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

[단독] 주담대 편법 우회 신용대출 ‘경고’...당국 “LTV에 합산해야”

  • 유윤정 기자

  • 이민아 기자

  • 입력 : 2017.08.11 13:47 | 수정 : 2017.08.11 14:25

    정부의 대출규제로 은행들이 부족한 금액을 신용대출로 메우려는 풍선효과가 발생하면서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을 편법으로 우회하는 신용대출에 경고장을 날렸다.

    현행 법규상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적용을 회피할 목적으로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그러나 8·2 부동산 대책으로 투기지역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60%에서 40%로 낮아지면서 부족분을 신용대출로 메우는 편법 신용대출이 횡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시중은행에 LTV 적용을 회피할 목적으로 신용대출을 취급할 경우 신용대출 금액을 주택담보대출 LTV 계산에 합산하도록 주지시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조선일보DB
    조선일보DB
    이 공문은 금융회사 등에 법령 등을 지키도록 하기 위한 감독행정작용이다. 감독행정작용은 금융감독당국이 금융회사 등에 법령 등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직권으로 필요한 지침을 개별적이거나 구체적인 형식으로 제시하는 제도다.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별표 18 제2호 라목 ‘주택담보대출금액의 산정’에 따르면 주택 구입을 위해 대출을 받을 때 LTV로 인해 대출 한도가 모자라 추가로 신용대출을 받는 건 금지된다.

    하지만 실제 일선 창구에서는 ‘생활비 대출’ 등을 명목으로 기존의 법규를 우회한 편법 신용대출이 일어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두세달 전 신용대출을 받는 식이다.

    예를들어 서울 강동구에 6억짜리 아파트를 매수하기로 한 A씨는 예전이었으면 3억6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A은행에서 2억4000만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해지자 은행 직원의 안내에 따라 나머지 1억원 가량을 신용대출로 마련해 아파트 구입에 보탰다.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신용대출 한도도 많이 늘었고, 8·2 대책 이후 주담대로 안 되니까 실제 영업점에 신용대출 문의가 급격히 늘었다”면서 “다만 대출 실행 이후 사용처를 확인하는 의무가 은행에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주담대 우회 대출인지 가려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편법 신용대출을 점검하는 것은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실제 정부가 6월부터 계속 주택담보대출을 옥죄면서 풍선효과로 신용대출은 7월 한달간 4배 증가했다. 신용대출은 담보가 없어 리스크가 큰 만큼 금리가 담보대출에 비해 더 높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현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3.22%, 신용대출은 4.41%다.

    다만 이러한 편법 신용대출을 완전히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주담대 은행과 신용대출 은행을 달리할 경우 이를 적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고객이 미리 받아둔 신용대출이 실제 주담대에 쓰였는지 일일이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금감원은 향후 은행별 가계대출 동향을 봐가면서 필요시 선별적인 현장점검에도 나설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담대의 LTV를 회피할 목적으로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은행의 업무처리는 감독업무시행세칙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윤석헌 서울대 경영학과 객원교수는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은 맞는 것 같으나 빠른 속도로 대출을 조이기 시작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LTV·DTI 조정은 어디까지나 부동산에 맞춰져 있고 저소득층이나 채무취약층에 대한 지원책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정부가 가계부채 질의 악화를 막기 위해 추가적인 대책을 빠르게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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