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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인터뷰] 최진명 "조선업종, 지금이 빅사이클 초입...유가 변수에 흔들릴 필요 없어"

  • 김유정 기자

  • 입력 : 2017.07.05 07:00

    올 들어 각종 수주 실적으로 부활을 예고하던 조선업이 최근 들어서는 유가 하락 우려가 확산하면서 살얼음판에 놓였다. 채 기지개를 켜기도 전에 과거 어닝쇼크의 트라우마가 번지면서 위축되는 분위기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15년 주기의 조선산업, 기지개를 펼 시간이다’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이 같은 우려를 접고 조선업종의 빅사이클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조선 및 해운지표는 약 15년 내외 주기로 폭발적인 성장기를 경험했다”며 “이번이 빅사이클의 초입이라면 향후 5년간 엄청난 수익을 실현할 수 있고 만약 빅사이클이 아니더라도 현재 지표가 상황의 악화를 시사하진 않기 때문에 투자리스크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현대중공업에 재직하다 지난해 9월부터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조선업종 담당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장을 누빈 경험 덕인지 그의 리포트는 산업의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데이터로 가득차 있다. 비전문가도 쉽게 이해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친절한 해설도 비교적 많다.

    그는 최근 유가 변수를 제외하고는 국내 조선주들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빅사이클의 초입임을 보여주는 요건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그는 “선가지수가 상승되기 시작했고 15년 장기 사이클 측면에서 바닥을 찍고 올라오고 있다”며 “연말이면 업종 밸류에이션이 PBR 1.0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추천 종목으로는 현대중공업(009540), 차선호주로는 현대미포조선(010620)을 제시했다.

    지난 27일 최 연구원을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아래는 최 연구원과의 일문일답이다.

    [리포트 인터뷰] 최진명 "조선업종, 지금이 빅사이클 초입...유가 변수에 흔들릴 필요 없어"
    -유가 하락이 조선업종에 상당히 큰 리스크로 떠올랐다.

    “이번주, 향후 2~3주 투자에 있어서 가장 조심해야 할 지표는 유가라고 본다. 일례로 프랑스 기업 토탈은 지난 2월 9일, 2016년 결과와 2017년 전망을 발표했다. 평균 손익분기점(BEP)은 배럴당 평균 40달러 이하로 이야기를 했고, 브렌트 가격 기준으로 배럴당 50달러 위에 있으면 배당성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통해 토탈의 BEP는 35~39달러로 추측할 수 있고, 유가가 40달러 초반이면 이익을 많이 낼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유가가 WTI(서부텍사스유)는 43달러, 브렌트는 45달러 수준. 대부분 오일 메이저들의 BEP는 30달러 후반대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점은 국제유가가 40달러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가가 에너지 관련 업종에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만약 국제유가가 40달러 이하로 하락하고 이것이 추세로 굳으면, 3분기부터 수주를
    기대하고 있는 해양플랜트가 일부 백지화되거나 연기될 수 있다. 수주에 바로 직격탄이 올 수 있고, 탱크선 상선 시장을 보면 개발이 더뎌지면서 글로벌하게 물동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물동량이 악영향을 받으면 해운사 입장에서는 탱크선을 주문할 이유가 없어진다. 조선사 입장에서는 수주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리포트가 나왔던 지난 14일보다 유가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진 상황인데.

    “겨우 2주 사이에 자본시장에 유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확산됐다. 이렇게 유가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가 빠르게 바뀐 것은 예상 밖이다. 연초부터 지금까지 45~50달러 사이를 맴돌고 있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유가가 빠지면서 곤혹스러웠고, 그 원인을 살펴봤는데 특정한 요인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웠다.

    유가는 다양한 요소가 반영돼 결정되기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도 예측을 하기가 어렵다. 재고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것은 매달 바뀐다. 지금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유가가 40달러 위에 있을 것이라 보는 것은 에너지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석유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의 행동을 보면 40달러 이하로 가지 않는 베팅이 많다. 40달러 이하로 간다고 보는 기관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유가 하락시 수익을 낼 수 있는 헤지펀드다. 그런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

    -단기적 측면에서 유가 하락이 조선업에 가져올 여파는?

