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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국 공장 여름휴가 일주일 전면중단...진출 15년만에 처음

  •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 입력 : 2017.07.30 15:23 | 수정 : 2017.07.30 18:55

    베이징현대 1,2,3,4 공장 가동중단...과거 여름휴가 땐 교대근무
    상반기 판매 40%이상 감소로 재고 증가 따른 고육지책

    현대차 중국 공장 여름휴가 일주일 전면중단...진출 15년만에 처음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가동중인 4개 공장을 내주 일주일간 전면 가동중단한다. 여름휴가가 이유다. 하지만 현대차가 2002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여름휴가를 이유로 공장 가동을 멈춘 것은 처음이다.

    베이징현대는 베이징의 1,2,3공장과 허베이(河北)성 창저우(滄州)에 있는 4공장을 31일부터 일주일간 가동중단한다고 최근 현지 협력업체들에게 통지했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도 30일 이를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공장과 맞춰 여름휴가를 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베이징자동차와 합작으로 세운 베이징현대는 첫번째 공장을 세운 2002년 이후 여름휴가 기간에도 교대 근무를 하면서 공장을 돌려왔다고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전했다.

    현대차의 중국 공장 가동중단은 실적 부진으로 재고가 쌓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현대는 작년 10월 가동에 들어갔던 창저우공장을 라인 점검 등을 이유로 올 3월 말에 일주일 간 가동중단한 적이 있다.

    특히 현대차의 중국내 전기자동차 출시가 늦어지는 가운데 베이징시가 전기 택시 도입을 서두르고 있어 현대차가 장악해온 베이징 택시시장 수성(守城)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베이징현대는 이달 19일 충칭(重慶) 공장에서 생산 기념식을 열고 내달부터 연산 능력 30만대 규모의 공장 가동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실제 풀 가동에 이르는데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현대의 베이징 1,2 공장과 창저우 공장은 연산 능력이 각각 30만대이고 베이징 3공장의 경우 45만대에 달한다.

    ◆현대차 중국 실적 절벽은 사드탓 VS 자기탓?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중국 판매량은 43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6.7% 감소했다(경제관찰보). 베이징현대의 경우 30만1277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이 42.4%에 달했다. 둥펑웨다기아는 전년 대비 54.6% 줄어든 12만 9670대 판매에 그쳤다.

    베이징현대의 판매량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절벽식 실적 악화로 돌아선 것은 롯데가 2월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용 부지를 제공한 직후인 3월부터다. 베이징현대는 중국 승용시장신식연석회 기준으로 3월부터 중국 승용차 판매량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작년만 해도 6위를 차지했지만 ‘기타’로 분류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베이징현대의 중국 측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그룹의 회장이자 베이징현대 회장인 쉬허이(徐和誼)는 4월 상하이모터쇼에서 “정치와 경제, 시장 경쟁 환경이 복잡하게 얽힌 결과”라고 말했다. 반한(反韓) 정서가 베이징현대의 판매에 직격탄을 안겼다는 것이다.

    중국청년보 계열 주간지 청년참고는 26일자에 현대차의 중국 실적 악화를 사드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청년참고
    중국청년보 계열 주간지 청년참고는 26일자에 현대차의 중국 실적 악화를 사드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청년참고
    하지만 중국청년보 계열 주간지인 청년참고 최신호(26일자)는 사드가 한국계 자동차의 치부를 가리는 천이 되서는 안된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중국 토종 브랜드의 부상에도 현대차 쏘나타는 중국에서 준B급 승용차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중고차 가치가 낮은 것도 신차 구매를 주저하게 하고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승용차시장에서 판매된 승용차 브랜드 국가별 순위를 보면 독일(227만대) 일본(198만대) 미국(135만대) 한국(43만대) 프랑스(18만대)순으로 한국은 점유율이 3.83%에 머물렀다. 협회측은 일본 승용차의 판매량 증가속도가 비교적 빠른 반면 한국과 프랑스 승용차의 감소폭이 여전히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사드는 (현대차에 타격을 준)마지막 한 오라기의 지푸라기 일 뿐이라는 게 청년참고의 주장이다.청년참고는 현대 기아차가 자기 몸의 문제를 찾아내 해결하지 못하고 사드를 치부를 가리는 천으로 쓴다면 처할 운명이라며 ‘아방궁부(阿房宮賦)’의 한 대목을 인용했다.

