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사회

삼성전자, 삼성생명 보유지분 매입 가능해지나…박용진 의원 법안 발의

  • 이현승 기자
  • 입력 : 2017.08.13 15:09 | 수정 : 2017.08.14 09:00

    삼성전자(005930)삼성생명(032830)이 보유한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여당이 주장한대로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가 끊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용진 의원은 “법률이나 규정 제·개정으로 지분 매각이 강제되는 상황에서 매수자를 찾을 수 없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특정주주로부터 이를 모두 자사주로 매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 조선일보DB
    박용진 의원은 “법률이나 규정 제·개정으로 지분 매각이 강제되는 상황에서 매수자를 찾을 수 없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특정주주로부터 이를 모두 자사주로 매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 조선일보DB
    13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률이나 규정 제·개정으로 지분 매각이 강제되는 상황에서 매수자를 찾을 수 없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특정주주로부터 이를 모두 자사주로 매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55%를 삼성전자에게 팔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 발의됐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선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가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되고, 기업의 순환출자 구조를 끊기 위해서 지분을 팔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이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행법상 상장법인은 거래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만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수십조원에 달하는데, 특정 주주와 매입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한꺼번에 시장에 내놓으면 주가가 출렁일 가능성이 높고 주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박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서 '법률이나 규정 제·개정으로 지분 매각이 강제되는 상황'이라고 명시한 것은 보험업법 개정을 염두에 둔 조치다. 현행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가 자산운용 때 특정채권이나 주식을 총자산의 3% 이상 보유하지 못한다. 이때 타 금융사와 달리 보험사만 자산운용비율을 산정할 때 공정가액(시가)가 아니라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그런데 이 법안으로 인해 삼성그룹만 혜택을 보는 상황이 되자 여당 의원들은 “보험사가 보유하는 계열사 주식·채권을 취득원가가 아닌 현재 시가로 평가하도록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취득원가 기준으로는 약 5600억원에 불과하지만 시가 기준으로는 25조원에 달한다.

    박 의원이 낸 개정안이 보험업법 개정안과 함께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삼성전자에게 팔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은 주식을 판 이익을 얻는 대신 세금을 내면 되고, 삼성전자는 자사주 소각을 전제로 지분을 매입해 시장에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여당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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