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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현장답사] 셀트리온헬스케어 “직원 80%가 약 팔러 1년에 해외 255일 머물러"

  • 전준범 기자
  • 입력 : 2017.07.28 06:41 | 수정 : 2017.07.28 09:20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브라질 시장을 맡고 있는 노영석 과장은 2012년 5월 겪은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당시 노 과장은 직원 1명과 함께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6개월째 생활 중이었다. 어느날 노 과장 일행은 정부 미팅을 위해 택시로 이동하다가 강도 무리를 만났다. 강도들은 오토바이로 택시를 둘러싸고 권총으로 노 과장 일행을 위협한 다음 노트북과 휴대폰, 가방, 지갑 등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후 노 과장은 회사 지원을 받아 방탄차량을 구입했다.

    노 과장은 “브라질 시장을 뚫기 위해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고생하던 시절의 아찔한 경험담”이라며 “비록 치안이 불안해도 브라질은 2억명 이상의 잠재고객이 살고 있는, 우리 입장에선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시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3년 후인 2015년 4월 브라질 정부가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판매를 최초로 허가했을 때 모든 고생에 대한 보상을 한 번에 받은 것 같아 눈물이 펑펑 났다”고 덧붙였다.

    1년 내내 전세계 곳곳을 누비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임직원들은 노 과장처럼 저마다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한두개씩 가지고 있다. 직원의 80%가 1년 365일 가운데 70%(약 255일) 정도를 외국에서 보내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 회사 구성원 106명(현재는 128명)이 해외 출장 명목으로 움직인 거리는 약 1089만km. 지구 272바퀴를 돈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본사가 있는 인천 송도 셀트리온 사업장의 모습 / 셀트리온헬스케어 제공
    셀트리온헬스케어 본사가 있는 인천 송도 셀트리온 사업장의 모습 / 셀트리온헬스케어 제공
    글로벌 헬스케어 일류(Top-Tier)기업을 꿈꾸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28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회사 설립 18년 만의 일이다. 증시 상장을 준비하는 임직원들의 표정을 엿보기 위해 지난 21일 인천 송도에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 본사를 찾았다.

    김만훈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는 “셀트리온이 불모지나 다름없던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개척했고, 우리는 그들의 제품을 전세계 곳곳에 알리는 첨병(尖兵)으로서 쉼없이 달려왔다”며 “상장과 동시에 코스닥 시가총액 2위(4조~5조원) 기업이 되는 만큼 투명 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식품 수입업체에서 램시마 독점 판매 회사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시작은 지난 1999년 12월 서정진 현 셀트리온 회장이 세운 넥솔이라는 경영컨설팅 업체다. 당시 서 회장은 해체된 대우그룹에서 나와 넥솔을 설립하고, 경영컨설팅뿐 아니라 식품 수입·장례업 등 다양한 사업에 손을 댔다.

    이런저런 일을 하며 유망한 사업 아이템을 찾던 서 회장은 2002년 2월 미국 제넨텍의 바이오 자회사인 벡스젠과 기술제휴를 맺고 셀트리온(068270)을 차렸다. 회사 설립 초반에는 벡스젠의 전문 분야인 에이즈 백신 개발에 집중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그때 벡스젠으로부터 전수받은 기술과 생산시설이 지금의 셀트리온을 만든 밑거름이 됐다. 이후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제품과 동등한 약효·안전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가격은 더 저렴해 경제성이 뛰어나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셀트리온 제공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의 첫 번째 도전작은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였다. 램시마의 오리지널 제품은 존슨앤드존슨(J&J)이 개발한 ‘레미케이드’다. 레미케이드는 미국 시장 규모만 2016년 기준 48억달러(약 5조3520억원)에 이르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넥솔은 2008년 8월 셀트리온과 판매권부여기본계약(MDA)을 체결했다. MDA의 주요 내용은 셀트리온에서 개발하는 모든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글로벌 유통·판매 독점 권한을 넥솔이 갖는다는 것이다. 넥솔은 2009년 4월 회사 이름을 지금의 셀트리온헬스케어로 변경했다.

    김만훈 대표는 “바이오시밀러의 개념이 생소하던 시절인데, 그걸 만들겠다고 나선 회사(셀트리온)까지 생소하다보니 그 누구도 투자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며 “별 수 없이 위험 부담을 우리가 지기로 하고, 그 대신 판매 독점권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8000개 임상 데이터로 외국 정부·병원 설득…115개국 진출

    셀트리온이 램시마를 개발하는 동안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온 이름 모를 회사가 미국·일본·유럽 보건당국과 병원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 방법은 두 가지뿐이었다. 제품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임상 데이터를 내미는 동시에 인간적인 신뢰를 쌓는 것이다.

