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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인터뷰] 이충재 "테슬라, 너무 고평가…배터리 부족이 발목 잡을 것"

  • 이선목 기자
  • 입력 : 2017.07.11 10:23 | 수정 : 2017.07.17 08:28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NASDAQ: TSLA)의 주가는 지난달 23일 383.45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640억달러(약 72조원)로 제너럴모터스(NYSE: GM)을 추월해 자동차업체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증가, 신차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이후 테슬라 주가는 2주만에 약 20% 하락해 지난 6일 308.89달러까지 떨어졌다. 배터리팩 생산 차질 문제, 볼보의 전기자동차 출시 계획 등 악재가 겹쳤다. 시가총액은 507억 달러로 줄어 다시 GM(526억 달러)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줬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이윤화 인턴기자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이윤화 인턴기자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12일 발표한 ‘테슬라(Tesla)의 아킬레스건’ 리포트를 통해 이미 “테슬라의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핵심 자원인 ‘코발트’와 ‘리튬’ 등 소재의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올해 2분기 전기차 생산량(2만2000대)은 월가 생산량 예상치(2만4200대)를 밑돌았다. 테슬라는 이에 대해 “배터리팩 생산에 차질이 있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관련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기존 고가 제품인 모델S와 모델X 수요 부진을 문제삼으며 기업의 추후 생산량 목표치에 의구심을 품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일 두 모델의 2017~2021년 연간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의 ‘연간 13%’에서 ‘연간 5%’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테슬라의 생산 목표치에 계속해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하며 “배터리 팩 생산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기업의 생산 기술에 난제가 있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30% 정도를 차지하는데 소재의 부족으로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 상용화될 수 있는 저렴한 전기차가 보급될 수 없고, 이는 곧 산업의 성장이 지속가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발트와 리튬은 석유보다 특정 국가와 소수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높은 자원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23일 서울 광화문 연결지성센터에서 이 연구원을 만나 테슬라와 전기차 시장의 미래 등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 세계에서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러나 리포트에서 ‘소재의 부족’을 이유로 전기차 시장의 미래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포드사가 1960년대부터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시작한 뒤 5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전기차 시장은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 저장 수단을 찾지 못했다. 1991년 소니의 리튬이온전지가 상용화된 이후 30년의 시간 동안 안정성은 크게 높아졌다. 이제 남은 과제는 배터리 가격 하락이다. 물론 배터리 가격도 기술 개발에 따른 효율 개선과 생산 공정 개선으로 2010년 이후 73% 하락했다.

    [리포트 인터뷰] 이충재 "테슬라, 너무 고평가…배터리 부족이 발목 잡을 것"
    2016년에는 세계 전기차 시장이 연간 75만대 규모로 성장했다. 현재 추세라면 2017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100만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처럼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매년 30~50%씩 빠르게 늘어나면서 배터리 소재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전기차의 핵심 소재인 리튬과 코발트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이후 올해 5월까지 코발트 가격은 156.8% 올랐고, 같은 기간 리튬 가격은 89.7% 상승했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석유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풍부한 자원이 시대의 전환을 이끈다. 휘발유 자동차가 개발되고 나서 휘발유 생산량이 급증한 것이 아니고, 휘발유가 쓰일 곳이 없어 넘쳐날 때 휘발유 자동차가 대량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저렴한 가격에 자동차를 보급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시장이 급성장했다.

    반면, 전기차의 경우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한데 이미 소재가 부족한 상황이다. 소재 가격이 상승하면 배터리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전기차의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가격이 저렴해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고, 그래야 산업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겠나. 최근 환경 오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기차가 각광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이런 이미 한계가 존재하는 이상 전기차 시장이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실제 전망이 어떤 상태인가. 절대적인 수치로서 소재가 얼마나 부족한 것인지 궁금하다.