    “오일메이저들이 해양플랜트를 하고자 하는 의지는 분명히 있는데 유가가 불안정해지면 의사 결정을 미룰 수 있다. 해양플랜트 개발에 보통 4년이 걸린다. 여기서 6개월을 일찍하고 늦게하고는 그들의 입장에서는 사소한 변경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본시장은 분기 베이스로 움직이기 때문에 6개월이면 아주 큰 차이를 만든다. 산업계 종사자들에게는 보다 장기적으로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주식 투자자에게는 굉장히 민감한 이슈가 된다는 점은 인정한다.”

    -유가가 4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조선주 투자는 보류해야 하나?

    “이미 곳곳에서 보류 흐름이 보이고 있다. 지난주부터 이번주까지 조선주가 소폭 하락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많은 투자기관들이 이 같은 우려를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직 유가에 대해 완전한 컨센서스가 확립되지 않았다. 투자자에게 지금 조선주 매각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하고 있다. 어차피 유가가 장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는 변화가 없고, 단기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선업은 변동성이 강할 뿐 아니라 추세적 모멘텀이 강한 특징이 있어 단기적 이벤트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투자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뚝심있게 2~3분기를 가져간다면 지금 유가의 하락 움직임은 큰 의미가 없다.

    유가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조선주 비중 확대를 권하고, 만약 유가에 대한 확신을 갖기 힘들다면 투자 결정을 잠시 보류해도 나쁘지 않다.

    주식 투자자들이 10분조차 못 참는 경우가 많은데, 1~2주 정도를 느긋하게 지켜보는 것이 조선주 투자에 중요하다고 본다. 타이밍도 중요하다. 조선업이 턴어라운드가 됐을 때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조선업이 5년동안 좋고 10년동안 나쁜 패턴을 반복해오고 있다. 지금 좋아질 수 있는 타이밍이 굉장히 임박했다고 보고 투자자들도 뚝심있게 장기투자를 택하면 어렵지 않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

    -리포트에 담긴 그래프를 보면 상승세를 보이면서 마치 빅사이클에 접어든 것같지만 하락하는 때가 종종있었다. 지금이 그런 시점은 아닐까?

    [리포트 인터뷰] 최진명 "조선업종, 지금이 빅사이클 초입...유가 변수에 흔들릴 필요 없어"
    “그렇다. 빅사이클인줄 알았는데 저러다 말면 어떡하나 하는 우려가 시장에는 많이 있다. 조선업은 1년 뒤의 것을 예측해서 투자를 한다. 작년을 보면 수주 실적은 최악이었는데 주가는 올라갔다. 왜냐하면 작년에는 올해 턴어라운드 할 것이라는 확신이 강했기 때문이다. 작년 당시의 실적은 상관이 없다. 실적이 나쁜 것에 대한 평가는 제작년에 주가로 반영됐다.

    좋은 투자는 내 생각이 틀렸을 때의 대안이 있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최근의 수주 실적은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아니라 이미 나타나고 있는 팩트다. 운송시장의 운임이나 해운의 운송량 동향을 보면 우상향 곡선이 그려진다. 좋아지는 속도가 시장의 눈에 안 차지만 저의 분석이 맞다면 이 속도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2008년처럼 폭발적인 빅사이클로 접어들 것이다.

    만약 나의 분석이 틀렸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지 않다고 본다. 특히 우리나라 평균 PBR이 1배지만 조선업은 1배가 되지 않는다. 조선은 제작년 어닝쇼크로 조단위 손실을 보여주면서 트라우마 생긴 것이다. 그러나 작년부터 실적을 회복하고 수주가 되고 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외국인 매수세는 어떻게 흘러갈까?

    “최근 블록딜 건을 보면 외국인들이 현대중공업을 어떻게 보는지 알 수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현대로보틱스 주식을 블록딜로 매각했다. 국내 기관, 외인 가리지 않고 굉장히 반응이 좋았고 큰 흥행을 거뒀다. 현대중공업은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다 주목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 보면 된다. 특히 현대중공업 그룹의 모든 종목이 다 인기있고 저력이 있다.