    김 대표는 “램시마를 비롯해 셀트리온에서 개발한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제품과 모든 면에서 동등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임상 데이터가 8000건 이상 축적돼 있고, 환자 데이터도 10만건이 넘는다”며 “처음에 반신반의하던 이들도 데이터를 살펴본 후에는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2월 글로벌 파트너사 고위 관계자들을 프랑스 파리로 초청해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 셀트리온헬스케어 제공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2월 글로벌 파트너사 고위 관계자들을 프랑스 파리로 초청해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 셀트리온헬스케어 제공
    인간적인 면모를 선보여 신뢰를 쌓는 건 해외 각국으로 파견된 임직원들의 몫이었다. 2010년 멕시코 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로 날아간 이희두 과장은 “당시 멕시코는 한국과 교역이 활발하긴 했으나 대부분 대기업 중심이었고, 바이오의약품 쪽에서의 거래는 전무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그런 상황에서 이름도 생소한 한국 기업 직원이 불쑥 찾아와 바이오시밀러를 팔겠다고 하니, 처음에는 분명 속으로 나를 사기꾼 취급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하루도 쉬지 않고 찾아가 임상 데이터를 보여주고 램시마의 특성을 설명하니 그들도 서서히 빗장을 풀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멕시코 의약품허가기관(COFEPRIS)과 입찰기관(IMSS·ISSSTE), 주요 병원 관계자들은 항상 검정색 선글라스에 검은 정장을 입고 나타나는 이 과장에게 ‘맨인블랙(Man in Black)’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인간적인 관계가 형성되자 일이 더 수월하게 풀렸다.

    멕시코 정부는 2014년 11월 램시마 판매를 허가했다. 이 과장이 멕시코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지 5년 만에 이룬 성과였다. 그리고 올해 4월에는 램시마가 한국 제품 가운데 처음으로 멕시코 정부 입찰에 참여해 낙찰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직원들의 이 같은 노력이 쌓여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7년 7월 현재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사를 34개까지 늘렸다. 화이자·테바·먼디파마와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손을 잡았다. 제품 유통 국가(지역)는 115개국에 이른다. 주력 제품 램시마의 경우 2012년 한국을 시작으로 유럽·일본·캐나다·미국 등의 국가에서 차례로 정부 승인을 따냈다.

    7월 21일 인천 송도에서 만난 김만훈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가 코스닥 상장 이후의 사업추진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셀트리온헬스케어 제공
    7월 21일 인천 송도에서 만난 김만훈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가 코스닥 상장 이후의 사업추진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셀트리온헬스케어 제공
    김 대표는 “현재 램시마는 영국·프랑스와 북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매 분기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며 “세계 최대 시장 미국에서도 지난해 12월부터 화이자를 통해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기 때문에 향후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 “해외 직판 시스템 구축 고민 중”…트룩시마·허쥬마 등도 기대감 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뒤 공모자금을 연구개발(R&D), 라이선스인(기술도입)을 통한 제품군 확대, 해외 판매 네트워크 강화, 재무구조 개선 등에 사용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이중 판매 네트워크 강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귀띔했다. 그간 부지런히 판매망을 개척해왔지만,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고 경쟁업체도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인구 고령화로 각국의 보건의료 재정 부담이 커질수록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바이오시밀러가 각광을 받게 된다는 점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마음을 바쁘게 하는 요인이다. 비즈니스 컨설팅 기업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2016~2026년 전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연평균 34%씩 성장해 801억달러(약 91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는 “신흥국 시장에 직판(직접 판매) 시스템을 구축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셀트리온과 함께 향후 3~5년 내에 특허가 풀리는 블록버스터급 오리지널 제품의 바이오시밀러 개발도 전략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 셀트리온 제공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램시마뿐 아니라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 등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을 전세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트룩시마의 경우 올해 4월 유럽 시장에 출시됐고, 허쥬마는 유럽·미국 등에서 판매에 필요한 심사를 받고 있다.

    임상 3상 단계에 있는 ‘램시마 SC(피하주사) 제형’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이한기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는 “램시마 SC 제형은 정맥주사 제형인 기존 램시마를 개선한 바이오베터(기존 바이오의약품의 효능을 개선한 신약)로, 자가투여가 가능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699억5000만원의 매출액과 106억5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32.4%, 영업이익은 1751% 증가한 것이다.

    김 대표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바이오의약품 마케팅·판매에 관한 폭넓은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문가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코스닥 시장 상장을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상위 사업자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송도 사업장의 내부 풍경 / 김연지 인턴기자
    셀트리온 송도 사업장의 내부 풍경 / 김연지 인턴기자

    ▲액면가: 1000원

    ▲자본금: 1120억8400만원(2017년 1분기 기준)

    ▲주요주주: 서정진 및 특수관계인(37%), 원 에쿼티 파트너스(19%), 테마섹(13%)

    ▲주관사(미래에셋대우)가 보는 투자 위험

    -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개발 중이거나 개발 예정인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독점적 판매 권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셀트리온과 상호 의존적인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음. 셀트리온헬스케어 고유의 사업 위험뿐 아니라 셀트리온이 마주하고 있는 사업 위험도 일정부분 공유할 수밖에 없음.

    -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매하는 제품은 오리지널 제품뿐 아니라 기타 기존 치료제와도 상당한 경쟁 관계에 있음. 향후 이용 가능한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품과도 비슷한 경쟁이 예상됨. 경쟁이 심화되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매·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 또는 제품 후보물질의 경쟁력이나 유용성이 급격히 상실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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