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통령 만나기 전, 채용확대·상생방안 준비하는 재계(종합)

  • 전재호 기자

  • 입력 : 2017.07.24 17:55 | 수정 : 2017.07.25 08:47

    정책에 협조하면서 법인세 인상 등 기업 우려 전달할 듯
    27일엔 자산 순위 짝수 기업, 28일엔 홀수 기업 참석

    문재인 대통령과 ‘14대 그룹 + 오뚜기’ 경영인이 이달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만찬을 하면서 첫 공식 간담회를 갖는다. 기업인은 7~8명씩 2개 그룹으로 나뉘어 간담회에 참석한다. 청와대는 지난 23일 브리핑을 통해 간담회 일정을 밝히면서 “일자리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등을 주제로 (대통령과 기업인 간)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재계는 채용 확대, 협력사와 상생 방안 마련 등 정부 정책에 최대한 협조하면서 법인세 인상,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 대한 기업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24일 청와대와 대한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이달 말 간담회에는 삼성, 현대차(005380), SK(034730), LG(003550), 롯데, 포스코(005490), GS(078930), 한화(000880), 현대중공업(009540), 신세계(004170), KT(030200), 두산(000150), 한진(002320), CJ(001040), 오뚜기(007310)의 총수 또는 대표가 참석한다. 정부 측에서는 경제부총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등이 나온다.

    대한상의는 자산 순위 짝수 그룹은 27일, 홀수 그룹은 28일에 참석하도록 분류했다. 자산 순위 1위인 삼성과 3위인 SK는 28일, 2위인 현대차와 LG는 27일에 참석하는 식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그룹 총수가 대부분 참석한다. 최태원 SK 회장과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이 참석하고 현대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응시자들이 시험을 치기 위해 고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늘릴 예정이다./조선일보 DB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응시자들이 시험을 치기 위해 고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늘릴 예정이다./조선일보 DB
    ◆ 채용 늘리는 대기업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은 올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설치하고 일자리를 챙기는 상황에서 작년보다 채용을 줄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문 대통령이 이번 간담회에서도 대기업 총수들에게 일자리 창출에 힘써달라고 부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올 9월말 예정된 하반기 신입사원의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늘릴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몇 명을 뽑을지는 밝힐 수 없지만, 작년보다는 많이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다른 15대 기업 대표와 함께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재계를 대표해 “신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기업인들이 많이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작년에 총 8100명을 채용한 SK그룹은 올해 8200명을 뽑을 계획이다. SK그룹의 하반기 공채는 10월에 시작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신규로 채용하는 인원은 매년 조금씩 늘리고 있다”며 “올해는 8200명을 계획했는데, 더 늘어날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했다. LG는 그룹 공채를 하지 않고 계열사별로 채용한다. LG 관계자는 “하반기 공채는 9월부터 시작한다"며 “채용 규모를 늘릴지는 각 계열사가 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GS는 올해에 작년(3800명)보다 200명 늘어난 4000명을 뽑을 예정이다. GS도 그룹에서 일괄로 뽑지 않고 계열사별로 채용 절차를 따로 진행한다. 한화는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당초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었으나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협력사 상생방안도 마련…재계, 정부에 할 말 할까

    주요 대기업들은 협력사 상생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을 발표하면서 5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이 기금으로 2·3차 협력사들이 부담할 최저임금 인상분 일부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1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자금을 싼 이자로 빌려줄 계획이다.

    SK그룹도 1차 협력사 위주로 돼 있는 상생 프로그램을 2·3차 협력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1차 협력사와 동반성장하려는 노력을 해 왔는데 사회의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고 판단해 더 확대하려고 한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협력사들이 자금을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화그룹도 새 정부 출범 후 상생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5월말 ‘공정거래 및 상생협력 강화위원회’를 출범시키고 1차 협력사는 2차 협력사에 의무적으로 현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한화테크윈은 협력사 금융지원 프로그램으로 올해 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한화 관계자는 “추가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할지는 검토 중”이라고 했다.

    재계는 정부 정책에 호응하면서 법인세 인상, 비정규직의 급격한 정규직화, 탈(脫)원전에 따른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등이 가져올 여파에 대해 업계의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한 4대 그룹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토론 형태로 진행된다고 해 재계 목소리가 어느 정도 전달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새 정부는 과거 정부와 달리 정책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는 방침을 설명하고 기업들은 숙제하듯이 그에 따른다면 과거 정부의 악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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