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공간 30% '노는 공간'...사전 개장 첫날부터 인산인해
"1년 매출 6500억원 목표"...수도권 서북부 유통대전 막 올라

17일 경기도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 정문에 들어서자 16m 높이의 미디어타워가 정면에서 방문객을 압도한다. 고개를 돌리자 좌우 400m 넓이의 천장이 시원스레 펼쳐져 있다. 이달 24일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미흡한 점을 점검하고 보완하기 위해 이날 사전 개장했음에도 홀은 인산인해를 이뤄 핸드폰이 먹통이 될 정도였다. 차량은 끝없이 밀려왔고 주차장엔 만차를 알리는 붉은 등이 들어와 있었다.

연면적 축구장 50개 크기의 신세계 세번째 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 곳곳에는 놀거리 투성이었다. 고객들이 오랜 시간 머물며 즐길 수 있도록 전체 공간의 30%를 ‘노는 공간’, 즉 비쇼핑공간으로 꾸몄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스타필드의 경쟁 상대는 유통뿐만이 아니라 ‘리조트’와 ‘온라인’”이라며 “쇼핑몰에서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가 행복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1차적 목표이며 쇼핑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필드 고양 정문에 배치된 16m 높이의 미디어타워와 홀을 둘러싼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모습.

스타필드 고양은 점포 중앙 통로를 ‘2웨이’로 구성한 스타필드 하남과 달리 ‘1웨이’로 쭉 뻗어 있어 확 트인 공간감을 준다. 어린아이를 둔 30~40대 젊은 부모 세대 거주 비율이 높은 수도권 서북부의 특성에 맞춰 ‘키즈존’을 확대하고 엔터테인먼트 시설도 늘렸다.

스타필드 고양의 부지 면적은 9만1000m2 , 연면적 36만4000m2 , 매장 면적은 13만5500m2 이며 동시주차 4500대 규모를 갖췄다.

◆ 스타필드 고양 “경쟁자는 리조트, 테마파크”... 맛집 102개 즐비

스타필드 고양 3~4층을 중심으로 들어선 엔터테인먼트 시설은 ‘리조트’나 ‘테마파크’를 연상케 한다. 어린이 완구 전문점 토이킹덤은 규모를 하남의 4배가량으로 키우고 3600m2 규모의 키즈파크 ‘토이킹덤 플레이’를 더했다. 토이킹덤 플레이에선 놀이기구 탑승, 직업 경험, 완구 놀이 공간 등을 제공한다. 유아용품 전문점 ‘베이비서클’은 영유아 교육 공간 ‘컬쳐 스튜디오’를 배치하고 하남에서 선보였던 이유식 카페 규모를 3배가량 늘렸다.

4층에는 블록 체험 공간 ‘브릭 라이브’와 스포츠몬스터의 유소년 대상 신체활동 교육 아카데미 ‘SOCATOTS’, 키즈 전문 상영관 2개를 별도로 갖춘 메가박스 등이 자리 잡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메가박스에는 키즈 전문관은 외부 라운지에서 보호자가 CCTV를 통해 상영관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17일 스타필드 고양 아쿠아필드 입구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

아쿠아필드의 입구는 사전개장임에도 입장을 기다리는 가족 단위 방문객으로 붐볐다. 남한강 조망의 인피니티 풀로 화제를 모았던 스타필드 하남에 이어 고양에선 북한산 조망의 야외 수영장, 찜질방, 유아 놀이방 등으로 구색을 더했다. 크기도 하남의 1.3배로 커졌다.

