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오렌지·프로미' 등 간판 바뀌는 보험사들...제일 비싼 이름은 농협생명

  • 유윤정 기자

  • 입력 : 2017.07.14 08:43 | 수정 : 2017.07.14 10:53

    국내 보험사들이 역마진,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에 이어 사명 변경이라는 삼중고를 겪게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자본확충이 시급한 보험사들에 과도한 명칭사용료를 줄이라고 경고하고 있어 간판을 바꿔다는 보험사들이 늘어날지 관심이 집중된다.

    '오렌지·프로미' 등 간판 바뀌는 보험사들...제일 비싼 이름은 농협생명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NG생명보험은 오는 2019년부터 사명이 바뀐다. ING생명은 오렌지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 Orange Life에 대한 상표권을 특허청에 등록해 놓은 상태다.

    ◆ ING생명·동부생명·알리안츠생명, 회사 이름과 브랜드 바꿀 계획

    ING그룹은 2013년 ING생명 한국법인을 매각하면서 라이선스 계약을 5년간 사용하도록 허용했다. 이에따라 새주인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라이프투자유한회사)는 내부에서 이미 오렌지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하는 절차를 진행중이다.

    정문국 ING생명 대표는 지난 5월 상장간담회에서 “새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나 호감도가 더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미 새 브랜드를 만들어 놨기 때문에 약 3개월이면 리브랜딩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ING생명 측은 “오렌지생명은 방어적 차원에서 등록한 것”이라며 “리브랜딩을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중이며 최종 정해진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동부화재(005830)와 동부생명은 이르면 연말부터 사명을 변경할 계획이다. ‘동부’ 상표권을 더이상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부화재는 특허법인 신태양을 통해 작년 10월 동부프로미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고 올 4월말 등록이 완료됐다. 프로미동부화재에 대한 상표권도 등록한 상태다.

    이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부건설이 계열분리된 데서 시작됐다. ‘동부’ 브랜드 상표권은 동부건설이 갖고 있다. 동부화재나 생명이 사명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새 주인인 사모펀드 키스톤에코프라임에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사용료를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화재와 생명은 동부건설이 매각되기 전에는 브랜드 사용료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국세청이 브랜드 사용료를 받지 않아 회사 이익을 축소했다며 동부건설에 미납된 법인세에 가산세까지 붙여 수백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알리안츠생명은 이르면 오는 8월부터 ABL(A Better Life와 An Bang Life 중의적 표현)로 이름이 바뀐다. 독일 알리안츠그룹이 중국 안방보험에 알리안츠생명을 매각하면서 ‘알리안츠’ 사용을 금지해 사명을 바꾸는 것이다.

    최근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이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아 사임하면서 안방쇼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부르기 쉬운 영문 이름으로 ABL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방보험이 지난해 출원을 신청한 ‘ABL’ 상표권이 아직 등록전 이고, 호서대학교산학협력단이 같은 상품분류(광고업) 상에 ABL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해 놓은 상황이어서 상표권 분쟁 우려도 있다.

    ◆ 금감원 과도한 브랜드 사용료 제동...농협생명 500억, 메리츠 160억, 한화생명 79억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과도한 브랜드 사용료에 제동을 건 것도 보험사의 브랜드 수수료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브랜드 수수료는 계열사가 그룹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가로 해당 연도 매출액을 기준으로 지주사에 지불하는 상표권료를 말한다. 통상 매출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2% 정도를 지불한다. 재무건전성이 튼튼한 회사는 괜찮지만 자본확충이 불가피한 보험사는 브랜드 사용료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보험사 중 가장 비싼 이름은 농협생명이다. 농협생명은 매년 500억원에 달하는 브랜드 사용료를 내왔다. 이는 최근 3년 매출액 평균치의 2.45%다.

    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는 삼성그룹에 브랜드 사용료를 내는 방식이 아니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가 광고 등에 사용되는 브랜드 관리 비용을 분담하고 사용 수익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088350)은 올해 (주)한화에 78억5800만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내야한다. 이는 지난해 낸 브랜드 사용료 70억9000만원보다 10% 가량 증가한 것이다. 작년 매출이 15조9977억원으로 2.27% 늘었기 때문이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5%로 낮은 편이다. 이는 한화건설(0.05%)과 비슷하지만 한화투자증권(0.26%)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메리츠화재(000060)는 지난해 메리츠금융그룹에 약 162억원의 사용료를 냈다. 전년보다 10% 이상 늘었지만, 매출(7조1083억원)의 0.23% 수준이다. 미래에셋생명(085620)은 올해 30억원 가량의 미래에셋 상표권 사용료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지급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생명도 40억원 안팎의 브랜드 사용료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브랜드 수수료에 제동을 걸고 있어 이들 수수료가 낮아질지 관심이 쏠린다. 금감원은 NH농협생명이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브랜드 사용료가 과도하다며 이를 줄일 수 있는 자구책 마련을 주문했다.

    고금리의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아온 보험사들은 2021년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를 시가평가해야 해 많게는 수조원의 자본확충을 해야하는 상황에 처한다. 이렇게 되면 RBC가 급락해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100% 밑으로 하락하는 보험사들이 나올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생명의 순이익과 지급여력(RBC)비율이 지속 하락하는 데도 브랜드 사용료를 과도하게 올렸다”고 말했다. 실제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은 0.31%, NH손해보험은 0.3%로 비교적 낮은 사용료를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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