비스도 만들어 본 팀이다.”

이수인 대표와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회의하고 있다. / 박원익 기자
-왜 X프라이즈인가.

“유네스코가 지난 30년간 디지털 기기로 아프리카의 교육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했지만, 성공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 컴퓨터를 주로 활용했는데 컴퓨터 자체가 쓰기 어려운 물건이다 보니 교육이 따로 필요했다.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디지털 기기를 이해하는 능력) 문제가 걸림돌이었다.

그러던 중 하드웨어 가격이 50달러 미만으로 떨어져 디지털 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고, 마침 X프라이즈 재단이 유네스코, 유엔 세계식량계획, 탄자니아 정부와 함께 글로벌 러닝 X프라이즈를 시작했다.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X프라이즈의 접근 방식이라면 아이들을 도울 수 있겠다 싶어 도전했다.

에누마는 개발 중인 킷킷스쿨이 탄자니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두 차례 현지 테스트도 진행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고 국제구호개발 단체인 굿네이버스와 협력해 640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였다.

◆ UI·UX가 비결…“인간에게 익숙한 것 끊임없이 연구”

-탄자니아의 교육 환경은 어땠나.

“아이들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에 대한 인식 자체가 왜곡된 경우가 많다. 탄자니아에서는 50% 정도의 아이들이 사자 그림을 보여줘도 그게 무엇인지 모른다. 선진국 아이들은 TV를 통해 사자를 배우지만 이곳에선 그런 정보를 접할 기회가 아예 없기 때문이다.

킷킷스쿨을 접한 아이들이 학교에 빠지지 않고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학교가 아주 멀고 아이들에게 집안일을 시키기 때문에 등교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은데, 아이들이 아주 재밌어했다. 토도수학을 처음 개발할 때 장애아동을 위한 앱으로 개발했는데, 이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탄자니아 아이들 입장에서 무엇이 자연스럽고 그렇지 않은지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

-좋은 교육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비결이 있나.

“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UI·UX) 개발 쪽은 우리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한다. 인간에게 익숙한 것이 무엇인지 연구를 많이 한다. 글 없이 그림으로만 개념을 가르치고, 전달하는 방법을 발견하기 위해 계속 도전하고 있다.

유네스코 자료에 따르면 글을 읽지 못하는 2억5000만 명의 아이 중 1억9000만 명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들은 뇌가 학습할 수 있도록 자리 잡혀 있지 않다. 단어 하나를 읽더라도 기호를 분석하는 능력, 처리하는 능력이 필요하고 눈으로 본 것과 소리를 연결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아프리카에서는 언어를 말로만 배우다 보니 글과 소리를 연결하는 능력이 개발되지 않은 아이들이 많다.”

-구체적인 예를 소개해 준다면.

“알파벳을 모래 위에 쓰게 한다거나 잔디 위에 놓인 돌 개수를 세게 하는 식으로 UI·UX를 정교하게 디자인했다. 탄자니아 아이들에겐 모래나 돌, 풀 같은 환경이 익숙하다. 뭘 읽고 있는지 하이라이트 효과를 주고 누르면 소리 나게 해 엄마가 아이에게 책 읽어 주는 상황과 비슷하게 만들었다.

깊이 있는 사용자 리서치도 병행하고 있다.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한 교육 콘텐츠는 재미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선진국 아이들이 쓰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퀄리티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탄자니아 초등학생들이 태블릿PC를 통해 에누마가 개발한 학습 소프트웨어 ‘킷킷스쿨’을 체험해 보고 있다. / 에누마 제공
-아이들이 예상과 다르게 반응한 적은 없나.

“X프라이즈에서 우리 제품 현지 파일럿 테스트 비디오를 보내준 적이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태블릿PC를 열자마자 교육용 게임을 시작했는데, 일부 진행을 못 하는 아이들이 있더라. 자세히 보니 아이들이 사진 버튼을 계속 누르고 화면에는 찍힌 바닥이 나타나니 무슨 일이 벌어지는 줄 몰라 진행을 못 한 거였다. 사진이나 사진기를 본 적이 없어서 화면에 상이 맺히는 개념 자체를 몰랐던 거다.

