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中企 추산액 15조, 공무원 호봉 인상 불가피…정부 3조로 최저임금 파장 막을 수 있나

  • 세종=전슬기 기자
  • 입력 : 2017.07.17 06:02

    정부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에 ‘재정 투입 카드’
    현장과 대상자 추산 달라 예산 규모 달라질수도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7530원) 인상률이 16.4%로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자 정부가 피해 업종에 대한 ‘재정 투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액을 반영할 여건이 안되는 영세사업자들에게는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인건비를 대신 내주겠다는 것이다. 1인당 월 12만 2000원 가량으로 3조원 규모다.

    그러나 당장 정부와 중소기업중앙회의 추가 인건비 예상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기중앙회가 추정하는 내년 추가 인건비 부담액은 15조2000억원으로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또 문재인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내걸고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은 공무원 임금 인상에도 일정 부문 반영될 예정이다. 정부의 ‘돈 메꾸기’가 최저임금 인상 파장을 보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정부 3조 VS 中企 15조

    정부는 올해 최저임금(6479원) 미만을 받고 있는 근로자의 68.2%가 영세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영세사업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임금을 지원해 줄 예정이다.

    방식은 영세사업장 사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해야 할 추가 인건비 중 일정 부분을 정부가 내주는 것이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16.4%에서 지난 5년간 평균 인상률 7.4%를 빼고 난 9% 인상률에 대해서는 정부가 인건비를 부담한다. 내년 영세사업장들의 근로자들은 1인당 월 12만2000원 가량을 정부로부터 임금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이같은 대책에 3조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중기중앙회는 다른 수치를 내놓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필요한 내년 추가 인건비는 15조2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5년 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시엔 매년 81조5259억원의 추가 인건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부 추산액의 5배가 넘는다.

    정부와 중기중앙회의 추산액이 크게 차이나는 것은 예상하는 대상자 규모가 다른 탓이다. 정부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를 약 277만명으로, 이들 중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수를 약 218만명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3조원의 추산액은 정부의 예산 지원이 필요한 영세사업장 규모를 30인 미만 정도로 보고 계산한 것이다.

    반면 중기중앙회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를 295만명으로 보고, 여기에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추가 대상자(시간당 6470원~7530원 사이를 받는 근로자)가 된 사람들을 포함하면 460만명까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중기중앙회의 추가 인건비 추산액은 정부 처럼 지원이 필요한 영세사업장이 아니라 전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계산됐을 수도 있다.

    정부는 추가 인건비 부담에 대해 구체적인 지원 사업장과 지원 금액, 전달 체계 등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결정하고, 내년 예산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지원이 필요한 영세사업장 규모를 30인 미만으로 할지에 대해서도 아직 확실하게 결정하지는 못한 상태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추가 인건비를 재정으로 부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기중앙회와 계산법이 다르다고 해도 규모가 어느 정도 늘어나는 건 불가피한 상황이다.

    中企 추산액 15조, 공무원 호봉 인상 불가피…정부 3조로 최저임금 파장 막을 수 있나
    ◆ “공무원 호봉 인상 불가피”

    내년 최저임금 인상은 공무원 호봉에도 영향을 주게 됐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현재 9급 1호봉 공무원의 시간당 급여는 7276원이다. 기본급 월 139만5800원과 직급보조비 12만5000원을 받고 있다. 각종 수당과 복리후생비를 포함하면 총 월급은 200만원을 좀 넘는다.

    공무원들은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아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공무원 시급이 최저임금 보다 낮을 경우 정부가 스스로 사회적 기준을 어긴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공무원들의 임금도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다. 그렇게 되면 당장 9급 1호봉 공무원 시급 7276원은 내년 최저임금인 7530원 보다 적기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하다. 최소 3%의 인상이 필요하다.

    9급 공무원의 임금 조정은 7·8급 공무원 호봉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최저임금이 2020년까지 1만원이 된다면 공무원 급여도 꾸준히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는 5년 동안 81만개 공공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신규 공무원 일자리는 5년간 단계적으로 늘려 17만4000개를 만들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엔 이미 1만2000명 추가 채용을 계획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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