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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낙수효과·분수효과 투트랙으로…기업·경제단체 스스로 자율규제해야”

  • 안상희 기자

  • 입력 : 2017.07.17 11:17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17일 새 정부의 공정거래정책 방향에 대해 “시장 질서를 개선하면서 낙수효과와 분수효과 투트랙(병행)을 가져갈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상의 주최 조찬강연에서 “한국경제가 1960년대 이후 낙수효과로 놀라운 성장을 하게 됐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에는 이 모델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환경에 직면했다. 낙수효과와 성장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낙수효과란 한정된 자원을 대기업에 우선적으로 배분, 성장을 촉진하면 성장의 과실이 중소기업과 소비자 등에 확산되는 현상을 말한다. 분수효과란 가계소비가 기업소득을 늘려 성장을 이끌어가는 것을 말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7일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상의 주최 조찬강연에 참석해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대한상의 제공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7일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상의 주최 조찬강연에 참석해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대한상의 제공
    김 위원장은 중소기업, 재계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대기업 사업자 단체가 지배구조 투명화에 자율적인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사업자단체가 회원사 이익을 대변하는 이익단체의 역할과 회원사가 일탈하지 않도록 규제하는 자율규제기구로의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한다”며 “모든 사업자를 포함해 사업자단체 스스로가 자신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되지 못하면 지금 전경련이 겪고 있는 불행한 사태가 반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 정부의 공정거래 정책 방향에 대해 크게 ▲중소기업의 공정한 경쟁기회 보장 ▲재벌개혁 ▲혁신경쟁 촉진 ▲소비자 권익 제고 ▲법집행체계 개선 등 5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궁극적으로 하도급 중소기업,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등 국민 다수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을 크게 경제력 집중억제와 지배구조 개선 두 가지로 구분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은 보다 적은 범위인 10대 그룹 내지 4대 그룹에 초점을 맞춰 더욱 엄격하게 시행할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선은 사후적인 방법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에 대한 규제는 정책 목적에 맞게 세밀하게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현 공정거래법은 기업집단을 자산총액 5조원, 10조원으로 구분하지만 기업마다 사업영역에 따라 특성도 다르다”며 “규제기준을 획일적으로 정한다면 큰 그룹의 경우 규제 효과가 없게 되고 하위 그룹은 과잉규제가 되는 ‘개혁의 후퇴’ 상황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과 관련해 기업들의 자발적인 변화를 강조하며 “최대한 기다리겠지만, 한국경제에 남은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서둘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 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이 약자인 만큼 지원하는 노력을 게을리할 수 없다”며 “가맹사업에 대해 종합대책을 준비했고 내일 발표할 계획이다. 갑을 문제는 하도급, 가맹사업 프랜차이즈, 대규모 유통업, 대리점 등 4가지 영역별로 정확한 실태 분석을 기초로 합리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16일 최저임금을 6470원에서 7503원으로 인상하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재정을 투입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최저임금에 대해 공정위가 답변하기 어렵다"면서도 “정부가 민간기업의 임금을 보전해주는 방식을 영원히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재정 투입은) 일정한 시한을 갖는 한시적 정책”이라며 “우리나라가 거대한 변화의 출발점에 서 있는데 변화를 촉발하고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정책은 시장 질서 자체를 공정하고 자유롭게 만드는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공정거래와 관련된 사건은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재판에 넘길 수 있는 ‘전속고발권’ 제도 개선안도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전속고발권 폐지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전속고발권의 단계적 폐지에 대해 “일부 언론에선 공약 후퇴라고 표현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고 언젠가는 폐지될 것”이라며 “전속고발권이 적용되는 법률이 6개인데 하나의 이슈로 접근해서는 합리적인 결론이 나올 수 없다. 급격한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개선을 위한 프로세스를 거쳐 점진적으로 보완책을 마련하면서 갈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죄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후 일부 언론에서 '김상조는 총수급이 아니면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이 부회장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주요 기업 그룹과 대화 채널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거의 유일한 예외가 삼성과 한화라고 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기업 밖에 있는 사람이 매우 제한된 정보로 잘못 문제제기를 하면 기업에 돌이키기 어려운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해 문제제기 한 만큼 기업의 설명을 들을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시민단체 활동 시절 특정인, 특정직급을 가려서 만나지 않고 제 의견을 듣고자 했던 모든 분을 만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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