    섹터 투자자 입장에서 현대중공업이 굉장히 좋은 대안이 된다. 방위산업은 트럼프가 오면서 연초 기대감이 깔렸지만, 국방 사업이라는 게 수십년에 걸쳐 변화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분기 단위로 투자 포인트를 획득하기가 쉽지 않다. 방위산업 종목을 배제하고 보면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있지만, 두산그룹은 재무구조라는 걸림돌이 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재무구조가 탄탄한데다 신생기업으로서 실적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기대가 깔려있었다. 실제로 1분기 좋은 실적을 내며 기대에 부응하기도 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부터 조선주는 자유로운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조선사의 영업외 손익을 보면 금융비용에 따른 영향보다 환율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조선사들은 종목에 따라 다르지만 어떤 경우는 매출의 99%가 수출인 곳도 있다. 그리고 해양은 좀 덜하지만 상선은 달러로 계약하고 협력사는 원화로 계약한다. 원달러환율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조선사는 태생적으로 달러 노출이 심하다. 사실 조선사가 역대 최고의 실적을 낸 때가 IMF 때다. 원달러 환율이 높아질수록 수출경쟁력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달러화 강세를 유발하고, 국내 증시는 자본이 많이 나가고 주가가 빠진다. 반면 조선사의 실적에는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국내 증시의 자본 이탈과 실적 개선이 맞물려 영향이 상쇄될 것으로 본다. 장기투자로 볼 때 조선업의 매력은 더 빛을 발한다.”

    -국내 조선업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더 높여갈 수 있었던 배경으로 일본의 빈자리를 이야기했었다.

    “수주가 안 좋아져서 일본 조선사들이 조선업을 포기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조선업을 포기해서 수주가 안 좋아진 것인지 인과관계를 유추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본의 조선산업이 빠르게 위축됐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수주가 굉장히 나쁘다. 가와사키, 미쯔비시, 미쓰이, 이시카와지마 중공업 등 일본의 조선사들이 부분, 단계적 조선업 철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가와사키나 미쯔비시는 2차대전 당시에도 사업을 전개해 온 굉장히 오래된 사업자들인데 이들까지도 포기할 정도면 조선업에서 일본의 존재감은 굉장히 빠르게 지워질 것이다.

    반대로 생각했을 때 업황의 회복 속도가 우리 눈높이에 충족하지 않더라도 일본이라는 경쟁자가 탈락함으로써 한국 조선사의 실적은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생겼다.”


    [리포트 인터뷰] 최진명 "조선업종, 지금이 빅사이클 초입...유가 변수에 흔들릴 필요 없어"
    -앞으로 중국과의 경쟁이 중요할 것 같다.

    “실제 수주 동향을 보면 가스선의 경우 최근 1년간 한국의 점유율이 99%다. 독점이라 봐도 무방하다. 중국에서 딱 한 척의 가스선 주문이 있었는데 LPG다. 그 이외에 모든 LPG, LNG선이 모두 한국으로 주문이 들어왔다.

    가스선이 가지는 중요성이 크다. 벌크선은 한척에 400억원, 비싸더라도 600억~700억원 수준인데 LNG선은 보통 2000억원이 넘는다. 대우조선해양이 과거 수주했던 쇄빙 LNG선은 3000억원이 넘어간다. 이런 배가 사실상 한국으로만 주문이 온다는 것이다.

    탱크선은 2~3년 전까지만해도 한중일의 수주 물량이 비슷했다. 최근 1년만 보면 한국에 쏠리는 현상이 보인다. 그런 면에서 기술력 차이를 통해 불황 속에서도 다른 나라들과 격차를 벌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은 한국이 시장을 많이 빼앗겼다. 기술의 추격이라고 보이지는 않고 가격 경쟁력이다. 특히 해운사가 앞서 극심한 불황기에 있었었고, 그들이 품질을 따질 만한 입장이 아니었다. 그래서 중국과 일본에 주문을 많이 했을 거라 생각한다.

    반대로 해운업이 턴어라운드했고, 지금도 중국과 일본에 주문을 주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도 이제는 충분히 싼 가격에 만들어주고자 하는 용의가 있다. 현대중공업이 최근 1년새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수주 실적이 있었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현대중공업 정도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기업은 중국과 경쟁할 만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을 것으로 본다.”

    -국내 조선사들의 내수 비중이 중국과 일본 대비 매우 낮다. 이런 현상은 어떻게 보는가?

    “‘자국 발주 몰아주기’로도 시장을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과 중국은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선박 발주와 금융지원에도 최근 2년간 수주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특히 일본 수주 잔고는 세계 3위로 추락했다. 반면 강한 구조조정 압력을 받아온 국내 조선사들은 이미 수주와 실적이 모두 회복되는 추세다.

