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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장관도 집 안 내놔”…文정부 다주택 장관 10명, 안 팔고 버텨

  • 이창환 기자

  • 이상빈 기자
  • 최문혁 기자

  • 입력 : 2017.08.29 05:55

    다주택자 투기꾼으로 몰았지만, 장관 17명중 10명이 다주택자
    “사는 집 아니면 팔라”는 정부, 다주택 장관은 집 안 내놔 ‘내로남불’ 논란

    문재인 정부에서 입각한 장관 17명 중 10명이 2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정부는 “살지 않는 집은 파시라”며 다주택자들을 압박했지만, 다주택 장관 10명 모두 여분의 주택을 아직 처분하지 않았거나 팔 생각이 없어 보인다.

    정부는 부동산 과열의 주범으로 다주택자를 지목하고 있는데, 장관 10명이 부동산 투기꾼이 된 셈이다. 주택 구매 목적 등을 따져보면 투기 목적이 아닌 나름의 개인 사정이 있겠지만, 억울한 건 장관들만이 아니다.

    ◆ 다주택 장관 10명 모두 집 안 내놔

    29일 조선비즈가 현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 17명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위해 국회에 제출했던 재산 내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58.8%에 달하는 10명이 1가구 2주택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소득세 중과를 담은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다주택자를 투기세력으로 몰며 “내년 4월까지 시간을 드렸으니 자기가 사는 집이 아닌 집은 좀 파시라”고 엄포를 놓았다.

    “김현미 장관도 집 안 내놔”…文정부 다주택 장관 10명, 안 팔고 버텨
    그렇다면 집을 여러 채 가진 장관들은 어떨까. 살지 않는 여분의 집을 내놓았을까? 정부는 다주택자들에게 사는 집이 아니면 처분하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모범을 보여야 할 장관들은 집이 여러 채 있어도 팔고 싶은 마음은 없는 듯하다.

    조선비즈가 실제 다주택 장관들 본인이나 세대원이 보유 중인 주택의 등기부등본을 모두 열람해 소유주 변동을 확인한 결과,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난 2일 이후 지금까지 소유주가 바뀐 주택은 없다. 다주택 장관들이 보유한 주택 주변의 공인중개업소에 중복으로 확인해 매물이 나왔는지도 전수 조사했지만, 매물이 나온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8·2 부동산 대책의 주무 부처인 국토부 김현미 장관도 다주택자로 분류되지만 살지 않는 집을 처분할 의사는 없어 보인다. 김 장관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일산 아이파크(실거래가 5억~5억2000만원)와 배우자 명의로 경기 연천군에 있는 단독주택(기준시가 9100만원)을 보유 중이다. 일산 아이파크는 여전히 김 장관 본인 명의로 돼 있고, 경기 연천군 단독주택도 주변 공인중개업소 여러 곳에 확인했지만 매물로 나온 사실이 없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본인 명의로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에 각각 아파트 1채씩을 갖고 있지만 소유주 변동이나 매물로 나온 흔적은 없다. 김 장관은 실거래가 18억~19억원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와 경기 분당구 수내동 한양아파트(실거래가 8억~9억원)를 보유 중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본인 명의의 송파구 신천동의 아파트와 아파트 분양권(실거래가 5억5000만~6억3000만원) 외에 배우자 명의로 경기 양평군 단독주택(기준시가 1억3900만원)을 갖고 있다.

    신천동 일대 중개업소 여러 곳을 확인했지만, 유 장관이 보유한 서울 송파구 신천동 삼성웰리스아파트(실거래가 7억4500만원)는 최근 같은 단지 22층 전세물건만 나왔을 뿐이다. 배우자 명의였던 서울 강동구 천호동 오피스텔은 지난 7월 14일자로 소유주가 바뀌었다. 청문회 과정에서 오피스텔 탈세 의혹이 불거지며 처분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본인 명의 주택은 한 채지만 배우자 명의의 단독주택, 자녀 명의의 단독주택을 합해 총 3채를 갖고 있다. 강 장관이 보유한 서울 관악구 봉천동 연립주택(신고가 2억8700만원)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매물로 나오지 않았다. H공인 관계자는 “강경화 장관 집을 알고 있는데, 매물로 나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배우자 명의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단독주택(신고가 14억4000만원)도 주변의 여러 공인중개업소를 확인한 결과 매물로 나온 사실이 없다.

    ◆ 다주택자 투기꾼 몰더니 ‘자승자박’

    부동산 대책이 다주택자를 정조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주택자들 사이에서 ‘버티기’ 전략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가 중과되더라도 팔지 않으면 손해는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집을 여러 채 보유한 장관들도 일반 다주택자들과 크게 생각이 다르지 않아 보인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를 무조건 투기꾼으로 몰다 보니 많은 고위 공직자들도 뜻하지 않게 투기꾼이 돼 버린 것”이라며 “다주택자 규제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현재 다주택자 규제 정책이 정말 투기 세력을 잡을 수 있는 것인지 자세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주택 장관으로 분류되지만 사실 투기 목적으로 보기 어려운 사례도 있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본인 명의의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아파트와 자녀 명의의 오피스텔이 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도 본인 명의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오피스텔과 모친 명의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파트가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다주택자로 분류되지만 세대 분리를 하지 않고 사는 실수요 목적까지 다주택자로 분류하면 대한민국에 안 걸릴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제도적 허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와 본인 명의의 오피스텔이 있지만 오피스텔이 업무용으로 분류돼 다주택 장관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업무용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아파트 외에 세대원으로 올라 있는 모친 명의로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주택을 갖고 있었지만, 지난 2일 김 장관의 형이 부암동 주택을 증여받으면서 다주택 장관에서 이름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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