기존 교육자들보다 틀에 박힌 사고를 덜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조금만 방심하면 오랫동안 반복돼 왔던 실수를 또 범하게 되는구나’하고 깨닫는 순간이었다. 문명에 젖어 있다 보면 어떤 것이 인간에게 자연스럽고 어떤 것이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판단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런 부분에 둔감해 그동안 많이 실패했던 거다.”

◆ “실리콘밸리는 꿈이 커지는 곳”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했는데.

“실리콘밸리가 푸시(push)하는 꿈의 크기에 감사하고 있다. 자신감의 크기라고 생각한다. 맨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예전에 내가 게임을 만들던 사람인데 장애 있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 앱 만들고 싶다’고 얘기하면 다들 굉장히 긍정적인 피드백을 줬고 그게 큰 도움이 됐다.

사업이 될지 안 될지 평가하기보다 본인들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아낌없이 도와주더라. 내가 아는 사람 중 장애 아동 특수 교사가 있으니 만나보라며 소개해 주는 식이다. 벤처투자가(VC)들도 누구든 창업할 수 있다며 창업을 격려하는 분위기다.”

-초기 투자자가 도움을 줬다고 들었다.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사인 K9 벤처스의 설립자 마누 쿠마르가 도움을 줬다. 에누마를 시작하기 전 한국 게임회사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게임 시제품을 만들었는데 마누가 그 시제품을 보고 수소문해서 나를 찾아왔더라. 그는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Human-computer interaction)’ 분야 전문가이기도 하다.

‘당신이 실리콘밸리에 회사를 세워야 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데 일단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다른 하나는 가장 크게 성공할 수 있는 곳이다’고 하더라.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끌어주고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북돋아 주는 곳. 이게 실리콘밸리의 힘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혼자 활동하는 인디 개발자로 남았을 것이다.”

-한국과 어떤 점이 다른가.

“이곳에서 큰 꿈이라고 하면 내가 잘 먹고 잘사는 정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내 경우에도 장애 아동을 돕는 앱, 장애아동과 일반아동이 같이 쓸 수 있는 앱, 정말 훌륭한 교육 소프트웨어, 문맹 해결로 계속 꿈이 커졌다. 난 핸디캡 많이 안고 시작했다. 사업을 할 만한 지식도 없었고, 영어도 못 했고, 은행 계좌가 없었을 정도로 미국법이나 제도도 몰랐다. 아픈 아이가 있는 엄마였다.

한국에선 핸티캡을 먼저 본다. ‘아이를 잘 키우는 게 네가 할 일이다. 아이가 아프면 네가 정성을 쏟아야 한다. 아이가 아픈데 왜 뭘 하려고 하느냐’는 얘길 많이 들었다. 여기에선 주변 사람들, 투자자들이 최선을 다해 네트워크 만들어 준다. 조금씩 밀어 올려주고 키워줬다. ‘왜 성공 못 해? 넌 좋은 스토리를 갖고 있어. 의지가 더 강하겠네’라고 말하는 곳이다.”


글로벌 러닝 X프라이즈 준결승 진출팀. 198개 팀 중 에누마 등 11개 팀이 선발됐다. 결승 진출팀은 오는 17일 발표된다. / X프라이즈 웹페이지 캡처
-고비는 없었나.

“회사 설립 1년 반쯤 됐을 때 되게 힘들었다. 제품이 성공하기 전인데, 투자받으러 간 자리에서 ‘교육 사업인데 학위 있는 백인 남성이 해야지 당신 같이 영어 잘 못 하는 이민자가 하면 먹히겠나’는 말을 들었다. 2013년 샌프란시스코 최대 교육 스타트업 행사(Launch Education and Kids conference)에서 베스트 디자인상을 받았는데, 투자 조건이 붙어 있는 상이었음에도 투자를 안 해주더라. 제품이 아니라 내가 문제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괴로웠다.

지금은 많이 깨달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가 브로큰 잉글리시다. (웃음) 지난 5년은 조금씩 더 배워온 과정이었다.”

◆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 잊지 않으려 노력

-경영철학이 있다면.

