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클릭' 폭주… 첫날 14만계좌 넘었다

입력 2017.07.28 03:01

[2호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카톡으로 송금, 1분만에 대출
은행·편의점 ATM서 무료 출금, 마이너스통장 1억5000만원까지
접속 몰려 오전 한때 먹통… 은산분리 등 규제 족쇄는 여전

'회원 가입 후 계좌 개설까지 7분' '1분 만에 300만원 비상금 대출'….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 2호인 '카카오뱅크'가 27일 출범했다. 1호는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Kbank)'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지점 없이 인터넷으로만 거래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 5000만원까지 원리금이 보호되는 등 기본적인 부분은 일반 은행과 같다. 카카오뱅크 주주는 한국투자금융지주(58%), 카카오(10%), 국민은행(10%) 등이다. 주요 서비스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해서 카카오뱅크란 이름이 붙었다.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행사에서 이용우(왼쪽),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카카오뱅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행사에서 이용우(왼쪽),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카카오뱅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카카오뱅크의 첫날은 뜨거웠다. 이날 서울 한강 '세빛섬'에서 열린 출범식엔 이진복 국회 정무위원장 등 여야 의원 4명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해 축사하는 데만 30분이 걸렸다. 첫날 영업은 오전 7시 시작했는데 오후 5시까지 14만4000명이 계좌를 개설했고 28만명이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 받았다. 케이뱅크 영업 첫날 계좌 개설 건수는 2만건 정도였다. 첫날 카카오뱅크의 대출은 141억원, 예·적금 등 수신은 360억원을 넘어섰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사람이 몰리면서 오전 한때 시스템이 마비돼 계좌 개설이 되지 않는 등 서비스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가입 후 계좌 개설까지 7분

카카오뱅크에 가입하려면 본인 스마트폰에 카카오뱅크 앱을 설치해야 한다. 앱을 실행한 후 카카오톡 계정이나 스마트폰 인증 문자 등을 통해 본인임을 확인해 회원 가입을 완료한다.

약관에 동의하고 개인정보를 몇 건 입력한 후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촬영해 본인 여부를 다시 확인한다. 이후 내가 지금 갖고 있는 다른 은행 계좌를 입력하면, 카카오뱅크가 이 계좌로 '1원'을 입금한다. 이때 카카오뱅크가 암호 성격의 입금자 이름 4글자를 보내준다. '포장마차' '책상의자'처럼 본인 계좌에 찍힌 4글자를 확인해서 앱에 입력하면 계좌 개설이 완료된다. 이렇게 걸리는 시간이 평균 7분이란 게 카카오뱅크 설명이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출범식에서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봤는데 3분여 만에 완료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편의성과 낮은 수수료가 무기

카카오뱅크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5가지다. 예금, 신용대출, 국내외 송금, 체크카드 사용, ATM(자동입출금기) 출금이다. 시중은행의 기존 스마트뱅킹에서 대부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지만, 편의성과 수수료 측면에 차별성이 있다.

카카오뱅크 첫날 가입 수 그래프

국내외 송금이 눈에 띈다.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서 받는 사람을 선택해 금액과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계좌이체가 완료된다.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된다. 송금 수수료는 모두 무료다. 해외 송금의 경우 수수료가 시중은행 대비 최고 1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예금이자는 최고 연 2.2% 수준으로 1%대 중반인 시중은행보다 높다.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할인과 캐시백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전국 11만4000개 ATM에서 수수료 없이 출금할 수 있다. 다른 시중은행은 물론 편의점 등에 설치된 기기에서도 무료 출금이 가능하다. 윤호영 공동대표는 "일단 기본적인 서비스로 시장 신뢰를 받고 나서 다른 서비스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대출도 낮은 금리와 스피드로 승부한다. 상품은 3가지다. '비상금 대출'은 만 19세 이상 신용등급 1~8등급이 대상이다. 50만~300만원 한도로 돈을 꺼내 쓸 수 있다. 금리는 최저 연 3.35%다. 신청하는 데 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우량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너스 통장 대출'과 직장인 이외의 다른 직업군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은 각각 1억5000만원까지 최저 연 2.86% 금리로 빌려준다.

은산분리 등 해결 과제 아직 남아

K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도 성공적으로 ‘이륙’한 듯 보이지만 이 은행들의 장기적인 성장엔 걸림돌이 많다. 가장 큰 장애는 국회에서 발목이 잡힌 ‘은산분리(기업의 은행 소유 금지)’ 문제다. 은산 분리는 금융회사가 아닌 기업이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의결권은 4% 안에서만 행사할 수 있게 한 규제다. 대기업이 은행을 사(私)금고처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KT,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가 각각 설립을 주도했지만 지분을 10%씩만 보유하고 있다.

대출이 늘어나면 BIS 비율(최소 8% 이상 유지 필요)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데, 현행 은산분리 규제하에선 KT나 카카오가 지분을 늘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케이뱅크는 직장인 신용대출(‘직장인K’)이 예상보다 빨리 불어나자 이달부터 잠정 중단했다.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대출 등 위험자산으로 나누어 산정하기 때문에 대출이 늘어날 경우 자기자본을 그만큼 늘리지 않으면 BIS 비율이 하락한다.

공인인증서를 여전히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금융 소비자 입장에선 불편한 일이다. 카카오뱅크는 계좌 개설이나 송금 등 대부분의 서비스를 공인인증서 없이 이용하도록 했지만 대출을 받을 때는 국민연금·건강보험 자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다른 은행 공인인증서를 가져다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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