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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금융과 인터넷 거인들의 동맹 확산...핀테크 열국지

  •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 입력 : 2017.06.28 12:39 | 수정 : 2017.06.28 12:44

    중국은행∙텐센트 농업은행∙바이두 공상은행∙징둥 알리바바∙건설은행 제휴 잇따라
    모바일 결제 시장서 밀린 은행들 적과의 동침...이업종 동맹의 新금융서비스 기대

    중국은행이 텐센트와 제휴하는 등 중국의 은행 빅4와 인터넷 4가 핀테크 동맹을 맺었다. /조선비즈
    중국은행이 텐센트와 제휴하는 등 중국의 은행 빅4와 인터넷 4가 핀테크 동맹을 맺었다. /조선비즈
    중국은행은 지난 22일 텐센트와 손잡고 핀테크 연합 실험실을 만들었다는 내용의 성명을 웹사이트에 올렸다. 양사는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에서 깊은 협력을 하기로 했다.

    지난 3월 건설은행과 알리바바, 6월들어 공상은행과 징둥(京東), 농업은행과 바이두(百度)간 제휴에 이은 것이다. 이로써 중국의 4대 국유상업은행이 모두 중국 인터넷 빅4와 핀테크 짝찟기를 마무리했다. “의사결정이 빠른 민영기업과 국가정책의 수혜를 입는 국유기업간 제휴”(남방주말)라는 평도 나온다.

    “인터넷 메이저들이 핀테크 성공을 위해 은행들과 가까워지고 있다”(차이나데일리). 특히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챗페이로 대표되는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완패를 당한 전통 은행들이 이들 인터넷 거인들과 손잡은 것을 두고 중국 업계에선 “영원한 적은 없다. 단지 영원한 이익만 있을 뿐이다”(후이진왕)는 표현으로 묘사한다.

    1년전만해도 은행 거인과 인터넷 거인은 ‘네가 혁명을 하지 않으면 내가 너의 명을 바꾸겠다고 하는 관계’였지만 이 같은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中 금융과 인터넷 거인들의 동맹 확산...핀테크 열국지
    금융과 IT의 융합이 창출한 핀테크 시장을 놓고 이업종간 합종연횡을 하는 열국지가 펼쳐지는 건 중국만의 얘기는 아니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가 26일 발표한 전략적 제휴 역시 이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중국은 인민은행이 27일 금융의 정보기술(IT)인프라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 ‘중국 금융업 정보기술 13차 5개년(2016~2020년)규획’을 발표하면서 핀테크 육성을 위한 여건 조성에 힘쓰고 있다.

    ◆전통 은행과 손잡고 금융파워를 키우는 중국의 인터넷 거인들

    징둥 베이징본사에 있는 징둥금융 홍보관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징둥 베이징본사에 있는 징둥금융 홍보관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텐센트는 중국은행과 제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2일 화샤(華夏)은행과도 금융서비스 클라우드와 AI 기반의 고색서비스 플랫폼을 공동개발하기로 하는 내용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차이나데일리는 급성장하는 핀테크 시장에서 인터넷 거인들이 당초 경쟁자로 여겼던 은행들과 손잡고 함게 성공을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3월28일엔 알리바바와 계열 금융사 앤트파이낸셜그룹과 건설은행 등 3자가 전략적 제휴 계약을 맺으면서 인터넷 거인과 금융 거인 간 제휴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6월16일 징둥이 공상은행과, 20일엔 바이두와 농업은행이 제휴를 발표했다.

    중국에서 텐센트는 최대 SNS업체이고, 알리바바는 최대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고 있고, 징둥은 두번째 큰 온라인 쇼핑몰 운영업체이고, 바이두는 최대 온라인 검색업체이다.

    이들 4개사 모두 인터넷 민영은행에 진출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텐센트가 2014년 12월 중국 1호 인터넷 전문 민영은행을 설립한 데 이어 알리바바 징둥 바이두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4개사 모두 자체 모바일결제 수단으로 은행의 결제시장을 파고 들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인터넷 거인들의 금융업 진출이 추세가 된지 오래지만 기존 전통은행들이 보유한 고객 데이터가 핀테크의 추가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바이두와 제휴한 농업은행의 경우 개인 고객이 5억명, 기업 고객도 400만개사에 이른다.

