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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의 배신…비싼 땅 샀는데 분양가상한제 '암초' 만나

  • 온혜선 기자
  • 입력 : 2017.08.18 08:38 | 수정 : 2017.08.18 11:43

    최고급 주거시설 격전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이태원 일대가 ‘분양가 상한제’라는 커다란 암초를 만나게 됐다.

    전통 부촌으로 꼽히는 서울 한남동과 이태원 일대는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활발한 지역이다. 미군 기지 이전으로 용산공원이 조성되는 호재까지 겹쳐 집값도 강세다.

    용산 개발 기대감에 힘입어 작년과 올해 각각 매물로 나왔던 한남동 외인주택 부지와 용산 유엔사 부지는 매각 예정가보다 비싸게 팔렸다. 해당 부지를 산 회사들은 고급 주거 단지를 지어 높은 분양가에 팔면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정부가 고분양가에 제동을 걸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유엔사 부지 입구. /이상빈 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유엔사 부지 입구. /이상빈 기자
    대신금융그룹 계열사인 대신F&I는 작년 5월 한남동 외인주택 부지(5만9182㎡)를 6242억원에 낙찰받았다. 이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최고 9층 9개동, 전용면적 205~274㎡, 335가구로 구성된 최고급 주거단지가 지어질 예정이다.

    전체 가구의 80%를 차지하는 전용 205㎡와 240㎡는 3.3㎡당 평균 5500만원(공급면적 기준) 수준에서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구당 최소 분양가격은 40억원 선이다. 대신F&I 관계자는 “아직 분양가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기 전이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용산 유엔사 부지를 1조552억원에 낙찰받은 일레븐건설 역시 해당 부지에 최고급 주택 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유엔사 부지 총면적은 4만4935㎡(공원·녹지·도로 등 제외)로 일레븐건설의 매입 가격은 3.3㎡당 7750만원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땅값과 건축비 등을 고려하면 주거시설 분양가가 3.3㎡당 1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한 시행사 임원은 “토지 매입가가 워낙 비싸 주택 분양가를 낮추기 어려운 구조”라며 “분양가를 올리는데도 한계가 있는 터라 상업 시설을 어떻게 개발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예전처럼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 분양’이 다시 등장할지도 업계 관심사다.

    용산구 한남동의 한남더힐은 2009년 분양 당시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려고 민간 임대주택으로 사업승인을 받아 입주자를 모집했다. 임차인 모집 당시 전용면적 59㎡의 소형 아파트의 임대보증금이 5억2000만원, 월세도 65만원에 달했다.

    한남더힐은 임대 계약이 끝난 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분양가는 3.3㎡당 최고 8150만원에 달한다. 한남더힐은 작년 12월 전용면적 244㎡인 3층 매물이 82억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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