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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현장답사] '신입 때 대표와 맞짱 뜬' 이동범 사장의 지니언스

  • 박현익 기자
  • 입력 : 2017.08.02 06:00

    ‘안녕하십니까 대표이사님. 저는 올해 새로 입사한 이동범 사원이라고 합니다. 남들이 한다고 할 때만 따라하고, 남들이 안 한다고 해서 주저하는 회사는 1등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내리신 결정을 다시 한 번 재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대형사고가 터졌다. 회사는 발칵 뒤집혔다. 갓 들어온 신출내기가 간밤에 보낸 이메일이 화근이 됐다.

    패기 넘치는 신입사원은 몇날 며칠 공들여 만든 기안이 대표 선에서 거절되자 분개했다. 그룹 내 인터넷 문화를 도입하고 확대시키자는 내용이었다. 그가 입사한 해가 1994년이었기에 나름 새로운 시도였다. 사업이 제대로 된 검토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혹은 단지 신입이라는 이유로 반려된 것일 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했다.

    아침 일찍 대표가 주관하는 회의가 갑자기 잡혔다. 부서장들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 때문에 이게 웬 날벼락이냐 불평하며 마지못해 불려 나갔다.

    전날 밤 사고를 친 풋내기가 대표를 비롯해서 이사, 연구소장, 부장들 앞에서 사업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하지만 듣자 하니 설득보다는 억지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신입사원은 계속해서 이 프로젝트는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고 우겼다.

    다음날 대표가 서류를 다시 가져 오라고 했다. 대표는 서명을 했고 최종적으로 승인을 했다. 한순간에 1년차 신입사원은 말썽꾸러기에서 ‘대표와 맞짱 떠서 이긴’ 전설이 됐다.

    8월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정보보안업체 지니언스(263860)의 이동범 대표이사 얘기다.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사진=서울 IR제공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사진=서울 IR제공
    ◆ 결심하면 밀어부치는 성격…결국 4년 만에 회사 그만두고 공동 창업

    어지간해선 한 번 결심하면 밀어부치는 성격이기에 평범한 회사원이라는 신분은 그에게 맞지 않았다. 입사한 지 4년 만에 다니던 회사를 나왔다.

    1997년 11월 IMF 외환위기가 터졌고 이 때 회사를 그만 두게 된 선배들이 ‘어울림정보기술’이라는 보안회사를 세웠다. 그도 이 참에 잘 됐다 싶어 1998년 3월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자본금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환경은 열악했다. 사무실은 물류창고나 다름 없는 공간에 마련해서 햇빛 구경도 하기 힘든 곳이었고 업무용 컴퓨터는 회사원 수도 감당 못할 만큼 적었다. 직원들끼리 돌아가면서 업무를 봐야 했다. 그래도 전 직장보다 자유로웠고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곧장 추진할 수 있었기에 몸이 힘든 건 안중에도 없었다.

    그는 연구소장 직책을 맡아 어울림정보기술의 연구·개발을 책임졌다. 그가 주도해서 개발한 방화벽과 가상사설망(VPN)은 흥행에 성공해 출시되자마자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외국산 제품에 의존하던 당시 훨씬 싼 가격에 내놓자 국내 공공기관과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어울림정보기술의 제품을 채택했다.

    하지만 회사가 크고 나서 얼마 안 가 조직은 경직되고 경쟁력도 도태되기 시작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방향과 회사가 나아가는 방향이 엇나가는 경우도 빈번해졌다. 함께 시작했던 기존 대표가 비리 혐의로 물러나고 회사가 허위공시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는 등 바람 잘 날이 없자 그는 결국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을 해보기로 결심하게 된다.

    ◆ 7년 지나 단독 대표로 또다시 창업…회사 위기 땐 직원들에게 매출 3% 나눠

    첫 직장은 4년, 두 번째 직장은 7년을 다니다 그만 뒀다. 그는 10년 간의 회사 생활을 한 끝에 남들 그늘 아래 있기보다 가장 앞장 서 있어야 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2005년 어울림정보기술에서 함께 일했던 연구소 직원 14명을 데리고 지니네트웍스라는 보안 회사를 설립했다.

