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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속 두 한상의 동행...이마트가 철수하는 中 유통시장 개척 가속

  •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 입력 : 2017.07.25 04:00

    중국에서 창업 180개 화장품 매장 카라카라,50여개 패션 매장 가로수 협업
    “‘가성비로 중산층 공략’ 중국 비즈니스 전략 통해요”...新성공스토리 쓸지 주목


    중국에서 창업한 화장품 유통업체 카라카라 이춘우 대표(왼쪽)와 패션유통업체 가로수의 이승진 대표가 베이징의 카라카라 매장 앞에서 중국 시장을 함께 공략하자고 다짐하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중국에서 창업한 화장품 유통업체 카라카라 이춘우 대표(왼쪽)와 패션유통업체 가로수의 이승진 대표가 베이징의 카라카라 매장 앞에서 중국 시장을 함께 공략하자고 다짐하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가성비(價性比)로 중산층을 공략하자는 중국 비즈니스 전략이 똑같아요.”

    중국에서 창업한 한국계 유통업체 카라카라의 이춘우(55) 대표와 가로수 이승진 대표(47)가 현지 유통시장을 함께 공략하기로 하면서 내놓은 이유다.

    2006년 베이징에서 중국에 생소하던 화장품 로드숍으로 창업한지 10여년만에 180여개 화장품 매장을 운영중인 카라카라는 가로수와 중국 유통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로 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상하이 등 화둥(華東)지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13년 상하이에서 창업한 지 4년여만에 50여개 패션 매장을 경영하며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을 올릴만큼 급성장하고 있는 가로수는 화장품 라인업을 갖추면서 중국에서의 ‘패션 에코시스템’ 구축에 한발 다가서게 된다.

    하지만 표면적인 제휴 효과보다 더 기대되는 건 두 회사를 중국에서 자리잡게 만든 중산층 공략과 가성비로 승부하는 공통적인 전략을 기반으로 한 시너지 효과다. 고객을 공동으로 관리하며 서로의 상품 구매시 혜택을 주는 공동 마케팅도 펼칠 계획이다.

    이춘우 대표는 “비싼 제품 좋게 만드는 것에 집중해온 게 과거 외자기업 대부분의 중국 시장 공략 전략이었다”며 “좋은 제품 싸게 공급하는 게 당연한 얘기로 들리지만 중국처럼 중산층의 구매력이 커지는 시장일수록 주효한 전략이다”고 강조했다.

    6월 지인의 소개로 만난 두 한상(韓商)이 7월초부터 상하이를 시작으로 같은 지역에 매장을 함께 내는 협업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엔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의 교집합이 컸기 때문이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한국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 등이 겹쳐 이마트가 철수하기로 할만큼 한국 유통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중국 유통시장에서 현지에서 창업한 두 한상의 협업(協業)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중국 속 두 한상의 동행...이마트가 철수하는 中 유통시장 개척 가속

    중국 속 두 한상의 동행...이마트가 철수하는 中 유통시장 개척 가속
    상하이에 본사를 둔 가로수의 이승진 대표가 최근 베이징으로 출장을 와 이춘우 대표와 함께 카라카라의 허핑리(和平里) 매장을 둘러봤다. 두 한상의 현장 점검을 동행하면서 중국 비즈니스 성공 비결과 향후 전략을 들었다.

    “우선 카라카라의 가맹점 형식으로 매장을 내 가로수의 패션매장과 함께 운영할 생각입니다. ”(이승진 대표) 두 회사는 향후 합작형식의 공동 매장 개설도 검토하기로 했다. 가로수는 이달 6일 패션매장이 있는 상하이 의류도매시장으로 유명한 치푸루(七浦路)에 카라카라 매장을 열었다.

    치푸루는 상하이 최고의 관광지 와이탄(外灘)에 인접한 상권으로 10여개 시장에 6500여개 점포가 입점한 것으로 추정된다. SK네트웍스에서 패션사업부 상하이 주재원을 지내는 등 패션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이승진 대표가 2013년 창업해 한국 의류 전문 매장 가로수를 처음 연 곳이 치푸루다.

    두 회사는 모두 최근까지 내실을 다지는 단계를 거쳤다. 청더(承德)등 지방의 중소도시 위주로 60여개 도시에서 매장을 낸 카라카라는 창업 이후 투자한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모두 매입했다. “왜 비싸게 팔지 않느냐, 매장을 더 빨리 늘리면 좋겠다”는 식의 주주들의 주문만 듣다보면 고객을 위한 회사를 만들기 힘들다고 판단해서다.

    창업 3년만인 지난해 매출 200억원을 기록한 가로수는 2015년 가맹점 40개를 포함 70여개의 매장을 하얼빈 쑤저우 난징 창사 등 20여개도시에 운영했지만 지난해 가맹점을 모두 정리하고 직영점 규모를 키우는 전략으로 돌아섰다. 직영점 가운데 30여곳은 면적이 300평방미터 이상인 대형매장이다.

    가로수가 중국 난징시  핵심상권의 쇼핑몰 1~4층을 통째로 임대해 한국 패션몰로 꾸몄다. /가로수
    가로수가 중국 난징시 핵심상권의 쇼핑몰 1~4층을 통째로 임대해 한국 패션몰로 꾸몄다. /가로수
    2014년말 난징(南京)시 핵심상권인 신제커우(新街口)에 있는 요우이광창(友誼廣場)이라는 9층 쇼핑몰의 1~4층을 거의 통째로 임대하기도 했다. 그가 임대한 매장 면적 규모만 4500평방미터에 달한다. 이달말 이 곳에도 카라카라 매장이 들어선다.

    이승진 대표는 “여성의류로 시작했다가 올해부터 라이프스타일 매장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남성과 아동의류를 비롯 액세서리 신발로 품목 다원화에 힘쓰고 있다”며 “가성비에 충실한 한국계 화장품을 찾다가 카라카라를 만나게됐다”고 말했다.

    카라카라 베이징 매장을 둘러보던 이승진 대표는 포장박스 없는 화장품을 보며 가성비가 좋은 이유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달팽이크림에 붙은 68위안(약 1만 1200원)의 가격표를 보고 또 놀랐다. 동종의 수입제품 가격(150~200위안)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춘우 대표는 “일반 화장품의 특징인 화려한 포장과 광고를 없애고, 제품설명서를 싸게 만들 수 있는 곳을 찾아 발품을 판 덕에 비용을 30% 절감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원료와 한국 기술로 중국 가격’이 카라카라의 모토이다.

    이춘우 카라카라 대표(오른쪽)가 베이징 매장에서 이승진 가로수 대표에게 진열된 화장품을 소개하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이춘우 카라카라 대표(오른쪽)가 베이징 매장에서 이승진 가로수 대표에게 진열된 화장품을 소개하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두 한상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O2O 마케팅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가로수가 올 10월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O2O 비즈니스에 카라카라도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두 한상은 한국의 젊은이들의 중국 창업에도 도움을 주기로 의견을 모았다. 가로수는 이미 숙명여대 상명대 수원여대 등 대학생들의 창업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 유통시장은 외자계 기업 뿐 아니라 전통적인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알리바바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우위를 확보하면서 격변하고 있다. 사드 보복과 관계없이 벌어지고 있는 변화다. 판이 바뀔 때 위기와 함께 기회도 온다. 중국에서 창업해 성공스토리를 써온 두 한상의 동행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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