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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현장답사] '황제의 외동딸' 웹소설업체, 디앤씨미디어

  • 이선목 기자
  • 입력 : 2017.08.01 06:00

    “한국 아이들이 독서를 하지 않는 현실, 또 책을 보더라도 학업을 위한 문제집만 보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장소나 시간, 주머니 사정에 구애받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독서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디앤씨미디어가 출간한 소설책과 굿즈 상품들./권유정 인턴기자
    디앤씨미디어가 출간한 소설책과 굿즈 상품들./권유정 인턴기자
    지난 7월25일 서울시 구로구에 있는 웹소설 전문업체 디앤씨미디어의 신현호 대표를 만났다. 웹소설은 전자책(E-book)과 모바일용 플랫폼의 발전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신 대표는 “우리가 추구하는 정신이 바로 요즘 대세인 스낵컬쳐”라며 “스낵(과자)을 먹는 것처럼 바쁜 현대인들이 짧은 시간에 쉽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웹소설의 소비자도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앤씨미디어 본사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형형색색의 각종 캐릭터 인형과 책장을 가득 채운 소설과 만화책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외 디앤씨미디어의 대표작 캐릭터를 활용한 물컵, 쿠션 등 각종 ‘굿즈(Goods)’도 전시돼 있었다. 굿즈란 연예인이나 애니메이션, 드라마, 소설 등과 관련된 파생 상품으로 사진, DVD를 비롯한 다양한 소품을 말한다.

    ◆ ‘본능적’으로 출판업에 끌려…강력한 ‘브랜드 파워’ 강점

    지난 2002년 설립된 웹소설 전문 콘텐츠 프로바이더(CP) 전문업체 디앤씨미디어가 8월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디앤씨미디어는 현재 웹소설 업계 최다 계약작가(348명)와 작품(733편)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황제의 외동딸’, ‘이세계의 황비’ 등이 있다.

    신현호 디앤씨미디어 대표/권유정 인턴기자
    신현호 디앤씨미디어 대표/권유정 인턴기자
    신 대표는 ‘본능적’으로 출판 업계에 끌렸다고 했다. 무역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무역회사와 출판사 각각 한 곳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는 “왠지 모르게 무역 시장보다 출판 시장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며 “만약 그때 무역회사를 선택했다면 출판 업계에서만큼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 같고, 지금처럼 오랫동안 몸담을 수 없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국내 출판사 마케팅 부서에서 12년을 근무했다. 그는 그동안 시장을 분석하는 눈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 시장에는 작가 뿐 아니라 독자도 함께 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특히 로맨스, 판타지, 무협 등을 내용으로 특히 팬덤까지 형성되는 ‘장르문학’ 분야에 주목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신 대표는 막연했지만, 이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감(感)’이 왔다고 했다. 그리고 회사를 나와 디앤씨미디어를 설립했다. 업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브랜드 파워’ 구축에 힘을 쏟았다. 그는 “기존 출판사와 달리 연령과 성별 등에 따라 독자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각각이 선호하는 타깃 브랜드를 구축하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탄생한 디앤씨미디어의 첫 브랜드가 바로 ‘파피루스’다. 신 대표는 “작품 수급을 위해 정말 열심히 뛰어다니며 발굴에 나섰고, 서서히 경쟁력 있는 작품이 탄생하면서 인지도가 올라가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디앤씨미디어는 판타지·무협 중심 브랜드 ‘파피루스’를 중축으로 국내 라이트노벨 브랜드 ‘시드노벨’, 일본의 인기 라이트노벨을 선보이는 ‘L노벨’, 로맨스 브랜드 ‘잇북’, 소장용 걸작 브랜드 ‘블랙라벨클럽’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 ‘귀여니 신드롬’에서 기반 닦아…카카오 콘텐츠 자회사 ‘포도트리’, 먼저 투자 제의

    디앤씨미디어가 본격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뜻밖의 운과 신 대표의 결단력 덕분이었다. 2002년 말부터 등장한 ‘인터넷 소설’이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그는 “당시 작가 ‘귀여니(필명)’를 필두로 ‘그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 등 인터넷 소설이 쏟아지면서 소위 ‘귀여니 신드롬’을 일으켰다”며 “기회라는 생각에 곧바로 이 분야에 뛰어들었고, 이때 실적이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이어 “6개월 정도 뒤 이 분야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여기서 벌어들인 자금으로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는 데 주력했다”며 “이 때 실력있는 작가들을 많이 만나게 되면서 우리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분야 개척에도 힘썼다. 신 대표는 “지금까지 디앤씨미디어를 이끌어 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국내에 없던 ‘라이트노벨’ 분야를 탄생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노벨은 일본에서 발생한 소설의 한 장르로, 애니메이션풍의 일러스트를 삽화로 많이 사용한다. 신 대표는 지난 2008년 국내 최초 라이트노벨 브랜드 ‘시드노벨’을 만들었다.

