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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터뷰] 나카노·최종웅 "에너지 데이터로 日 전력 자유화 시장 선점하라"

  • 도쿄=이다비 기자
  • 입력 : 2017.07.27 10:12 | 수정 : 2017.07.27 16:41

    일본 소프트뱅크가 일본 전력 소매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의 에너지 빅데이터 업체인 인코어드테크놀로지스(이하 인코어드)와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지난 19일 소프트뱅크 도쿄 본사에서 ‘인코어드재팬’ 합작회사 설립 협약식을 갖고 다음 달 1일부터 인코어드재팬을 설립·운영하기로 했다.

    인코어드재팬 지분은 소프트뱅크가 지분의 50.1%를, 인코어드가 49.9%를 소유한다. 소프트뱅크는 미국에 있는 인코어드 본사에도 일정 부분 투자해 주주로서 참여한다.

    이날 협약식에는 미야우치 켄(宮內謙) 소프트뱅크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나카노 아키히코 인코어드재팬 대표이사 겸 최고경영자(CEO), 최종웅 인코어드 창업자 겸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인코어드재팬 합작회사 설립 협약 행사에서 소프트뱅크 측과 인코어드 측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미야우치 켄 소프트뱅크 사장 겸 CEO(왼쪽 앞에서 첫째 줄)와 나카노 아키히코 인코어드재팬 사장(왼쪽 앞에서 세번째 줄),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오른쪽 앞에서 첫째 줄), 공희준 인코어드 일본 법인장(오른쪽 앞에서 두번째줄). / 도쿄=이다비 기자
    인코어드재팬 합작회사 설립 협약 행사에서 소프트뱅크 측과 인코어드 측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미야우치 켄 소프트뱅크 사장 겸 CEO(왼쪽 앞에서 첫째 줄)와 나카노 아키히코 인코어드재팬 사장(왼쪽 앞에서 세번째 줄),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오른쪽 앞에서 첫째 줄), 공희준 인코어드 일본 법인장(오른쪽 앞에서 두번째줄). / 도쿄=이다비 기자
    인코어드는 에너지 빅데이터 서비스 ‘에너톡’을 개발한 회사다. 에너톡은 1초 단위로 가정의 전기 사용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량과 예상 전기 요금, 누진세 등급을 알려준다. 인코어드는 에너톡으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약 10만 가구의 에너지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인코어드재팬 설립은 소프트뱅크가 전력 시장 자유화가 된 일본에서 전기 소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지난해 4월부터 10대 전력업체가 전국을 지역별로 나눠 독점하도록 하는 제도를 폐지하고, 일반 가정도 전력 공급업자를 선택할 수 있한 ‘전력 시장 자유화’ 정책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도 전력 자회사를 설립, 소매 사업에 뛰어들어 가정용 친환경 전기를 판매하고 있다.

    인코어드재팬은 앞으로 이용자의 에너지 생활 패턴을 분석·예측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에너지 데이터를 모아 가전제품 에너지 효율 진단 및 절전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까지 공급 중심이었던 전력 서비스를 수요 중심으로 재편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인코어드재팬은 에너지 빅데이터 시장을 개척, 3년 내 흑자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왼쪽)와 나카노 아키히코 인코어드재팬 사장이 인코어드 ‘에너톡’ 제품을 들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도쿄=이다비 기자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왼쪽)와 나카노 아키히코 인코어드재팬 사장이 인코어드 ‘에너톡’ 제품을 들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도쿄=이다비 기자
    나카노 아키히코 인코어드재팬 사장은 “현재 일본내 에너지 빅데이터 관련 시장은 형성돼 있지 않아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라며 “인코어드의 기술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규제와 법률 등 일본 시장에 특화한 ‘현지화(localization)’ 서비스를 선보여 시장을 확대,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는 “에너지 산업이 공급 중심에서 수요 중심으로 이동하는 만큼, 에너지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부가가치가 높지만, 현재는 소비자 ‘사각 지대'에 있는 에너지 데이터 시장을 소프트뱅크와 함께 키우겠다”고 말했다.

    조선비즈는 21일 일본 도쿄 프린스파크타워 호텔에서 나카노 아키히코 인코어드재팬 사장과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와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프트뱅크가 인코어드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게 된 이유는.

    나카노 아키히코 인코어드재팬 사장(이하 나카노)= “에너지 산업은 지금까지 공급 중심에서 앞으로 수요 중심으로 갈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인터넷 발전이다. 인코어드는 새로운 에너지 시대에 주요한 기술(에너지 빅데이터 기술)을 갖고 있다.”

    ―인코어드재팬 설립 후 제일 먼저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가.

    나카노= “인코어드는 클라우드 플랫폼, 데이터 분석과 디자인 등에 관한 광범위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시장을 대상으로 하려면 애플리케이션(앱) 디자인을 넘어 정확한 서비스와 규제, 법률을 아우르는 ‘현지화(localization)’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코어드재팬은 인코어드 기술의 현지화 작업을 제일 먼저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의 내용을 정확히 알고 싶다. 인코어드재팬에 몇 명이 근무하게 되며, 자본금 규모는 어떻게 되나.

    나카노= “인코어드재팬에는 기존 인코어드 일본 법인 직원과 소프트뱅크 직원을 포함해 총 30명 이상이 근무하게 된다. 초기 자본금 규모는 일본 기준 대기업 수준이다.”

    (일본에서는 대기업을 ‘중소기업을 초과하는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제조업, 서비스업, 소매업의 경우 자본금액 또는 출자 총액이 각각 3억엔, 5000만엔, 5000만엔을 넘어서는 기업을 대기업으로 간주한다.)

    ―인코어드재팬의 수익 모델은. 언제부터 수익을 올릴 수 있나.