    현재도 국내에서는 자국 발주를 통해 조선업을 도와줘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여기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조선업과 해운업은 굉장히 큰 비즈니스라서 우리나라 경제 규모로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기 어렵다. 조선업이 턴어라운드 되는 과정에 있고, 현재 시점에서 힘든 상황인데 여기에서 정부가 해줄 수 있는 것은 1~2년을 버틸 수 있는 약간의 금융지원 정도다. 정부가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고, 근본적인 경쟁력 개선은 기업 스스로의 노력에 달렸다.”

    -중국이 해양 플랜트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은 없나?

    “한국이 지금 선두다. 선두에서 한때 대규모 손실이 있었다. 당연히 후발주자가 들어오기에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현대, 삼성, 대우 모두 대규모 손실을 경험한 바 있는데 지금 들어가서 이익을 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아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중국내 일부 지역에서 석유가 나는데, 중국국가석유공사(CNPC)가 이 지역에 대해서는 자국 제품을 써주고 있다. 이런 사업들이 가시화될 쯤이면 주식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긴 기간이 소요된다. 당장 다음 분기를 바라보고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포기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중국 조선사들이 굳이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상선으로도 이익을 잘 못내고 있는 것이 중국 조선사들인데 한국 조선사도 이익을 못내고 있는 해양플랜트에 도전할 가능성이 낮다. 굳이 리스크를 키워가면서 택해야 할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도 일부 기업은 단념하고 있다.

    그 덕분에 포기하지 않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향후 해양플랜트 수주를 싹쓸이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하지만 수주물량이 는다고 이익을 많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는 이르다.”

    -현대중공업을 탑픽(top pick)으로 뽑은 이유는?

    “과거에는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에 많이 투자했었다. 현대중공업은 과거에는 전기전자, 정유사업 등을 보유한 복합기업이었다. 조선업은 보통 시황에 따른 변동성이 상당히 강하다. 조선업 투자자에게 복합기업은 리스크가 분산돼 있다는 점이 장점인 반면, 강하게 베팅을 할 때 매력도가 떨어진다.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은 그런 면에서 투자 유인이 컸다.

    현대중공업은 이제 순수 조선회사다. 기업 분할이 모두 끝났다. 시추선이라든지 각종 악재가 발생할 수 있는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런 면에서 투자하기에는 타 종목 대비 유리하다. 전 세계 조선사 중 1위 기업이라는 점에서 대표주로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 상위에 있더라도 글로벌 순위권에 없으면 외국인들은 투자를 하더라도 ETF를 통해 바스켓에 넣는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전자는 최상위권에 있기 때문에 외국인이 직접 투자로도 많이 들어온다. 조선업에 대한 기대감은 전 세계적 흐름이도 하다.”

    -조선업은 PBR(주가자산비율)이 실적보다 후행하는 구조라고 했는데?

    “일반적인 현상이 아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PER(주가수익비율)이 낮을때 사서 높을 때 파는 것이 좋은 줄 아는데 반대다. 고PER에 사서 저PER에 파는 게 맞다. 예상했던 실적 대비 주가가 더 높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PER가 낮아진다. 전망이 좋을 것 같은 회사를 사전에 발견해서 예상을 충족하고 더 이상 기대할 꺼리가 보이지 않는 순간 팔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조선사의 밸류에이션 흐름을 보면 반대다. 현실부정 현상이라고 본다. 예전에는 밸류에이션이 낮아졌을 때 오히려 매수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조선산업의 저력을 믿는 것이다. 손실이 많이 나도 더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사들였다.

    실제로 확인된 부분이다. 이것이 희망 고문이었다. 또 어닝쇼크가 나고 하니까 현실을 받아들였다. 이후에는 1년간 흑자가 나도 밸류에이션이 빠르게 안 올라온다. 그 이유는 트라우마다. PBR이 실적보다 선행하지 않고 후행하는 굉장히 기형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어느 정도 시점이 되면 다시 선행하지 않을까 싶다. 조선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실제 조선업의 현상태보다 굉장히 안좋은 상황이다. 오늘 인터뷰 질문에서 상당 부분이 조선업의 부활을 의심하는 것이었는데 산업을 오래 봐왔던 사람들은 더 이상 그런 의심을 하지 않는다. 이 회사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언제부터 올라갈지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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