    이번엔 신입사원도, 연구소장도 아닌 이동범 대표이사라는 간판을 내걸고 시작했다. 시작은 순탄했다. 전부터 항상 구상만 했던 사업 아이템들을 곧바로 실행에 옮겨 1년 만에 제품을 출시했다.

    이미 전 직장에서 쌓은 성과가 있기에 이동범 대표가 내놓은 제품은 삽시간에 주목을 받았다. 외주를 받아 판촉하는 협력사들로부터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았고 큰 고생 없이 영업실적을 낼 수 있었다.

    위기는 회사 설립 3년차인 2007년에 일어났다. 처음 1~2년은 제품 개발도 잘 되고 판매까지 잘 이뤄졌지만 점차 성장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새로 내놓는 제품들의 반응도 영 시원찮아서 회사가 반짝하고 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많았다.

    회사에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 싶었던 이 대표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직원들에게 이익을 못내고 적자 나도 좋으니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제품을 만들자고 요구를 했다. 앞으로 발생하는 매출액의 3%는 무조건 모두가 똑같이 나눠 갖겠다는 당근을 내걸었다.

    당장 다음달에 들어온 월급통장에 기존 월급보다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더 많이 입금되자 직원들의 사기가 급상승했다. 모두가 집에 가지 않고 제품 연구·개발에만 자신의 시간을 쏟아 부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 제품에 대한 호평이 전방위에 퍼졌고 성장세는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 국내 네트워크 접근 보안 점유율 1위…초심 되새기며 해외진출 결정

    이동범 대표가 설립한 지니네트웍스가 지니언스란 이름으로 8월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지니네트웍스는 올해 3월 지니언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정보보안 전문기업 지니언스는 주로 컴퓨터 또는 네트워크 상에서 정보가 유출되거나 훼손되는 일을 방지하는 제품을 개발한다.

    회사 주력 제품으로는 네트워크 접근제어 솔루션 ‘지니안 NAC’가 있다. NAC(네트워크 접근 제어, Network Access Control)는 네트워크에 접속된 단말기의 안정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사전에 허술한 점이 없는지 체크하거나 보안상 문제가 발생하면 추가 피해가 없도록 통제를 한다.

    [공모주 현장답사] '신입 때 대표와 맞짱 뜬' 이동범 사장의 지니언스
    지니안 NAC는 네트워크 보안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46%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지니언스 매출에서 지니안 NAC의 비중은 82%다.

    나머지 2~5위 경쟁업체가 NAC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모두 10% 대를 넘지 못하는 만큼 지니언스의 시장 지배력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니언스의 성장 가능성은 갈수록 확대될 4차산업혁명에 따라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범 대표는 “NAC는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단말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서 필수 보안솔루션으로 관련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니언스는 신규 성장동력으로 EDR(엔드포인트 위협탐지 및 대응, Endpoint Detector and Response)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NAC가 단말기를 감시하는 눈이라면 EDR은 단말기가 랜섬웨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돼 이상을 보일 경우 후속조치를 취하는 제품이다.

    지니언스의 목표는 국내를 넘어서 전세계 보안시장으로 뻗어 나가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 지니언스 법인을 설립했고, 올해 상반기 미국과 일본에 NAC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했다.

    이 대표는 “회사를 세운지 10년이 지나 초창기 때 마음가짐을 돌이켜 보게 됐다”며 “초심의 열정을 살려 해외진출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닥 상장도 볼모지나 다름 없는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든든한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지니언스는 창립 후 12년 동안 지속적인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 지니언스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3.2%, 18.4% 늘어난 206억원과 42억원을 기록했다.

    ▲액면가: 500원

    ▲자본금: 197억5200만원(2017년 1분기 기준)

    ▲주요주주(상장 전 기준): 이동범(34.91%), 프리미어 Growth-M&A 투자조합(21.34%), 김계연(8.00%), 허광진(8.00%)

    ▲주관사(하나금융투자)가 보는 투자 위험

    -국내경기가 침체될 경우 공공 및 금융부문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정보보안 시장이 축소될 수 있음. 정보보안 시장의 축소는 지니언스의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

    -지니언스의 올해 1분기 매출채권 회전율은 3.32회로 업종 평균인 6.03회에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 또 매출채권의 잔액 중 0.56%가 연체 또는 손상되어 있는 상황. 매출채권 구성 중 연체 채권의 비중이 늘거나 연체가 장기화 및 누적될 경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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