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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지금] 실적 개선 기지개 켜는 이수화학…'일감 몰아주기' 의혹 해소 과제

  • 한동희 기자
  • 입력 : 2017.08.13 07:10

    이수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이수화학이 올해들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2015년까지만 해도 부진을 면치 못하던 석유화학 부문의 이익이 시황 호전에 힘입어 급증하고 있고, 골칫거리였던 건설부문과 바이오사업이 흑자로 전환했다. 특히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석유화학부문에서 핵심 제품인 연성 알킬 벤젠(LAB)의 경쟁사 증설이 향후 2~3년 없을 것으로 예상돼 최소 2019년까지 꾸준한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지금] 실적 개선 기지개 켜는 이수화학…'일감 몰아주기' 의혹 해소 과제
    이수화학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해결 과제로 꼽힌다. 이수화학의 최대주주는 (주)이수로 지분 34.82%를 보유 중이다. (주)이수의 지분을 보면 김상범 회장이 32.5%, 이수엑사켐이 67.4%를 갖고 있다. 이수엑사켐의 경우 김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개인회사다. 문제는 이수엑사켐의 매출이 대부분 이수화학으로부터 나오고 있고 이수화학의 지원으로 번 돈이 배당으로 김 회장에게 간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일감 몰아주기로 오너가 사익 편취를 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며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 부진 털어낸 이수화학…사업다각화도 빛보나

    이수화학(005950)은 연결기준으로 2분기에 영업이익 153억원과 순이익 8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기보다 145%, 247% 증가한 수준이다. 2분기 매출은 4123억원으로 전기대비 2% 늘었다. 이수화학의 별도 영업이익은 102억원으로 전기보다 30% 증가했다.

    이처럼 실적이 개선된 것은 전체 매출의 70%(별도 기준)를 차지하는 연성 알킬 벤젠(LAB)의 원재료 가격이 내린 상황에서 2015년 경쟁사의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LAB의 공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수화학은 국내 유일의 LAB 생산 업체다. 연간 생산능력은 28만톤으로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세계 LAB 수요는 400만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재계는 지금] 실적 개선 기지개 켜는 이수화학…'일감 몰아주기' 의혹 해소 과제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50.4달러로 전분기 대비 7.8% 하락한 가운데, 2019년까지 증설 공백으로 인해 LAB 공급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스프레드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수화학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16억원으로 2분기보다 41% 증가할 전망"이라며 "화학부문 판매량 확대 및 비화학 부문의 연간 목표 초과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화학 이외의 사업들도 서서히 부진을 터는 모양새다. 지난 1분기 경상개발비 투자 증가로 적자를 봤던 바이오사업부문(이수앱지스)은 2분기에 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출시의약품의 매출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추세이며 지난 3월 혈우병 치료제가 임상1상에 진입하는 등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수화학의 건설사업부문인 자회사 이수건설도 2분기에 약 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 1분기의 부진을 씻어냈다. 올들어 이수건설의 수주액은 3500억원을 넘어섰다. 창사 이래 최대 수주(7000억원)를 달성했던 2015년의 수주실적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부산 지역의 동대신 브라운스톤 하이포레 청약경쟁률이 최고 312대 1을 기록하는 등 수주와 분양 모두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다.

    이수건설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으로 대규모 손실을 냈다. 2007년과 2008년 각각 942억 원과 69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2009년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수건설은 PF사업을 정리하고 안정적인 관급 건축에 주력하면서 정상화했다.

    ◆ 오너 개인회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해소해야

    업계에서는 회사의 경영 실적이 좋아지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수화학이 김상범 회장의 개인회사인 이수엑사켐에 과도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의 불공정거래를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수엑사켐은 이수화학에서 제품을 매입한 뒤 이를 판매해 수익을 내는 유통 회사다. 2015년 기준 이수엑사켐은 이수화학으로부터 990억원 어치의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면서 매출 1340억원, 매출총이익 198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이수화학 제품 861억원 어치를 사들여 매출 1344억원, 매출총이익 204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지배구조 컨설팅업체인 네비스탁은 "이수엑사켐이 단순 유통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총이익률이 15%에 육박한다"며 "2015년 유형자산이 17억6000만원으로, 총 자산의 약 1.9% 수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매출 총이익률은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네비스탁은 이수화학의 매출채권과 지급보증에서도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발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이수화학의 총 매출 1조300억원 중 이수엑사켐에 대한 매출은 9.5% 수준이다. 이수화학이 보유한 매출채권(약 1147억원) 중 이수엑사켐 비중은 41%(472억원)에 달한다. 또 이수엑사켐의 2015년 차입금 161억원 중 64억6000만원에 대해 지급보증했다. 이수엑사켐은 2011년과 2013년에 각각 9억6000만원을, 2015년 11억2000만원, 지난해 20억8000만원을 김상범 회장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네비스탁은 "이수화학이 이른바 이수엑사켐에 대해 충분한 갑의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수엑사켐을 위해 지급보증까지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수화학이 2015년말 기준 일반 소액주주 9600여명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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