“직원들이 집에서 일하거나 회사에 아이를 데리고 오기도 한다. 화, 목만 출근하고 월, 수, 금은 동네에서 알아서 일하는 시스템이다. 회사의 모양이 일반적인 경우와 약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엔 이렇게 해도 될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우리가 안 하면 누가 하겠느냐고 생각한다. 남들이 안 하는 걸 하고 있지만 두렵진 않다. (실제로 이 대표는 이날 5개월 된 둘째 아이를 데리고 출근했다) 애들 키우다 보면 학교 보내고, 애들 재우고 나야 일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우리가 여기에 있는 이유를 많이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너무나 훌륭한 팀원들이 모여있다. 스탠퍼드 MBA 출신인 정유진 COO(Chief Operating Officer)를 비롯해 하버드·UC버클리대 출신,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에서 일했던 직원 등 하나하나 다 훌륭한 분들이다. 이들이 더 많은 연봉 포기하고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건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세상에 필요한 제품을 만든다’는 가치 때문 아니겠나.”

-에누마만의 색깔이 뚜렷해 보인다.

“‘오픈소스로 공개하면 돈 못 버는데 X프라이즈 왜 하냐’고 묻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거 하려고 만든 회사다. ‘회사 느슨하게 다니는 것 같은데’라고 지적하면 그래서 이 회사에 모인 건데요라고 답한다.

사실 일이라는 건 먹고살려고, 내 아이 잘 키우고 싶어서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것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운영하니 30~40대 직원들이 절대적으로 공감하더라. 별도의 휴가 신청 시스템 같은 게 없고 그냥 게시판에 쓰면 된다. ‘아이 치과 가야 해서 휴가’ 이렇게 올라와 있다.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다. 제도 없이 유연 근무를 구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에누마의 목표는 무엇인가.

“누구든지 초등학교 2학년 수준의 읽기와 셈하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기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택시 탈 수 있고, 가게에서 물건 사고 거스름돈 줄 수 있고, 기본적인 안내문 읽을 수 있는 수준. 장애 있는 아이들, 개발도상국 아이들이 이 수준에 도달하면 그 이후부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

사실 아이들에게 학습은 기본적으로 괴로운 일이다. ‘이 괴로움을 최대한 덜어주는 방법, 현재 존재하는 것 중 최고의 방법은 우리 제품입니다’하고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있다.”


에누마는 탄자니아에서 두 차례 현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고 국제구호개발 단체인 굿네이버스와 협력해 640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한 테스트였다. / 에누마 제공
-예비 창업가를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자기소개할 때 ‘영세 교육 교재 공장을 부부가 같이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적이 있다. 아버지가 사업가이신데 사업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고생, 노동 등의 단어가 연상된다. 반면 사업 대신 스타트업이란 말을 쓰면 그 안에 있는 본질을 잊기 쉽다. 스타트업도 사업이다. 사람 고용해서 일하고 수율 맞춰야 하고 돈 빌려준 사람에 대한 책임 다해야 하고, 돈 벌려고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이 감각을 잃으면 쉽게 무너진다.

실리콘밸리든 한국이든 사업의 본질은 똑같다. 스타트업이란 말을 바꾸면 사업이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여기엔 어떤 화려함(fancy)도 없다. 내 약점이나 내 제품의 부실함을 실리콘밸리라는 간판으로 가릴 수 없다. 가끔 환상을 가진 분들이 있는데, 실리콘밸리가 마법의 도시는 아니다. 이런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수인 대표는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엔씨소프트에서 게임 디자이너로 일했다. 같은 대학 공대 출신으로 엔씨소프트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남편 이건호씨와 함께 2012년 미국에서 에누마를 공동 창업했다. 장애아동을 위해 만든 수학 교육 앱 토도수학이 20개국 애플 앱스토어 교육 부문 1위를 기록하고, 구글 플레이 ‘2016년을 빛낸 앱’에 선정되는 등 인기를 얻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달 탐사 로봇 제작’과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X프라이즈 재단의 교육 경진 대회인 ‘글로벌 러닝 X프라이즈’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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