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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컨테이너선 경쟁… 造船 반색, 海運 한숨

  • 전수용 기자

  • 입력 : 2017.07.17 03:01

    세계 3~4위 佛·中 해운사들, 초대형 컨터이너선 발주 잇따라… 규모의 경제로 비용 절감 나서

    조선업계 '발주 가뭄' 회복 기대
    해운업계 "또 운임경쟁…" 우려

    최근 조선·해운 업계에선 '초대형 컨테이너선(船)'이 최대 이슈다. 세계 3~4위 해운사들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조선소와 해운사의 표정은 엇갈리고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시장을 휩쓸어 온 국내 조선소는 시장 회복 기대감으로 반색하고 있다.

    반면 작년 한진해운 부도 이후 쪼그라든 국내 해운업계는 대형 선박 발주는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경쟁사들이 대형 선박을 통해 또다시 운임 경쟁에 나설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2년 만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나서

    중국의 최대 국영 해운사이자 세계 4위인 코스코(COSCO)는 지난달 자회사인 차이나코스코홀딩을 통해 컨테이너선 14척을 발주했다. 투자 금액은 총 17억8000만달러(약2조원)로 알려졌다. 2만1000TEU(1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6척과 1만3500TEU급 8척을 발주했다. 선복량 176만TEU를 보유한 코스코는 내년 말까지 200만TEU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발주한 1만8000TEU급 11척을 포함해 총 32척을 인도받을 예정인데, 이번에 발주한 선박까지 합치면 250만TEU로 늘어난다.

    컨테이너선 발주와 수주 현황 외
    세계 3위 해운사인 프랑스 CMA CGM도 2만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발주하기로 했다. CMA CGM은 469척의 선박을 운영해오고 있지만, 그동안 2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보유하지 못했다. 한국투자증권은 "CMA CGM의 발주 개시는 해운업 얼라이언스(해운사들이 선박과 노선을 공유하는 동맹) 구성 이후 새로운 발주 재개를 의미한다"며 "2만TEU급 초대형선 발주가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운임 경쟁 이어가… 국내 해운사는 여력 없어

    코스코, CMA CGM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운임 주도권을 가진 대형 선사들이 한꺼번에 많은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는 대형 선박을 통해 운임을 낮춘 뒤 중소 해운사의 추가 시장 퇴출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최근 세계 1~5위 해운사들이 잇따라 M&A(인수·합병)를 통해 몸집을 키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국내 해운사들은 언감생심이다. 국내 유일한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이 올 하반기 초대형 컨테이너선보다 4~8분의 1 수준인 2500~3000TEU 규모의 컨테이너선 발주를 계획 중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경기 회복을 전제로 내년 하반기에나 발주를 고려하고 있다. 세계 15위인 현대상선은 1만3000TEU가 가장 큰 규모다. 2만TEU급은 척당 1억6000만달러(약 1800억원)에 달해 정부 지원이 있어도 우리 해운사들이 당장 대형화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해운사들이 여전히 적자 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에 따른 해운 운임 하락 우려도 제기된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박사는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가 근본적인 선복량 과잉을 해소할 수준은 아니어서 과도한 발주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컨테이너선 회복 기대감에 반색하는 한국 조선소

    한국 조선소 입장에서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움직임이 호재다. 2013 ~2015년 연평균 230척이 발주됐던 컨테이너선은 2016년에는 97척으로 줄면서 최근 2년간 발주는 끊기다시피 했다.

    우리 조선소는 2013~2015년 한 해 평균 60척 넘는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지난 3월 일본 해운사에서 수주한 세계 최대 규모의 2만150TEU급 컨테이너선을 건조하고, 전 세계 발주량 절반을 수주할 정도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분야에선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 하지만 발주 자체가 뚝 끊기면서 작년과 올해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올 들어 초대형 유조선 발주가 잇따르고, 해양플랜트 시장도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까지 가세하면 조선업 회복 속도는 한층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CMA CGM, 머스크(덴마크), OOCL(홍콩), 코스코 등을 중심으로 발주 움직임이 감지된다"며 "경쟁력 높은 한국 대형 조선소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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