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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빅스비]⑤ 中 빅스비, 개발 지연에 새 보안법까지 '발목'…애플처럼 데이터센터 만들어야 하나

  • 박성우 기자
  • 입력 : 2017.07.17 06:00 | 수정 : 2017.07.17 18:18

    지난 4월 스마트폰 ‘갤럭시S8’ 출시와 함께 도입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빅스비(Bixby)’의 중국 사업이 또다른 난관을 만났다.

    빅스비 중국어 버전 이미지 /im2m닷컴 캡처
    빅스비 중국어 버전 이미지 /im2m닷컴 캡처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시행된 중국의 새 ‘사이버 보안법’이 중국어 버전의 빅스비 서비스 개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빅스비의 성능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데이터 수집과 이를 분석·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의 서버 설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의 새 사이버 보안법에 따르면, 중국에서 얻은 개인정보는 중국 내 서버에 저장해야 한다. 국외 반출시에는 규제 당국의 보안 평가를 받아야 한다.

    삼성전자가 영어 버전의 빅스비의 출시 지연과 안정화 문제로 중국어의 버전 개발 일정을 늦추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규제라는 또다른 리스크를 만난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어 버전의 빅스비를 늦어도 6월에는 출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개발 일정 지연과 규제 리스크로 출시 시기를 가늠할 수 없게 됐다.

    ◆ 개발지연·中보안법에 얘기 쏙 들어간 ‘중국어 빅스비’

    중국 정부는 ‘보안’을 명분으로 외국 기업의 중국 현지 시장의 진출을 막고, 자국 기업의 기술을 활성화시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이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 덕분에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현지 업체들이 크게 성장했다.

    [아슬아슬 빅스비]⑤ 中 빅스비, 개발 지연에 새 보안법까지 '발목'…애플처럼 데이터센터 만들어야 하나
    이번 중국 정부의 조치도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빅스비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컴퓨터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데, 중국 내 사용자의 데이터를 역외로 가져오지 못하면 빅스비를 서비스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사용자가 빅스비한테 말을 하면, 이를 데이터 센터의 고성능 컴퓨터가 오디오 파일로 전환해 분석처리하고, 결과값을 다시 사용자 휴대전화에 오디오나 텍스트 파일로 출력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3분기(7~9월)내에도 중국어 빅스비 출시가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 소속 소프트웨어(SW) 개발자는 “중국어 빅스비는 개발 일정 자체가 지연되고 있는 데다 중국 정부의 새 사이버 보안법에 따른 사용자 데이터 국외 이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최근 한국과 중국 정부간 사드 문제로 긴장관계가 지속하면서, 데이터 국외 반출 얘기에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한발 빠른 애플, 중국 내 데이터 센터 건립


    중국 선전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의 모습
    중국 선전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의 모습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애플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 구이저우(貴州)에 1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2014년부터 중국 현지 통신사 차이나텔레콤의 서버를 임대해 ‘아이클라우드(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필요한 데이터를 저장해 왔다.

    애플도 중국 사용자들의 정보를 중국 역내 서버에 저장해야 한다는 사이버 보안법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내 데이터 센터 건설을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중국 데이터 센터가 완공될 경우 애플의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시리(Siri)’의 중국어 버전 성능이 급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은 수많은 사용자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학습을 통해 지능을 높인다. 중국처럼 사용자수가 많으면 데이터 양도 많기 때문에 고성능 컴퓨터를 보유한 데이터센터를 바탕으로 시리의 중국어 지능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애플의 데이터 센터 설립에 대해 중국에 진출하려는 외국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 IT기업이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수집과 저장, 처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주요 IT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보안 정책을 비판해왔는데, 애플의 데이터 센터 건설로 이 같은 목소리에도 힘이 빠지게 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 中사업에 힘싣는 고동진 사장, 데이터 센터 투자하나

    일각에서는 중국 사업 재건에 나선 삼성전자가 중국 내 데이터 센터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사업 강화를 위해 중국 총괄을 권계현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권 부사장은 작년까지 무선사업부(IM) 전략마케팅실 담당임원으로 근무한 인물이다.

    [아슬아슬 빅스비]⑤ 中 빅스비, 개발 지연에 새 보안법까지 '발목'…애플처럼 데이터센터 만들어야 하나
    고동진 IM 사업부 사장은 지난 4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S8 언팩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시장은 현재 바닥까지 왔고, 사람(중국 총괄)을 교체해 새로운 각오로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좋은 디자인의 제품, 경쟁력 있는 제품은 반드시 (중국에서) 흥할 수 있다고 믿고, 그동안 삼성전자가 제대로 못 한 유통망 관리 등 반드시 회생시키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사이버 보안법은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중국 이외의 모든 기업에 해당하는 문제로 중국 내 데이터 센터의 필요성은 이미 내부적으로 인지한 상태”라며 “중국어 빅스비가 개발이 완료되고 중국내 사용자들의 수가 증가할 경우 데이터 센터 문제도 수면위로 올라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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