    나카노= “우리의 수익모델은 ‘B2B2C(기업과 기업과의 거래, 기업과 소비자와의 거래를 결합한 형태의 전자상거래)’다. 인코어드재팬은 사업 파트너에게 인코어드재팬이 가진 기기와 플랫폼을 제공하고, 파트너가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코어드재팬은 파트너로부터 기기와 플랫폼 이용료를 받을 예정이다. 현재 인코어드재팬의 사업 전략부터 새롭게 세우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언제부터 수익을 올릴지는 말하기 어렵다. 3년 이내에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야우치 켄 소프트뱅크 사장이 에너지 인터넷 비전을 제시하며 인코어드 투자를 결정했다고 했다. 에너지 인터넷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인가.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이하 최)= “에너지 인터넷 사업은 그간 제대로 수집되지 않은 전력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이용해 전력 효율과 절약 등 서비스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을 말한다. 에너지 데이터는 전기 계량기의 사각지대를 뜻하는 ‘비하인드 더 미터(behind the meter)’ 상태에 머물러 있다. 에너지 데이터를 이용해 에너지 인터넷 사업을 펼치는 것이다.

    가령 에너지 데이터를 분석하면 사용자가 어떤 장르의 TV 채널을 시청하고 있는 지도 알 수 있다. TV는 RGB(빨강, 초록, 파랑) 색상을 조합해 TV 화면에서 색을 구현하는데 이 과정에서 백라이트가 필요하다. 백라이트는 전력 소모를 일으킨다. 사용자가 교육방송 프로그램을 볼 때는 칠판 때문에 주로 초록색이 사용되고 화면의 움직임도 심하지 않아 TV 전력소모량이 적은 반면, 액션 프로그램을 볼 때는 화면 전환이 빠르고 색상 변화가 많아 TV 전력소모량이 높다.”

    ―소프트뱅크는 ‘사물인터넷(IoT) 시대 초지능’ 비전을 제시했다. 이 비전과 인코어드재팬은 어떻게 연결되나.

    나카노= “인코어드재팬은 ‘하나의 인터넷을 이용해 전 세계 사람과 사물을 모두 연결하겠다’는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의 거대한 비전을 달성하는 하나의 ‘부분’이다. 인코어드재팬 외에 소프트뱅크의 부분들은 서로 협력한다. 가령 인코어드재팬 기기에는 ARM이 설계한 제품이 쓰인다. 인코어드재팬 사업이 확대되면 소프트뱅크가 추진하는 ARM 사업과도 상호보완되는 식이다.”

    ―인코어드와 소프트뱅크가 만나게 된 계기는. 인코어드가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이끌어 낸 비결은 무엇인가.

    최= “원래 여러 일본 기업이 인코어드와 협력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다가 지난해 8월에 소프트뱅크가 인코어드에 먼저 같이 사업을 펼치자고 연락이 왔다. 우리가 먼저 소프트뱅크를 찾아간 것이 아니다(웃음). 인코어드 기술이 소프트뱅크가 손정의 회장이 추진하는 데이터 비전과 딱 맞아떨어졌다. 이후 미야우치 켄 사장이 직접 인코어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그래서 급진전될 수 있었다.

    오늘(21일) 소프트뱅크 월드 2017 행사 세션에서 에너지 데이터에 관한 강연을 했는데, 강연에 소프트뱅크 이전에 접촉했던 일본 전력 회사 관계자들이 많이 참석했더라ㅂ.”

    ―이번 합작회사 설립으로 동종업계 반응은 어떤가.

    나카노= “현재 우리가 펼치려고 하는 인코어드재팬 서비스는 일본에서 경쟁자가 없다. 서비스와 시장도 이제부터 만들어나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경쟁자에 관심이 없다. 인코어드재팬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어떻게 시장과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느냐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 “한국에도 경쟁자가 없다. 그러나 일본과 다른 점이 있다. 일본 대기업은 벤처기업이 만든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협력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지만 한국은 대기업이 벤처기업 아이디어를 베끼는 일이 많다. 지식재산권이 강하게 유지됐으면 한다.”

    ―인코어드는 그간 여러 군데서 투자를 받았다. 이번 소프트뱅크 투자 및 합작회사 설립이 다른 투자와 다른 점이 있나. 이번 투자로 앞으로 인코어드 사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

    최= “지금까지 투자들은 대부분 재무적 투자였다. 돈을 넣고 돈을 나중에 회수해가는 투자인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전략적 투자다. 사업을 같이하고 시장을 함께 키운다는 의미다. 인코어드는 인코어드재팬 경영에 직접 간섭을 하진 않지만 경영에 참여한다.”

    ―한국에서는 탈원전·탈핵 논란이 뜨겁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최= “한국은 에너지 데이터 수집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탈원전과 탈핵 논란이 정확한 에너지 데이터를 근거로 하지 않고 이뤄진다는 점이 염려스럽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전력회사가 공격적으로 에너지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책적인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의사결정에 도움을 줘야 한다. 일본은 전력 시장 자유화 이후 여러 전력회사가 서로 경쟁하면서 자신들만의 에너지 데이터를 다양하게 수집하고 있다. 물론 일본도 아직 에너지 데이터를 일반인에게 공개하진 않지만, 앞으로 미국처럼 에너지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도 이런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한국, 일본 등지에서 에너지 인터넷 시대의 비전을 이루려면 무엇이 선행돼야 하나.

    최= “한국에서는 에너지 데이터 관련 인식이 정착돼 있지 않다. 정부나 전력회사들은 에너지 데이터에 대한 중요성을 최근에 깨닫고 있다. 에너지 인터넷 시대의 비전을 위해서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이번 소프트뱅크 합작회사 설립이 에너지 데이터 인식을 제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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