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LG경제硏 “한국 외환위기 위험 사실상 벗어나…상시적 금융시장 교란 가능성이 위협 떠올라”

  • 조귀동 기자

  • 입력 : 2017.08.13 12:00

    LG경제연구원은 13일 발간한 ‘외환 리스크 변화에 따른 외환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자금을 회수해 외환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증권 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빈번하게 이동해 금융시장 전체를 교란하고, 한국인들이 자금을 해외로 빼는 내국인발 자금유출 위험은 커졌다고 봤다. 신흥국형 금융위기인 외환위기 가능성은 줄었지만, 대신 선진국형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진단이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1997년 IMF 위기와 같은 외환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먼저 경제구조가 바뀌면서 저축률이 투자율을 계속 앞지르고 있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었다. 투자와 경제성장을 위해 해외에서 자금을 대거 융자받은 뒤, 이를 상환하지 못해 외환위기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 2012년 이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2014년 이후 대외금융자산이 대외금융부채를 앞지르면서 한국이 순대외금융자산 보유국이 됐다고 지적했다. 유사시 공적 외환보유액 외에도 한국인이 보유한 해외 투자금이 국내로 회수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 충격을 막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외화 차입금 규모도 줄었다. 외화 채권 및 외화 차입금 규모는 2008년 9월말 2863억달러에서 2017년 3월말 2471억달러로 감소했다. 특히 단기 외화 차입금은 같은 기간 1499억달러에서 629억달러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오히려 LG경제연구원은 “외국인 주식, 채권 투자 자금이 빈번하게 들고 나감에 따라 환율, 주가, 금리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외환 관련 리스크가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인의 해외 투자가 늘면서 내국인 자금 이탈도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 외화유동성 부족이 우려되던 시기에 만들어진 외환정책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고 LG경제연구원은 주장했다. 가령 구조적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원화 절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국내에 쌓이는 자금이 해외로 나가 금융자산을 매입해야 하는 데, 내국인의 해외 투자에 대한 규제들이 아직도 강하다. 가령 주식 매매 차익의 경우 국내는 비과세지만 해외 주식은 과세 대상이다. 내국인의 자본 도피 가능성에 대비해 가계 부채나 북한 관련 리스크가 심화될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고 LG경제연구원은 봤다. 마지막으로 빈번한 외국인 자금 유출입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줄이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LG경제연구원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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