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사회

[정책 키맨에게 묻다]③ 국토위 김현아(下) "향후 5년 간 주택공급 초과 없을 것…뉴스테이, 수정 후 계승해야"

  • 이현승 기자
  • 유병훈 기자
  • 입력 : 2017.08.09 11:01

    “뉴스테이, 수정 필요하지만 없애면 서민층이 가장 큰 피해입어”
    “연령·계층별 다양한 수요 충족시킬 입체적인 주거정책 만들어야”
    “청년층에 보증금 무이자 지원·월세카드 도입 필요”

    정부가 8·2 대책을 발표한 이후 일각에선 수요 억제에 집중한 나머지 공급 확대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은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은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아 의원 역시 “향후 3~5년 내에 주택공급이 부족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의원은 "상당부분 강남 재건축을 포함해 2014~2016년까지 어마어마한 신규 물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20년 이후에는 수요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그는 "가구 수가 계속 늘어나는데 전부 1인 가구"라면서 "(이들이)우리가 말하는 단위 주택에 들어가서 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택이 초과 공급이냐 아니냐를 두고 다양한 시각이 있다. 어떻게 보나.
    "3~5년까지 공급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2014~2016년까지 어마어마한 신규 물량이 있었고 상당부분 강남 재건축을 포함한 것이다.

    2020년 이후에는 수요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가구 수가 계속 늘어나는데 전부 1인 가구다. 우리가 말하는 단위 주택에 들어가서 살지 않을 것이다. 4~5명이 쉐어하우스에 들어가 살 수도 있다. 옛날에는 가구수와 주택수가 1:1로 매칭 됐지만 1:0.2로 떨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주택은 모자라지 않는다.

    주택 관련 연구원에서 나온 통계를 보면 최근 몇년 사이에 아파트 보다 단독주택 가격이 더 많이 올랐다.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장기적인 구조 변화는 지금 당장 예측하기 어렵다."

    김현아 의원은 “향후 3~5년 간은 주택 공급이 부족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이덕한 기자
    김현아 의원은 “향후 3~5년 간은 주택 공급이 부족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이덕한 기자
    ―실수요자를 위한 주거 정책은 어떻게 가야 하나. 자기 소득으로는 선택할 수 있는 집이 사실상 없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정부의 주택 정책이 그동안 왔다갔다 해왔다. 참여정부 때 너무 부동산 시장을 잡으려고 하다보니 차상위계층이 갈 곳이 없었다. 이명박 정부 때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한 보금자리 주택을 지었다. 2009년 이후엔 사람들이 집을 갖지 않는 게 트렌드가 됐고 박근혜 정부 때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을 도입했다.

    정권마다 주택 정책의 공과(功過)가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왔다. 정권이 바뀌었어도 계승할 건 하고, 수정할 건 해야 한다. 그런데 단절이 되고 있다. 보금자리는 없어지고 뉴스테이는 컨셉이 달라지다 보니 국민들은 정부에 대해 불신하고 불만을 터뜨린다.

    참여정부 때 주택연금을 만들었는데 당시에는 거의 가입을 안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 중반에 가입자 수가 많이 늘었다. 정책의 효과가 만들었을 당시에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중장기 효과도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실패하면 왜 그랬는지 생각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뉴스테이도 수정은 필요하지만 정권이 바뀌었다고 완전히 없애면 서민 정책을 기다리는 계층이 가장 피해를 본다. 국민 모두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여러개 필요하다는 의미다. 하나의 정책으로 국민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계층별, 연령별 맞춤형 주거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의 도시재생사업도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방정부가 주도해야 할까.
    "지방정부에 전권을 주자는 것 아니다. 지자체 중에서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곳과 아닌 곳이 있다. 일단 할 수 있는 지자체부터 지원하자는 의견이다. 여기서 보완방안을 마련하고 벤치마킹할 사례를 찾으면서 점차 확대해나가면 된다.

    다만 문재인 정부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과거 30~40년 간 정부는 도시개발에 너무 속도를 내왔다. 당시에는 도시와 가정에 집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저성장 시대다. 신규 개발이 아니라 재개발 관리가 필요하다. 똑같은 개발시대 논리로 갔다가 실패한 게 뉴타운이다. 이제는 똑같은 우를 범하면 안된다.

    어떤 정책이 공약이 되는 순간 괴물이 된다. 5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실적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된다. 정부에 계속 경고를 해서 속도조절을 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셋팅 되길 바란다. 도시재생에 굉장히 애착을 갖고 있다. 공약이 되는 순간 5년짜리 정책 상품이 된다. 단기적인 정책이 아니라 15년, 20년, 30년 가는 정책이 됐으면 한다."

