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사회

[법조 업&다운](83) 로고스, 영종자이 조합 상대 대여금소송서 GS건설 구원투수로 나서 승소

  • 정준영 기자
  • 입력 : 2017.07.26 13:56

    대여금 채권을 두고 벌어진 200억원대 법정 공방에서 법무법인 로고스가 GS건설의 상고심 대리인으로 나서 기존 판례까지 바꿔가며 하급심 패소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양승태 대법원장)는 GS건설이 운남지구토지구획정리사업조합(이하 조합)을 상대로 낸 대여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승소 취지로 지난달 22일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조합은 영종자이 신축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해 시행사 C사로부터 2007년 12월과 2008년 12월 두 차례에 걸쳐 총 220억원을 빌리면서 운남지구 일대 토지를 담보로 한국토지신탁과 담보신탁계약을 맺었다.

    조합은 토지 운용으로 거둔 수익을 우선 챙길 수 있는 권리인 우선수익권을 C사에 줬고, C사는 다시 시공사 GS건설에 치를 공사대금을 위해 우선수익권을 담보(질권)로 잡혔다.

    하지만 조합은 2010년 부도가 났고 C사의 채권자가 조합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을 권리(금전채권)를 압류했다. 이에 GS건설은 C사를 대신해 조합을 상대로 220억원을 갚으라며 2012년 소송을 냈다.

    하급심은 일진일퇴였다. 조합은 개인 변호사를 선임한 1심에서 완패한 뒤 2심에서 법무법인 서정을 선임해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재판은 금전채권이 타인에게 넘어간 뒤에도 돈을 빌려준 채권자가 우선수익권을 그대로 갖는지가 쟁점이 됐다.

    ◆ 2심서 역전승 거둔 서정, 대법원 판례 변경에 고배

    조합은 2심에서 역전승을 일군 서정을 그대로 선임해 대법원 재판에 임했다. 서정은 판사 출신인 이흥복(71·사법연수원3기) 대표변호사와 송정훈(62·사법연수원10기) 변호사 등 5명의 변호사가 나섰다. 이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장, 대전고등법원장, 특허법원장 등을 지낸 뒤 2006년 법복을 벗고 서정 공동대표로 합류했다. 송 변호사도 서울지법(현 서울중앙지법) 부장을 지냈다.



    법무법인 서정의 이흥복 대표변호사(왼쪽), 송정훈 변호사/서정 홈페이지 캡처
    법무법인 서정의 이흥복 대표변호사(왼쪽), 송정훈 변호사/서정 홈페이지 캡처
    서정은 조합이 자금 조달 과정에서 작성한 합의서 등을 검토하더라도 대여금채권 관련 GS건설과 C사가 불가분적 채권(나누어서 처분할 수 없는 채권)을 약속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서정은 “합의서에 담긴 ‘GS건설과 C사에 담보물건(토지)를 매각해 대여금을 갚는다’는 문구는 GS건설이 C사를 대신해 신탁회사에 토지 매각을 요청할 권한을 부여한 것일 뿐, 직접 공사대금 몫의 매각대금을 챙길 권한까지 준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시행사가 입금한 분양수입을 GS건설에 실제 공사대금 명목으로 지급하지 않는 이상 법률상 해당 자금이 GS건설의 것이라 볼 수 없고, 대여금이 인출순위 1순위인 사업추진비라면 공사대금채권은 인출순위 3순위”라고 덧붙였다. 시행사가 시공사에 담보를 제공하고, 조합이 협조해야할 의무를 정한 약속에 불과했을 뿐 종국에는 분양수입금이 공사대금을 메우는 데 쓰이게 될 것이라 하더라도 조합과 GS건설 사이에 직접적인 채권채무관계는 없다는 의미다.

    GS건설은 조합과 사이에 직접적인 채권채무관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공사대금채권을 근거로 시행사를 대신해 대여금을 돌려받을 권리, 조합이 담보를 훼손했으니 손해를 물어낼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정은 “기존 대법원 판례상 설령 타인에게 넘길 수 없다고 정해 둔 채권이라도 압류로 이를 넘겨받은 채권자의 권리는 유효하므로 GS건설이 시행사를 대신해 행사할 권리가 없고, 담보제공의무가 사라진 이상 책임질 손해도 없다”고 반박했다.

    2심 재판부는 조합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1심과 달리 원고 패소판결했으나, 대법원은 결론을 달리했다.

    ◆ 로고스, 구원투수로 나서 신탁계약 권리자 보호 강화되도록 대법원 판결 이끌어

    1·2심에서 법무법인 충정을 선임했던 GS건설은 상고심에서 대리인을 교체해 법무법인 로고스를 구원투수로 세웠다. 로고스는 재개발·재건축, 행정사건을 주로 수행해 온 전성수(57·연수원16기) 변호사, 전용희(40·연수원35기) 변호사를 투입했다. 전성수 변호사는 광주지법·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등을 지낸 판사 출신이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전성수(왼쪽), 전용희 변호사/로고스 홈페이지 캡처
    법무법인 로고스의 전성수(왼쪽), 전용희 변호사/로고스 홈페이지 캡처
    로고스는 원심이 인정하지 않은 우선수익권에 대한 담보가 침해됐음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우선수익권은 금전채권과는 독립한 신탁계약상의 별개 권리로 금전채권이 따로 제3자에게 넘어간다거나, 금전채권과 우선수익권의 권리자가 서로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소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로고스는 “담보신탁계약 특약이나 합의서 등을 살펴보면 GS건설이 대여금채권의 귀속 주체와 상관없이 우선수익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약정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조합이 시행사인 C사가 우선수익권에 대해 GS건설을 1순위 질권자로 하는 담보설정에 동의한 것도 강조했다.

    대법원도 “대여금채권이 시행사의 채권자에게 넘어갔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담보신탁계약에 따른 시행사의 우선수익권이 대여금채권을 따로 채권자에게 넘어갔다고 볼 수 없고, 시행사의 우선수익권이나 이를 목적으로 한 GS건설의 권리질권이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며 GS건설 측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또 “조합이 담보신탁계약 대상인 부동산을 임의로 판 뒤 매각대금을 약정계좌에 넣지 않아도 GS건설의 담보권이 침해되지 않았다는 원심 판단은 담보신탁계약에 따른 법률관계나, 대여금채권이 제3자에게 넘어갔을 때의 효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담보 목적물인 금전채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 경우 우선수익권이 소멸한다는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라면서 “권리자 보호 강화로 신탁계약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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