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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소프트뱅크, 로봇·AI으로 시총 2000조 도전...손정의 “우리는 정보 혁명 회사"

  • 이다비 기자
  • 입력 : 2017.07.17 10:52 | 수정 : 2017.07.17 14:28

    “소프트뱅크는 정보 혁명 회사"
    알데바란 로보틱스·보스턴다이내믹스·샤프트 등 로봇 기업 잇딴 인수
    ARM 인수 후 주가 70% 올라
    신입사원 채용 심사도 인공지능에 맡길 정도

    “싱귤래리티(singularity·특이점) 시대가 오면 자동차, 의료, 농업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이 재(再)정의될 겁니다.”

    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사장은 30년 내에 인공지능(AI)이 인류의 지능을 초월하는 싱귤래리티 시대가 올 것으로 확신하고,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목표는 AI와 로봇 비즈니스 생태계를 선점하는 것이다.

    손정의 사장은 최근 열린 소프트뱅크 연례 주주총회에서 “소프트뱅크는 모바일 이동통신 회사가 아닌, 정보 혁명 회사”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오는 30년 동안 5000개 회사와 제휴를 맺고, 소프트뱅크의 가치를 200조엔(약 2000조원)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AI와 로봇 관련 기업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이어가는 소프트뱅크를 두고 “투자 회사”로 평가했다.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 뱅크 사장 / 블룸버그 제공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 뱅크 사장 / 블룸버그 제공
    ◆ ‘페퍼’로 감정 로봇 선점한 소프트뱅크...구글의 보스턴다이내믹스도 인수

    손정의 사장은 AI와 로봇 산업도 플랫폼을 선점한 업체가 생태계를 이끈다고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소프트뱅크로보틱스가 2014년 말 세계 최초로 출시한 감정 로봇 ‘페퍼(Pepper)’를 제조 비용보다 낮게 판매한 것도 로봇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일본 미즈호 은행 지점에 배치된 소프트뱅크의 감정 로봇 ‘페퍼(Pepper)’. / 블룸버그 제공
    일본 미즈호 은행 지점에 배치된 소프트뱅크의 감정 로봇 ‘페퍼(Pepper)’. / 블룸버그 제공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3년 프랑스 휴머노이드 개발업체 알데바란 로보틱스(Alderbaran Robotics)를 인수해 직원 500명에 달하는 소프트뱅크로보틱스를 설립하고 페퍼를 개발했다. 페퍼는 AI와 로봇, IoT를 인간의 생활 속으로 가져오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현재 페퍼는 일본 내 고객 2000여명에게 5000대 이상 팔렸으며, 현지에서 영업·판매용, 금융 컨설팅용, 이동통신업체 지점서비스용 등으로 이용된다. 앞으로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활약할 전망이다. 페퍼는 IBM의 AI 시스템인 ‘왓슨(Watson)’을 탑재해 스스로 학습 능력과 데이터를 발전시킨다.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으로부터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일본 로봇 기업 ‘샤프트’도 인수했다. 당시 손 사장은 “스마트 로봇공학이 차세대 정보혁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인수 이유를 밝혔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샤프트는 모두 두 발로 걷는 로봇 기술이 뛰어나다. 이를 두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프트뱅크가 로봇 업체를 차례로 인수하며 두 발로 걸을 수 없는 페퍼의 한계를 극복하려 한다”고 풀이했다.

    ◆ IBM과 손잡고 AI 저변 넓힌다...콜센터·신입사용 채용까지

    2015년부터 IBM 왓슨과 협력하는 소프트뱅크는 페퍼뿐만 아니라 회사 업무에서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고객과 회사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인 ‘소프트뱅크 브레인(SoftBank Brain)’을 구축하고 이를 콜센터와 매장, 기업고객 응대 등에서 사용한다.

     소프트뱅크와 미국 IBM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AI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 블룸버그 제공
    소프트뱅크와 미국 IBM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AI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 블룸버그 제공
    미야우치 켄 소프트뱅크 사장은 지난 5월 IBM 행사에서 “약 9개월 만에 소프트뱅크 브레인에 4만5500건의 데이터를 모았고, 매월 4500건의 정보를 추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이 콜센터 등에 문의하면 해당 내용은 왓슨이 소프트뱅크 브레인에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해 운영자에게 답변 가능한 후보를 제시한다. 운영자는 후보 중 알맞은 답변을 선택해 고객에게 대응한다. 소프트뱅크 브레인을 사용한 후 평균 대응시간은 15% 단축됐다.

    또 소프트뱅크는 올해부터 신입사원 서류전형에 AI 평가를 도입한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지난 5월 중순 이후 접수된 입사지원자 약 400여명의 자기소개서 심사를 왓슨에게 맡겼다. AI가 평가를 맡을 자기소개서 문항은 "소프트뱅크가 중시하는 5개 이념 가운데 자신의 강점과 합치하는 항목과 그 강점을 발휘했던 에피소드를 기술하라"는 것이다.

    ◆ 싱귤래리티에 대비하기 위해 ARM 인수…연어 부화 이론 화제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320억달러(약 36조원)를 들여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인수해 화제가 됐다. 36조원은 일본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 사례 중 사상 최대 금액이다. 지난해 7월 소프트뱅크가 ARM 인수를 발표하자 소프트뱅크 주가는 10% 넘게 폭락했다. 손 사장이 무리수를 던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프트뱅크 주가는 인수 이전보다 지난 15일 종가 기준으로 약 70% 올라 손 사장의 투자 저력을 보여줬다.

    소프트뱅크가 ARM을 손에 넣은 것은 AI·IoT를 비롯한 미래 싱귤래리티 시대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ARM의 반도체 설계 기술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는 물론 TV, 자동차, 서버에 탑재된다. 손 사장은 연결성이 강조되는 싱귤래리티 사회에서 ARM의 가치를 봤다. 손 사장은 이와 관련 “ARM을 사기 전까지 1년간 싱귤래리티라가 다가오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ARM 투자 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블룸버그 제공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ARM 투자 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블룸버그 제공
    최근 ARM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기존 모바일 칩보다 성능을 50배가량 끌어올린 ‘다이내믹’ 기술을 공개했다. 다이내믹 기술이 상용화되면 슈퍼컴퓨터가 수행했던 초고속 연산과 머신러닝 등을 스마트폰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 소프트뱅크는 직접 로봇·반도체 관련 업체를 인수합병할 뿐 아니라 펀드를 조성해 AI와 로봇, 클라우드 등 정보통신(IT) 분야 벤처에 투자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5월 이를 위해 1000억달러(약 110조원) 규모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설립해 운용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PublicInvestment Fund), 미국 애플과 퀄컴, 대만 홍하이 그룹, 일본 샤프 등이 비전펀드를 후원하고 있다.

    손 사장은 ‘연어 부화 이론’을 따라 이같은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에 2000~3000개의 알을 낳는 연어지만 수많은 알 가운데 강하게 생존하는 것은 소수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기업도 ‘살아남는 연어’를 간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 사장이 미래 투자처를 5000개까지 늘리는 목표를 세운 일도 이 중 살아남는 소수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손 사장은 “필드는 끝없이 넓어지고, 살아남는 연어를 찾는 작업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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