    “블룸버그의 신에너지금융연구소(BNEF)는 2030년에는 매년 2000만대의 전기차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년까지 1300만대의 전기차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포트 인터뷰] 이충재 "테슬라, 너무 고평가…배터리 부족이 발목 잡을 것"
    매년 25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2016년 코발트 생산량의 50%에 달하는 5.8만톤이 필요하다. 리튬 역시 2016년 전세계 생산량의 57%에 달하는 10.4만톤이 매년 필요하다. 그런데 250만대는 2016년 전세계 승용차 판매량(8810만대)의 3%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정도를 생산하기 위해서도 전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절반이 필요하다. 연간 전기차 생산량 500만~1000만대의 시대가 열리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있는 것이다.”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는가.

    “전기차 한 대 값의 30% 정도는 배터리 가격이 차지한다. 자동차의 가격을 결정하는 데 적은 비중은 아니다.”

    -코발트와 리튬의 가격은 왜 급등하나. 가격이 오른 만큼 광산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생산에 나서면 소재 부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리튬과 코발트는 중동의 석유보다 특정 몇개 국가에 대한 자원 집중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유가와는 다르게 움직인다.

    우선 코발트는 구리와 니켈을 정련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 생산량의 98%가 나온다. 이중 50%는 콩고에서 채워지는데, 이 국가는 20년 넘게 내전이 이어지고 있어 글로벌 채굴 업체들이 쉽게 대규모 투자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니켈의 생산량이 2013년 이후 3년 연속 줄고 있다. 니켈이 많이 쓰이는 곳은 합금인데, 산업화 과정에서 이를 많이 사용했던 중국이 수요를 줄이면서 전체 니켈 수요도 급격히 줄었다.

    이와 더불어 코발트는 기계화를 통한 생산량 증가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사람이 직접 작은 갱도에 들어가 작은 연장을 이용해 생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발트 생산량이 전기차 시대 개막과 함께 갑자기 늘어나기는 쉽지 않다.

    리튬은 코발트보다는 상황이 다소 낫지만, 전세계 리튬의 90%를 4개 업체가 생산하고 있다. 지난 8일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세계 2위 리튬 업체 앨버말(Albemarle)은 세계 4위인 FMC의 리튬 자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합병(M&A)이 성사되면 세계 리튬 시장의 90%를 3개 업체가 좌우하게 된다.

    [리포트 인터뷰] 이충재 "테슬라, 너무 고평가…배터리 부족이 발목 잡을 것"
    또 리튬은 ‘리튬 삼각지(Lithium Triangle)’라고 불리는 칠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의 염호(Brine)에 많이 녹아 있는데, 염호에 건설한 염전에서 햇빛으로 자연 건조하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리튬 염전 면적 확대를 통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지만, 증발에 14~15개월이 필요하기 때문에 리튬 생산량을 갑자기 늘리기는 어렵다.

    리튬 염전의 면적을 확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칠레 정부는 리튬 생산 쿼터를 규제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복잡한 국내 정치 상황으로 인해 신규 리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쉽지 않다. 최근에는 기상 이변으로 리튬 염호에 비까지 내리고 있다.”

    -두 소재의 부족이 문제라면 다른 소재로 만든 배터리를 사용하면 해결될 문제 아닌가.

    “물론 코발트와 리튬을 사용하지 않는 기술이 개발되면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코발트의 비중은 5% 정도다. 리튬은 배터리 생산에 직접 들어가는 게 아니라 중간에서 에너지 전달하는 물질이다. 그런데 이 소재들은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소재 중 가장 핵심 소재다.

    실제로 코발트를 쓰지 않는 배터리(LFP)는 이미 상용화됐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드(BYD)는 1996년에 개발된 LFP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코발트를 쓰지 않은 배터리는 크고 무겁다. LFP 배터리는 코발트 공급 위험은 없지만,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어렵다. BYD가 버스나 청소용 트럭을 생산하고 있는 것도 크고, 무거운 LFP 배터리 때문이다. 또 리튬은 금속 중 가장 가볍고, 전하량도 3.86암페어시/그램(Ah/g)으로 단연 높다. 즉, 배터리 전압을 높이기 위해서 리튬은 꼭 필요하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에도 리튬은 빠지지 않는다.”

