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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현장답사] 천안 오피스텔서 5분 대기 '힘스'…삼성 신뢰얻어 독점 납품

  • 전준범 기자
  • 입력 : 2017.07.20 06:43 | 수정 : 2017.07.20 09:33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장비 생산업체 힘스(HIMS)에 대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신뢰는 돌처럼 단단하기로 업계에서 유명하다. 강한 신뢰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회사에 마스크(Mask) 공정장비 독점 납품 권한을 준 대목에서 잘 나타난다. 마스크 공정장비는 OLED 생산 과정 중에서도 핵심 공정에 속하는 유기물 증착에 쓰이는 장비다.

    모바일용 OLED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한 배를 탄 덕분에 힘스는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 매출액은 2005~2016년 연평균 19.9%씩 증가했다. 2016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09억원, 66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63.9%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나왔다.

    힘스(238490)가 회사 설립 18년 만인 2017년 7월 20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지난 17일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에 위치한 힘스 본사를 찾았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힘스 임직원 200여명의 표정 속에서 상장 후 새로운 도약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김주환 힘스 대표이사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OLED 분야에서 힘스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쉼없이 달려왔다”며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생산능력(capacity)을 강화하고 양적·질적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7월 17일 인천 남동구 힘스 본사에서 만난 김주환 힘스 대표가 자신이 보유한 특허증들을 모아둔 진열장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 이윤화 인턴기자
    7월 17일 인천 남동구 힘스 본사에서 만난 김주환 힘스 대표가 자신이 보유한 특허증들을 모아둔 진열장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 이윤화 인턴기자
    ◆ 모두 LCD 쳐다볼 때 OLED로 눈돌려

    힘스의 역사는 곧 김 대표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창업 초창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회사의 모든 스토리를 직접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힘스가 보유한 37개의 핵심 특허도 대부분 엔지니어 출신인 김 대표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김 대표는 아주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아남산업 반도체기계사업부에 입사해 반도체 장비 제조 부문에서 근무했다. 1995년 마음이 맞는 동료 3명과 독립의 길을 선택했지만 수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1997년에는 IMF 외환위기까지 찾아와 국내 산업계 전체가 꽁꽁 얼어붙었다.

    힘스는 외환위기의 아픔이 서서히 극복되던 1999년 설립됐다. 김 대표를 포함한 아남산업 출신 4명이 창업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대표이사 자리는 별다른 이견 없이 김 대표가 맡기로 했다. 이유를 묻자 그는 수줍은 듯 웃으며 “내가 보유한 기술력이 가장 좋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힘스가 처음부터 OLED 공정장비 업체로 출발한 건 아니다. 1999년은 OLED라는 개념조차 낯설 때였다. 김 대표는 “반도체 후공정에 쓰이는 품질검사 장비를 제조해 동양반도체, 선양테크, 에스에스피 등의 업체에 납품하는 사업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OLED 장비 분야를 주목하기 시작한 건 2006년의 일이다. 당시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OLED는 이제 막 태동하는 분야였다. 대세는 액정표시장치(LCD)였다. 힘스도 처음에는 남들처럼 LCD 관련 장비 개발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미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이 쳐놓은 진입장벽이 꽤 높았다.

    김 대표는 “당시 고객사였던 삼성SDI(006400)에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OLED 마스크 공정에 대해 알게 됐다”며 “나와 동료들이 힘스 이전부터 오랜 시간 쌓아온 설계·제어,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을 활용하면 이 분야(OLED 마스크 공정) 만큼은 선점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힘스 연구개발(R&D) 파트 직원들이 OLED 공정장비용 소프트웨어를 점검하고 있다. / 힘스 제공
    힘스 연구개발(R&D) 파트 직원들이 OLED 공정장비용 소프트웨어를 점검하고 있다. / 힘스 제공
    힘스는 김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인 삼성SDI와 함께 OLED 마스크 공정장비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당시 힘스 임직원이 50여명 정도였는데 김 대표는 이중 3~4명만 데리고 OLED 연구에 착수했다. 김 대표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에 확실히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데 꼬박 2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그리고 2009년 2월부터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장비를 정식 납품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시의적절한 도전이었다”며 “사장이 OLED 장비를 개발한다고 정신 없을 때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업무에 집중해 준 임직원들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 직원들과 천안에 방잡고 ‘5분 대기조’

    사실 힘스가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관계를 돈독히 다질 수 있었던 진짜 계기는 개발에 성공한 OLED 공정장비를 디스플레이 생산 현장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김 대표는 2008년 4월 첫 번째 OLED 장비를 들고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천안 사업장으로 향했다. 장비 설치와 현장에서의 수정·보완 작업을 손수 챙기기 위해서였다. 그는 아예 천안 사업장 인근에 작은 오피스텔을 빌려 직원들과 함께 8개월 동안 합숙하며 삼성디스플레이를 드나들었다.