    고객들의 금융형태를 빅데이터로 확보하고 분석하는 건 신 금융서비스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빅데이터는 인터넷 기업의 강점이지만 신금융상품 개발은 은행이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건설은행은 자산관리상품(WMP)을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를 통해 판매하기로 했다. AI로봇이 재테크를 해주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만큼 핀테크 시장의 잠재력은 크다.

    리차오 아이리서치 수석애널리스트는 차이나데일리에 핀테크 제휴 열풍을 두고 “각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강점을 갖고 틈새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며 “알리바바와 징둥은 소비자금융에 관심이 많은 반면 바이두와 텐센트는 AI와 클라우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에 몰린 전통 은행들의 돌파구 핀테크

    中 금융과 인터넷 거인들의 동맹 확산...핀테크 열국지
    중국 인터넷 빅데이터 분석업체인 이관(易觀)에 따르면 올 1분기 제3자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알리바바의 알리페이(53.70%)와 텐센트의 위챗페이와 QQ페이를 포함한 텐페이(39.51%)의 점유율이 총 93.21%에 달했다.

    은행들은 작년 2월 애플페이를 시작으로 삼성페이 화웨이페이 샤오미페이 등 스마트폰업체의 모바일 결제수단을 활용해 인터넷기업에 반격을 가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급기야 올 5월 공상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등 40여개 상업은행은 QR코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성공 기반인 QR코드가 안전성이 떨어진다며 불법화해달라고 당국에 로비를 해왔던 은행들이 인터넷 기업의 모바일결제 모델을 모방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민영은행 잇단 허가로 대표되는 은행 시장 개방과 금리자유화 등의 개혁으로 중국 은행들의 호시절은 이미 지나가고 있다. 아직도 거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증가세가 0~1%대로 크게 둔화됐고, 심지어 감소세로 돌아선 은행도 나타나고 있다.

    공상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각각 2782억위안, 1839억위안, 2315억위안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0.4%, 1.86%, 1.45%에 머물렀다. 중국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순이익이 1646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 감소했다.

    신성장동력이 필요한 은행의 절박감이 적으로 여겼던 인터넷 거인들과 손을 잡게 만든 것이다. “알리페이 같은 온라인 결제와 P2P대출, 민영은행 등에 대한 규제완화가 중국 대형은행의 행동양식을 변화시킬 만큼 충격을 주는 메기효과가 나타나고 있다”(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는 진단이 맥이 닿는다.

    ◆중국 금융개혁의 난제 풀릴까
    인터넷 거인과 은행들의 제휴는 중국 금융개혁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고 남방주말이 분석했다.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은행대출에 의존한 상황에서 은행들이 담보대출에 매달리고, 국유기업과 지방정부 대출에만 안주해온 관행은 중소 민영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자금난을 부추겼다. 중소 민영기업과 개인들의 리스크 평가가 어려웠던 탓도 있다.

    하지만 알리바바와 징둥 텐센트 바이두 등이 전자상거래와 물류 서비스를 하면서 축적한 중소기업과 개인에 대한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만들고, 클라우드컴퓨팅을 통해 분석함으로써 중소기업과 개인 신용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텐센트와 제휴한 은행과 금융회사들이 200여개가 넘는 것도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중국 금융의 낙후성이 인터넷 거인과 은행들의 제휴 토양이 된 것이다. 반면 금융시장이 성숙된 미국의 월가에서는 JP모건 등 대형은행들이 인터넷 거인보다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식의 핀테크 제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영세기업과 개인에 대한 금융이 열악한 중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인터넷 거인들의 금융진출 동기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성숙한데다 첨단기업의 이익도 상대적으로 높아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은 미국 핀테크 생태계의 주력이 아니다”(차이카이룽 중저자멍투자기금 파트너)

    한국의 금융은 중국과 미국의 중간 정도 수준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가 손을 잡은 것은 단순한 업무 제휴를 넘어 상호 지분투자까지 포함하고 있다. 인터넷과 금융 업종의 대세가 될 핀테크 동맹의 흐름에 공격적으로 올라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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