    -현재 테슬라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은데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 보는가.

    “그렇다. 소재 문제가 있는데 발전했던 산업은 없다.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다고 해서 그게 정확한 것은 아니다.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이 테슬라에게 녹아 있는 것이 맞지만 현실화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테슬라의 가치 평가에 대해 회의감이 든다.

    [리포트 인터뷰] 이충재 "테슬라, 너무 고평가…배터리 부족이 발목 잡을 것"
    겉에서 테슬라를 보면 멋있는 것은 사실이다. 소프트웨어를 보면 자율주행 기능이 가장 발전됐고, 배터리 생산에 있어서도 기술이 뛰어난 것은 맞다. 그러나 배터리를 만들 소재가 없는데 기존 사업을 어떻게 키울 수 있겠나. 근본적인 문제는 배터리 소재 문제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또 GM, 포드 등 기존 내연 기관 자동차를 제조하던 업체의 경우 전기차를 새로운 사업 부문으로 추가하더라도 전체 기업의 이익이 최소 적자를 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전기차만 생산하는 테슬라는 처음부터 적자였고, 지금도 적자 기업이다. 흑자였던 적이 없다. 특히 이번에 새로 생산한다는 ‘모델3’에서 수익을 낼 수 없다면 적자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테슬라가 LFP배터리를 더 개발해서 사용하면 안되나. 또 새로운 대체 소재를 개발하거나 개발한 사례는 없나.

    “아직은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거나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LFP배터리를 개발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 현 수준의 LFP 배터리는 지금 사용하는 배터리에 비해 전력 저장량이 50%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배터리가 두배로 필요하고, 그렇게 되면 자동차 디자인을 모두 바꿔야 한다. 물론 배터리 변경에 대한 내부적 검토가 있었을 수는 있지만, 현재는 파나소닉이랑 계약한 리튬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만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슬라가 소재 관련 문제를 생각치 못하지는 않았을텐데. 이에 대한 대비책은 없었나.

    “테슬라도 준비를 했을 것이다. 실제 테슬라는 지난 2015년 세계 1위 구리 생산 업체인 코텔코 등과 접촉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통 광산 회사는 보수적이다.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지만, 당시 벤처기업 수준이던 테슬라에게 보수적인 광산 업체들이 프로젝트를 함께 하지 않았을 것 같다. 또 테슬라가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지 않나. 그래서 쉽사리 투자하거나 계약을 맺지 못한 것 같다.”

    -최근 골드만삭스 전문가들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도 테슬라의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같은 요지의 지적이다. 테슬라는 올해 하반기부터 보급형인 모델3를 양산할 예정이며, 이에 대한 기대감이 현재 테슬라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력이다. 그러나 배터리의 주요 소재가 부족해 배터리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면 완성차 가격이 오르게 되고 결국 ‘보급형’에 걸맞는 가격 형성이 어려울 것이다. 그 결과 테슬라 자체만을 두고 보면 적자가 지속되면서 기업 가치가 떨어질 것이고, 전기차 산업 전반으로 볼때 보급화 시기가 늦춰지면서 발전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

    -최근 유가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내연 기관 자동차 수요도 늘어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상황이 전기차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영향이 없진 않을 것이다. 유가가 미국 셰일 오일 생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아직 매장량도 충분하다는 시각도 많다. 이에 따라 기존 내연 기관 자동차의 시대가 예상하는 것처럼 급속하게 저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당연히 전기차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은 늦춰질 수밖에 없다.”

    조선비즈는 증권사 리포트 중에서 베스트 리포트를 선정해 애널리스트를 심층 인터뷰 하는 [리포트 인터뷰] 코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매주 추천한 리포트들 중에서 조선비즈 금융증권부가 베스트 리포트를 선정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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