    ―도시재생은 재개발은 포함하는 건가.
    "도시재생은 재개발 재건축을 포함하고 마을 만들기, 도시구조 개편 같은 큰 사업부터 주차장을 만드는 작은 사업까지 포함한다.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어 사람들을 다시 모이게 하는 것도 도시재생이다. 일자리가 없어진 지역에 산업을 유치한 것도 재생이다. 정부가 민간이 하기 어려운 부분부터 하고, 그 다음에 민간이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하면 된다. 다만 민간은 공원을 조성한다든지 공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현아 의원은 “청년들에게 무이자로 보증금을 빌려주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 이덕한 기자
    김현아 의원은 “청년들에게 무이자로 보증금을 빌려주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 이덕한 기자
    김현아 의원은 지난 4월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하며 젊은층에게 많이 알려진 국회의원이 됐다. 김 의원은 ▲보증금 저리대출 ▲대학 근처 원룸, 고시원 공실을 기숙사로 확보, 활용한다는 내용을 담은 청년주거지원법을 발의하겠다고 약속했고 현재 준비중이다.

    김 의원이 5월에 발표한 의정보고서 '청년의 방, 청년의 창'을 보면 김 의원이 실제 청년들의 주거 형편을 직접 찾아다니며 보고 느낀 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짜리 작은 방에서 이층침대를 두고 생활하는 남매, 옥탑방의 세탁실을 개조해 사는 음악가 지망생, 일반 주택 2층을 두 개의 원룸으로 개조한 곳에 세 들어 사는 대학생 등 다양한 사연을 목격했다. 김 의원은 국회에 들어오고 나서 노인보다 청년의 주거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

    ―청년 주거문제에 관심이 많다.
    "청년들은 독립적인 거주를 하고 싶어하는데, 나와서 거주할 수 있는 양질의 주택이 부족하고 지불능력이 없다. 그런 좌절을 겪으며 첫 출발을 한다. 집에서 주거 자금을 지원해주느냐 아니냐로 인해 청년들이 사는 주택의 질이 달라진다.

    연구원에 있을 땐 청년보단 노인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봤는데 국회에 와선 시각이 바뀌었다. 노인 문제가 객관식이라면, 청년 문제는 어려운 주관식이다. 청년 문제를 미리 해결하면 미래 세대 부담이 줄어들지만 방치하면 30대부터 주거 빈곤층이 되고 노인은 물론 전 계층이 주거 빈곤을 겪게 된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
    "보증금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방안이 있다. 청년들에게 물어보니 월세는 낼 수 있는데 보증금을 낼 방법이 없다는 답변이 많았다.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도 보증금 없이 월세만 받을 수 있으면 양질의 주택을 지을 유인이 없다. 더 작고 열악한 방이 늘어난다. 청년들의 지불능력만 올려 놓으면 양질의 주택을 지을 유인이 생긴다.

    또 하나는 월세카드 활성화다. 신용카드로 매달 50~60만원 정도 되는 월세를 내도록 하면 집주인은 안정적으로 월세를 받을 수 있고 정부는 월세소득 파악이 가능하다. 카드 회사는 일거리도 생긴다.

    청년 쉐어하우스를 청년 사업자가 직접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안도 있다. 청년들 본인이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아이디어가 많다. 이 친구들한테 임대주택 매입자금을 장기 저리로 빌려주면 다양한 품질의 주택이 공급되고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지난 1년여 간 의정활동에 점수를 매긴다면.
    "70점. 정치 초보에게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다. 정신 없이 달려왔고 탄핵 등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정치적 상황으로 의정활동에 어려움이 많았다. 입법 활동 중에 정치적 상황으로 야심차게 준비했던 법안들이 상임위를 통과하고도 법사위에 계류돼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 김현아 의원은…20년 간 주택·도시계획 연구해온 전문가

    김현아 의원은 새누리당 마지막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1969년생으로 경원대 도시계획학을 전공한 뒤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땄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으로 20여년 간 근무했다.

    김 의원은 2000년 이후 우리나라 부동산 값 폭등의 중심에 섰던 강남 지역과 재건축에 대해 살펴보면서 주택 시장의 문제를 파악했다. ‘도시개발사업의 공공시설 재원조달방안연구(TIF 적용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박사 학위 논문을 썼던 것을 계기로 대규모 도시 개발과 재원조달, 지방세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해서도 전문성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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