    디앤씨미디어에서는 웹소설 IP를 기반으로 웹툰을 제작하고 있다./이선목 기자
    디앤씨미디어에서는 웹소설 IP를 기반으로 웹툰을 제작하고 있다./이선목 기자
    업계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디앤씨미디어의 콘텐츠는 현재 네이버, 다음 카카오, 리디북스 등 20여개 전자책 플랫폼과 교보문고, 영풍문고, YES24 등 100여개 서점에 공급되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 자회사이자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는 포도트리의 지분 투자를 받기도 했다.

    신 대표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차에 포도트리에서 먼저 관련 제안이 왔다”며 “뜻밖의 제안에 얼떨떨했지만, 업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고 말했다. 현재 포도트리가 보유한 주식은 74만2000여주로 공모 후 지분율은 18.4% 정도다.

    지난 2014년부터는 웹소설을 바탕으로 웹툰 콘텐츠를 만드는 노블코믹스(소설기반 웹툰) 사업도 시작했다. 디앤씨미디어의 전체 온라인 매출 110억원 중 웹소설이 96억원, 웹툰이 14억원 정도 비중을 차지한다. 신 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웹소설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부문으로 사업 확장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 높은 이직률 해결 위해 ‘성과급’ 도입…탄탄한 전략 통해 성장 도모

    디앤씨미디어에도 위기는 있었다. 신 대표는 본인을 비롯한 출판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높은 이직률’을 꼽았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찍이 ‘성과급 제도’를 도입했다. 그는 “직원들이 회사가 자신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동기부여가 되면서 좋은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노사간 ‘의리’가 바탕이 되면서 업무 분위기도 좋아졌다. 현재 디앤씨미디어에는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다. 자신이 맡은 일만 책임을 다해 한다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디앤씨미디어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업무 중이다./권유정 인턴기자
    디앤씨미디어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업무 중이다./권유정 인턴기자
    디앤씨미디어의 매출액은 2014년 91억원에서 2016년 189억원으로 증가하며 연평균성장률 44.2%를 기록했다. 2017년 1분기 매출은 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상승했다. 사업 개시 후(2002~2016년) 연 평균 매출 성장률은 41.3%에 이른다.

    디앤씨미디어는 최근 공모가를 2만원으로 확정지으며 총 201억원의 공모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유망 작가 발굴과 작가 관리체계 강화, 신규 콘텐츠 지속 출시 등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이라며 “더불어 웹소설 IP 기반 사업 확대에도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 진출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중국 시장에 진출해 텐센트동만(온라인만화 플랫폼) 등 6개 플랫폼에서 누적 조회수 7억뷰를 달성했다. 앞서 북미 지역과 일본에도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고, 하반기에는 동남아시아에도 웹툰 콘텐츠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외 태국, 유럽 등에도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 대표는 “웹소설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기술과 모바일 플랫폼이 발전하는 가운데 비전이 무궁한 시장”이라며 “급하게 가지 않고 전략과 계획을 통해 탄탄하게 성장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액면가: 500원

    ▲자본금: 15억원

    ▲주요주주: 신현호(46.65%), 이미자(21.89%), 포도트리(18.4%) 등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 96만6150주(23.95%)

    ▲주관사가 보는 투자 위험

    - 당사는 장르소설 콘텐츠를 전자책, 종이책의 형태로 웹플랫폼 및 전국의 서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전방시장인 웹소설시장의 성장 여부에 따라 당사의 영업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음. 웹소설 시장은 성장 초기단계로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되나 시장의 성장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함. 또 전체 출판시장의 성장은 정체돼 왔으며 이러한 성장정체가 지속될 경우 시장의 축소를 야기할 위험이 존재함.

    -당사의 주요 제품 중 전자책에 해당하는 웹소설은 현재 20여개의 플랫폼을 매출처로 확보하고 있으며 그 중 웹소설 1위업체인 카카오(포도트리)에 대한 매출 집중도가 높은 상황으로, 카카오의 성장에 따라 당사 또한 동반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됨. 그러나 향후 웹소설 산업 내에서의 카카오의 지위 약화, 투자 실패로 인한 손익 악화 등이 발생할 경우 당사의 사업 성과 및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당사가 영위하고 있는 장르소설 콘텐츠 관련 산업은 작가들의 진입 장벽이 낮고 다수의 콘텐츠가 양산되는 구조이므로 이러한 산업구조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회사 자체 편집 인력의 확보와 관리가 매우 중요함. 따라서 핵심 편집 인력의 이탈이 발생할 경우 매출 및 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이 존재함.

    -장르소설의 경우 일반문학과는 달리 구매 보다는 대여를 통한 소비라는 인식이 팽배했고 텍스트로 구성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불법복제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편임. 따라서 표절과 불법복제에 관한 위험이 존재하며 이러한 부분이 확대될 경우 당사 매출과 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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