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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도 전매제한 '불똥'…조합원 지분 처분 놓고 골머리

  • 이상빈 기자
  • 입력 : 2017.08.13 09:15

    ‘8·2 부동산 대책’에 재개발 분양권 전매 제한 조치가 담기면서 재개발 조합원들의 셈법이 복잡하게 됐다.

    특히 조합은 설립됐지만 아직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한 한남·성수 일대 재개발 조합원들은 조합원 지위를 팔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정부는 8·2 대책에서 재개발 조합원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를 만들고 시행 시기를 ‘소유권 이전등기를 할 때’로 명시했다. 일반 아파트와 재건축 분양권에만 적용하던 전매 제한을 재개발에도 적용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업장 간 형평성을 맞추고 일반분양과 재건축 사업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규제 배경을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재개발 분양권 전매제한은 이르면 9월쯤 발의될 것으로 보이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까지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한 사업장에 적용된다.

    한남뉴타운으로 지정된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이상빈 기자
    한남뉴타운으로 지정된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이상빈 기자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주요 재개발 사업지 중 사업시행인가 이상 진도가 나간 사업장은 24곳이다. 하지만 한남(2∙3∙4∙5지구)과 성수(전략정비구역 1∙2∙3∙4지구) 재개발 사업장들은 이제 조합을 설립했거나 아직 추진위 단계로 사업시행인가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한남동과 성수동 재개발 구역 일대에선 대책 이후 매수·매도자들이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한남 4구역에서 만난 한 재개발 조합원은 “재개발에도 전매가 제한되면서 조합은 만들어져 있는데 아직까지 사업시행인가를 못 받은 단지가 앞으로 애매하게 된 것 같다”며 “단기적으로 지금이 고점일 수도 있는데 지금 안 팔면 나중에 전매도 못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성수동 W공인 관계자는 “재개발 전매 제한이 걸리면서 대출을 받고 지분을 산 사람들은 서둘러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성수동 A공인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3.3㎡당 1000만~2000만원 정도 올랐다”며 “개발 호재가 많긴 하지만, 정부 규제를 버티기 힘든 사람들은 빠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성수동 일대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성수1구역 대지지분 27~33㎡ 짜리 다세대·연립 매매가는 7억원 후반에서 8억원선이다. 3.3㎡당 1억원을 호가하는 셈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재개발지구) 일대. /이상빈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재개발지구) 일대. /이상빈 기자
    이번 대책에서 재개발 사업 시 임대주택 공급 의무비율을 강화한 것도 재개발의 사업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재개발 임대주택 공급 의무비율은 서울·수도권 0~15%, 지방 0~12%지만 앞으로는 10~15%로 높아진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수석 부동산 컨설턴트는 “8·2 대책에 재개발 전매제한과 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들어가면서 재건축뿐 아니라 재개발 사업장도 조정 국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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