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文心'따라 채용 늘리고 비정규직 없애는 은행들

  • 이승주 기자

  • 입력 : 2017.07.17 10:16 | 수정 : 2017.07.17 16:54

    은행권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신규 채용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0)’와 일자리 창출 기조에 맞춰 은행권에서 선제적으로 무기계약직이나 전문계약직 등을 정규직화하고 신규 채용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 우리은행 노사는 지난 12일 시간제 계약직과 변호사·회계사 같은 전문계약직 등 기간제 근로자 580여명을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한국씨티은행 노사도 지난 14일 사무계약직 및 창구텔러 계약직 302명 전원 정규직 전환 및 전문계약직 45명 등 총 347명을 정규직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다른 은행들도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두고 고민 중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무기계약직인 창구 담당 직원 3000여명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정규직 전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프로세스를 마련 중이다.

    NH농협은행도 산전후 대체직이나 퇴직후 재채용 신토불이 창구 운영 직원과 시간제 근로자 등을 포함한 계약직 2982명을 제외한 500여명의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두고 고민 중이다. 신한은행 역시 현재 창구 전담 직원인 RS(Retail Service) 직군에 대해 직무 개편과 연봉, 승진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긴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은행권 신규 채용 역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 가이드라인이 구체적이지 않아 그간 신규 채용 규모와 시기 등을 확정하지 못했던 시중은행들이 하나 둘 채용 프로세스를 확정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하반기 400명의 신입 행원을 공개 채용하기로 노사 합의를 마쳤다. 우리은행은 이달 초 개인금융서비스직군(창구 직원) 등 200명을 이미 채용했기 때문에, 하반기 채용 규모는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KB국민은행 역시 채용 규모가 늘어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채용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얘기해 온 만큼 지난해보다 채용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 합격시 공채 서류전형을 면제해주는 '찾아가는 현장면접'으로 400명을 합격시킨 바 있다. KEB하나은행 역시 문재인 정부 기조에 맞춰 시중은행의 위상에 걸맞는 채용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신규 채용 확대를 두고 은행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자리 질 향상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은 물론 긍정적이지만, 비용 측면에서 은행에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비대면 채널 업무 비중이 커지면서 인력과 영업점 줄이기를 통한 비용 절감에 열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취지에 적극 공감하지만, 인력 및 영업점 축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은행들이 정규직을 늘리는 것은 향후 은행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부 눈치 보기나 정부 코드 맞추기가 아닌 은행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필요한 만큼 채용하는 시스템이 정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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