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노믹스 100일… 기업에 내민 40兆 청구서

  • 신은진 기자

  • 입력 : 2017.08.18 03:01

    [재계 "일자리 압박만 하고, 실제론 기업을 해외로 내몰아"]

    - "이렇게 강요만 하는 정부는 처음"
    최저임금 올리며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인상 거의 유력하고 복합쇼핑몰 영업 제한도 추진

    '20조(兆)원의 청구서.'

    본지가 출범 100일을 맞은 문재인 정부의 기업 관련 정책을 분석한 결과, 기업들은 내년에 적어도 20조원, 최대 40조원 이상의 부담을 새로 떠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10대 그룹을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 449개사의 전체 영업이익이 17조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허리가 휠 수밖에 없는 청구서다. 한 10대 그룹 임원은 "일자리를 늘리라면서 최저임금은 크게 올리고…. 그러면서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기금도 마련해야 하고, 우리가 무슨 화수분이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마중물을 만든다고 각종 부담을 기업에다 떠넘기는데 이러다가 수원(水源)까지 고갈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내년에 당장 날아올 20조원의 청구서

    당장 내년부터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 부담이 대폭 늘어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시간당 6470원인 현행 최저임금이 내년에 7530원으로 오르면 인건비 부담은 16조2151억원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올해 최저임금 적용을 받는 근로자는 총 336만명. 내년 최저임금이 1000원 이상 오르면 적용 대상 근로자는 505만명으로 늘어난다. 문 대통령 공약처럼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되면 인건비 부담이 81조5000억원 늘어난다. 이는 단순히 최저임금 적용 대상자 수에 인상금액을 곱한 계산이라, 호봉제 임금체계에서의 연쇄 호봉 인상효과 등까지 감안하면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한다.

    문재인 정부 100일, 기업에 날아온 청구서 정리 표
    /박상훈 기자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 정부의 생각은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증대→소비촉진→기업매출증가'로 이어져 경기 선순환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고용축소·해외공장 이전→고령자·단순 숙련공 등 우리 사회 약자들을 위한 고용시장 자체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법인세 인상도 대기 중이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기업은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22%→25%) 신설로 2조5500억원, 대기업 R&D 세액공제와 설비투자 세액공제 축소 등으로 5500억원 등 총 3조700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10대 기업 임원은 "미국 앨라배마 주정부는 현대차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700만㎡(210만평)의 공장 부지를 단 1달러에 제공했고, 이 공장으로 3만8000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며 "문 정부는 일자리를 만들라고 압박만 하고, 실제 내놓은 정책은 모두 기업을 해외로 내모는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지주회사 규제 강화까지 합치면 최대 40조원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시간 단축·지주회사 규제강화 등도 기업에는 큰 부담이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주당 근로시간을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런 정부 입장이 근로기준법에 반영되면 연간 12조3000억원이 더 들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휴일근로가 연장근로로 포함되면서 발생하는 임금 상승분 1754억원, 인력 보충에 따른 직접노동비용 약 9조4000억원, 복리비 등 간접노동비용이 약 2조7000억원 든다는 계산이다.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기업 소유·지배구조 개선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여당은 지주회사가 보유하는 자회사의 주식 의무 보유 비율과 자회사가 보유하는 손자회사의 주식 의무 보유 비율을 비상장사는 현행 40%에서 50%로, 상장사는 20%에서 30%로 상향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상장회사의 경우 34개 자회사가 3조8000억원, 8개 손자회사가 3조3000억원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탈원전 이후 전기요금 인상 등 우려도 줄줄이

    정부는 5년 내 전기요금 인상이 없다고 밝혔지만, 탈원전으로 인한 전기료 인상도 기업이 걱정하는 대표적인 부담이다.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환경에너지팀장을 맡았던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2030년까지 에너지분야 공약이 계획대로 이행될 경우 전기요금이 지금보다 25% 인상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계산하면 2030년 산업계 전기요금은 3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조5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재계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부담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 정부는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내년부터 복합쇼핑몰을 대형마트 수준으로 영업제한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지역상인 반발에 영업규제 우려가 더해져 전국적으로 10건 이상의 쇼핑몰과 마트 신규 출점이 축소·보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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