    “6국을 멸한 것은 육국이지 진이 아니며, 진을 멸한 것도 진 자신이지 천하가 아니라네(滅六国者,六国也,非秦也:族秦者,秦也,非天下也)”

    ◆중국서 전기차 한발 늦은 현대차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로 꼽히는 게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40%이상을 차지할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한 SUV에서 우위를 놓친 것이다. 2013년만 해도 중국 SUV시장에서 창청(長城)자동차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베이징현대는 2015년부터 5위로 밀렸다. 중국 토종 창안(長安)자동차와 둥펑닛산, 상하이GM(제너럴모터스) 등에 SUV판매량을 추월당한 것이다.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창청의 절반에 못미치는 38만4542대의 SUV 판매에 그쳐 중국 SUV 시장 5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 2800만대 가운데 1.8%인 50만대를 차지한 전기차는 절대 판매량은 적지만 성장속도가 빨라 SUV에 이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6월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난 5만9000대에 달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19만5000대로 14.4% 증가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과열 거품 논란이 야기될만큼 전기차 투자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 경제관찰보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 6월말까지 중국에서 200개가 넘는 전기차 생산 프로젝트가 발표됐고 관련 투자금액만 1조 262억위안에 달했다. 이미 공개된 전기차 신규 생산능력 규모만 2124만대에 달한다.

    올상반기만 해도 50개가 넘는 전기차 프로젝트가 발표됐고, 이들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자금이 2700억위안, 생산능력은 570만대에 달한다. 계획대로라면 이들 전기차 프로젝트 대부분은 2020년이전에 생산을 시작하게 된다. 중국 당국이 정한 2020년 연간 전기차 생산판매 목표인 200만대의 10배가 넘는 생산능력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전기차 판매량 세계 1위를 기록했고, 덕분에 선전의 BYD는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에 올랐다. 작년말 기준 중국에 달리고 있는 전기차는 100만대를 넘어서 전세계 전기차 보유량의 절반에 달했다.

    지난해 베이징에 등록한 전기차 포함 신에너지자동차 모델은 72개로 올들어 7월까지 이미 52개 모델이 등록됐다. 현대차는 아직 전기차를 생산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의 인허가를 받지 못했다는 설도 나온다.

    하지만 지난 26일 현대차의 구자용 IR 담당 상무는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에 위에둥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2020년까지 5종을 추가 투입해 내년부터 시행될 신에너지차 의무생산제도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전기택시 교체 가속...현대차 합작파트너 전기차 독자행보

    베이징에서 택시의 전기차 교체가 빨라질 전망이어서 현대차의 전기차 진입시기가 늦춰질수록 시장 공략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3월 환경부가 발표한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성)와 주변지역 2017년 대기오염방지업무방안’은 올 9월말까지 베이징 택시를 모두 전기차로 바꾸도록 주문하고 있다.

    베이징의 택시는 6만7000여대에 달한다. 또 베이징 이외 다른 20여개 화북(華北)지역 도시는 올해말까지 전체 택시의 전기차 전환율을 절반으로 끌어올리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9월말까지 베이징 택시를 전기차로 모두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중국 당국이 전기차 시장 육성을 서두르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베이징현대는 중국에서 전기차를 아직 생산하지 않은 탓에 전기 택시 시장 선점 기회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현대차의 합작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가 독자적으로 전기차 생산에 나서고 있는 것도 베이징현대의 전기차 시장 공략 입지를 좁게 만든다.

    올들어 5월까지 베이징에서 팔린 전기차 등 신에너지자동차는 2만2000여대로 이 가운데 베이징자동차의 점유율이 40%로 가장 높았다.

    이 때문에 장화이(江淮)자동차와 작년에 전기차 합작법인을 출범시킨 독일 폭스바겐처럼 현대차도 전기차 생산을 계기로 새로운 합작파트너를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스바겐은 상하이자동차 및 이치자동차와 각각 합작법인을 운영중이지만 전기차는 안후이(安徽)성에 있는 장화이와 손을 잡았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6월 ‘자동차 투자프로젝트 관리 보완 의견’을 통해 외자계 자동차 회사를 상대로 2개사로 제한한 합작파트너수 규제를 전기차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예외적으로 인정한 폭스바겐의 전기차 합작 사례를 법적으로 공식 인정해주기로 한 것이다.

    중국은 독일 컨설팅업체 롤란드버거가 최근 발표한 ‘2017년 2분기 글로벌 전기차 발전지수’에서 처음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단순 판매량은 물론 전기차 산업의 종합경쟁력을 측정한 지수에서 중국이 1위에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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