스타필드 고양에는 전통 노포(老鋪)부터 미슐랭 셰프 레스토랑까지 102개의 맛집이 들어섰다. ‘데블스다이너’ ‘쉐이크쉑’ ‘소이연남’ ‘오장동흥남집’ ‘돈차를리’ ‘동빙고’ ‘광화문국밥’ 등 유명 맛집들이 자리했다. 스타필드 하남에선 한 곳에 모여 있던 식음 공간을 고메스트리트, 잇토피아, PK키친 등으로 나눠 소비자 편의를 더했다. 임영록 대표는 “스타필드 하남에선 식음 공간이 한곳에 몰려 있고 각기 다른 식당이 식사할 자리를 공유해 주문을 해도 먹을 자리가 없다는 소비자들이 많아 식음 공간을 분리하게 됐다”고 했다.

◆ ‘남성들의 놀이터’로 꾸민 2층… 오프 프라이스 백화점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 첫선

스타필드 고양 2층은 남성들의 공간으로 꾸몄다. 30~4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한 남성 브랜드 전문관 ‘스타필드 멘즈(mens)’와 첫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는 남성 전문 편집숍 ‘하우디’를 배치했다. 메인 콘텐츠는 체험 시설을 확충한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가 차지했다. 또 현대자동차, BMW 등 자동차 전시관, 할리데이비슨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골프존 마켓,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매장이 들어섰다.

스타필드 고양 1층에는 4000㎡ 규모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가 들어섰다.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는 기존 백화점 운영 형태와는 달리 재고관리부터 판매까지 신세계가 운영하는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다.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는 미국 주요 백화점 업체가 성장 한계점에 달한 2000년대 초반에 시작한 모델로 매장마다 별도 점원이 소비자를 맞는 백화점과 달리 소비자 스스로 제품을 골라 중앙의 계산대에서 결제하는 방식이다.

스타필드 고양 내 '스포츠몬스터'의 클라이밍 시설.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현장 점검… 수도권 서북구 유통 대전 열린다

스타필드 고양 개점으로 수도권 서북부 상권을 둘러싼 쇼핑몰 대전의 막이 올랐다. 스타필드 고양점에서 차로 15분 떨어진 곳엔 지난해 문을 연 롯데몰 은평점이 있고, 올 10월에는 롯데아울렛 고양점이 스타필드 고양점 인근에 개점한다. 롯데아울렛은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와 건물을 같이 쓸 예정이기도 하다.

스타필드 고양은 미국 부동산 개발기업 터브먼과 함께한 하남점, 무역협회로부터 영업권을 넘겨받은 코엑스점과 달리 신세계그룹이 홀로 선보이는 첫 복합 쇼핑몰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스타필드 고양에 유달리 애착을 갖고 초기 단계부터 마무리까지 꼼꼼히 현황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필드 고양은 지난 5월 개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백지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미비점을 지적함에 따라 개관이 8월로 미뤄졌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기자들과 만나 “고객 동선과 매장 콘셉트, 고객 체류 시간 등 생각지도 못한 미흡한 점이 많이 드러났다”고 말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스타필드 고양을 찾아 터브먼의 로버트 터브먼 회장, 이갑수 이마트 대표 등과 함께 매장을 둘러봤다. 정 부회장은 로버트 터브먼 회장에게 스타필드 고양의 신규 전문점을 소개하고, 매장 직원들과 환담을 나누며 곳곳을 점검했다. PK키친, 데블스다니어 등 식당가에선 시민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신세계그룹 고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스타필드 고양 개점을 앞두고 수시로 현장을 찾아 매장을 점검했다”고 전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17일 스타필드 고양의 화장품 전문점 ‘센텐스’를 찾고 현장을 점검중이다.

스타필드 고양은 스타필드 하남(1호점), 스타필드 코엑스(2호점)에 이어 신세계프라퍼티가 지은 ‘스타필드 3호점’이다. 신세계가 밝힌 스타필드 고양의 1년 매출 목표액은 6500억원이다. 이날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스타필드 하남이 1년간 목표했던 8200억원을 상회하는 8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했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고양 오픈으로 2018년까지 스타필드 하남, 코엑스, 고양 등 3개점 연매출 1조8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2019년 경기도 안성, 2020년 인천 청라에 스타필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