    이를 본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무리 협력사라고 해도 대표이사가 현장에 내려와 지휘하는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개 협력사에서 아래 직원이 오면 보고절차 등을 거치느라 한 번에 2~3건 정도의 문제만 해결되는데, 대표가 직접 오시니 10건 이상이 속전속결로 처리된다”며 호감을 보였다고 한다.

    김 대표는 “아마도 이때 ‘힘스는 일을 주면 최선을 다하는 회사’라는 신뢰를 얻은 듯하다”며 “8개월 동안 가족 얼굴을 거의 못보면서 객지 생활을 했지만, 덕분에 지금까지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마스크 공정장비를 독점 납품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OLED 유기물 증착공정 과정 / 힘스 제공
    OLED 유기물 증착공정 과정 / 힘스 제공
    김 대표는 이후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A2, A3 등의 생산 라인을 가동할 때마다 천안으로 내려와 오피스텔에 짐을 풀었다. A2 때는 1년, A3 때는 6개월 동안 천안에서 살았다. 각 라인의 특성에 맞게끔 OLED 마스크 공정장비를 최적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장비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나여서 어떻게 보면 직접 내려가 현장을 챙기는 게 당연했다”며 “이 프로젝트가 성공해야 힘스가 성장할 수 있다는 책임감도 강하게 작용한 듯하다”고 회상했다.

    ◆ “상장 이후 생산용량 늘리는 데 주력”

    힘스는 상장 이후 생산용량을 늘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OLED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고객사의 주문량도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현재 아산 A3 사업장의 생산량을 월 5만5000장에서 13만장 규모로 늘리기 위한 증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또 월 6만장 생산이 가능한 A4 라인도 오는 2019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안병우 힘스 관리부 이사는 “현재 생산용량이 매출액 기준 연 1500억원 수준인데 3000억원까지 늘려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남동공단 내에서 새로운 공장을 확보하기 위해 후보지를 물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힘스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과도 파트너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BOE, GVO, Truly 등 중국의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OLED 사용량을 늘려가는 추세”라며 “삼성, LG에 비하면 아직 초보 수준이지만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권휼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발표한 ‘중국 제조 2025’에서 OLED 산업 육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며 “현재 중화권 업체들의 OLED 패널 생산 능력이 글로벌 대비 5% 수준에 불과하지만, 3년쯤 후에는 30%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천안 사업장에서 연구원들이 스마트폰용 패널을 들여다보고 있다.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 천안 사업장에서 연구원들이 스마트폰용 패널을 들여다보고 있다.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글로벌 OLED 패널 시장은 2014~2022년 연평균 1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283억달러(약 3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힘스가 삼성디스플레이 한 곳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낸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기우(杞憂)일 뿐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의 OLED 시장 입지가 압도적일 뿐 아니라 기술 자체도 어려워 후발주자들이 쉽게 따라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힘스가 보유한 OLED 공정장비 역시 단기간에 정상 궤도에 오르기 어려운 기술에 속한다”며 “우리처럼 시장에 빨리 진입해 양산까지 해낸 기업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경쟁력은 앞으로도 충분하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액면가: 500원

    ▲자본금: 20억7200만원(2017년 6월 9일 기준)

    ▲주요주주: 김주환(14.32%), 김주일(11.83%), 김명일(8.28%)

    ▲주관사(KB증권·SK증권)가 보는 투자 위험

    - 정보기술(IT) 디바이스 수요 감소에 따른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량 축소는 힘스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패널 공정장비 업계의 경영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공정장비 사업은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업체들의 설비투자 계획 및 주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 일반적임. 또 전방산업의 경기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장비 시장은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됨.

    - 산업의 특성상 매출처가 매출단가 등의 조건을 결정할 때 상대적으로 우월한 교섭력을 가지고 있음. 이런 특성상 힘스는 단가 인하 압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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