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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사퇴...억울함 호소 "황우석 사태 모든 책임 전가는 가혹한 일"

  • 김민수 기자
  • 입력 : 2017.08.11 19:17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20조원에 대한 권한을 지니는 차관급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지명된 박기영 순천대 교수가 지명 나흘 만에 결국 사퇴했다.

    박기영 교수는 11일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사퇴의 글’을 통해 “어렵게 만들어진 과학기술혁신본부가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로 역할을 충실히 해서 과학기술인의 열망을 실현시켜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저의 사퇴가 과학기술계의 화합과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혁신본부장 과기계 원로와의 정책간담회에서 박기영 교수가 황우석 사태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조선DB
    지난 10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혁신본부장 과기계 원로와의 정책간담회에서 박기영 교수가 황우석 사태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조선DB

    박 교수는 “지명받은 후 4일 동안 본부장이라는 직책명을 제 이름 앞에 감시 사용할 수 없었다”며 “어려운 상황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저를 본부장으로 지명해주시고 대변인 브리핑으로 다시 신뢰를 보여주신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청와대는 박기영 교수를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지명했고, 과학계는 황우석 논문 조작 사태의 핵심인 박 교수의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임명을 철회하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을 비롯해 시민단체, 과학계가 한목소리로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11일 시민참여연구센터는 성명서를 내고 “연구 윤리에서 발목 잡힌 이가 다음 세대를 위한 과학기술 혁신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을 어느 연구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며 “신진 연구자의 연구 기회를 잘라 황우석 전 교수에게 몰아주게 했던 이가 바로 그였다”고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박 교수는 사퇴의 변에서도 10일 자신의 입으로 얘기한 ‘뼈저리게 반성한다’는 내용과는 달리 장문의 해명 글을 보내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황우석 박사 논문과 관련해 “외국의 저명한 줄기세포 연구자들도 모두 감탄할 정도의 연구가 조작일 줄 누가 알았겠냐”며 “황우석 교수 연구 조작의 모든 책임이 저에게 쏟아지는 것은 저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렇게까지 청와대 과기보좌관 임기 중 일어난 사고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고 삶의 가치조차 영원히 빼앗기는 사람은 정부 관료 중 아마도 저에게 씌워지는 굴레가 가장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세상이 이렇게까지 가혹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과거의 과오로 인해 사퇴하는 것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혁신본부장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혁신체계를 만들어 연구현장과 기업 현장에서 혁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새로운 산업영역이 개척되고 확대돼 고용을 통해 인간이 더욱 인간답게, 나라가 더욱 나라답게 변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저의 열정을 바쳐보고 싶었다”고 사퇴의 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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