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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꺾은 중국판 트위터...동영상 금지 불똥튄 이유

  •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 입력 : 2017.06.23 00:01

    중국 광전총국, 웨이보 펑황망 등 동영상금지령...급성장 동영상시장 타격 불가피
    올 가을 전당 대회 앞두고 사상통제 일환...동영상으로 뜬 왕훙 마케팅 영향 우려

    중국 최고의 왕훙으로 꼽히는 파피장의 웨이보 방송. 웨이보의 동영상 서비스에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왕훙 마케팅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웨이보
    중국 최고의 왕훙으로 꼽히는 파피장의 웨이보 방송. 웨이보의 동영상 서비스에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왕훙 마케팅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웨이보
    중국 당국이 신랑웨이보(新浪微博) 펑황망(鳳凰網) 등 주요 인터넷 업체에 동영상 금지령을 내렸다. 중국판 트위터가 원조인 미국의 트위터를 추월한 배경인 중국 동영상 시장의 급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동영상을 기반으로 급부상한 왕훙(網紅·중국의 파워 블로거) 마케팅 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 미디어 업계는 이번 조치를 다소 충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인다. 인터넷 생방송 등 동영상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오긴 했지만 금지령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올 가을 지도부 개편을 앞둔 19차 공산당 대표대회(19대)를 앞두고 당국이 주요 매체 동영상 서비스 금지령을 내릴만큼 안정 유지가 다급한 과제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은 신랑웨이보 펑황망 ACFUN 등 인터넷 사이트가 ‘정보 인터넷 전파 동영상프로그램 허가증'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는 동영상서비스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통지문을 22일 웹사이트에 올렸다.

    ACFUN은 일본 애니메이션 등의 동영상으로 시작해 덩치를 키운 사이트다. 중국의 인터넷 미디어업체의 한 관계자는 “정보 인터넷 전파 동영상프로그램 허가증을 갖춰야한다는 건 명목상의 조건일 뿐 사실상 획득하기 어렵다"며 “금지령을 내린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펑황망과 신랑웨이보 등의 동영상서비스 금지령을 내렸다. /광전총국 사이트
    중국 당국은 펑황망과 신랑웨이보 등의 동영상서비스 금지령을 내렸다. /광전총국 사이트
    ◆사상 통제 강화하는 중국

    이번 조치는 명목상은 2008년 1월31일 시행에 들어간 ‘인터넷 동영상 프로그램 서비스 관리규정’을 근거로 했다. 10여년전 규정을 꺼내 들고 금지령이라는 강력한 조치를 취한 건 시진핑(習近平) 정부 이후 뚜렷해진 중국 당국의 인터넷 미디어 통제 강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광전총국은 앞서 작년 12월 ‘웨이보와 웨이신(微信, 위챗) 등 인터넷 SNS 동영상 프로그램 관리 강화 통지’를 내려보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인터넷 동영상 프로그램 허가증을 갖지 못한 기구나 개인이 웨이보나 웨이신 계정 등 각종 SNS를 통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한 것이다.

    프로그램의 범위도 허가증을 받을 때 제시한 범위를 초과해서는 안되도록 규정했다. 또 ‘영화상영 허가증’ 또는 ‘드라마 발행 허가증’ 등을 갖추고 있어야 웨이보나 웨이신 등 SNS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 등을 방영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문화부도 비슷한 시기인 작년 12월 인터넷 방송 출연자 실명제를 골자로 하는 ‘인터넷 방송(공연) 경영활동에 대한 관리규정’을 발표했다. 올 1월1일 시행에 들어간 새 규정은 외국인과 대만, 홍콩, 마카오인들은 출연 전 문화부에 신고해 사전 출연허가를 받도록 한 게 특징이다. 중국 당국은 앞서 작년 10월부터 온라인 생중계 플랫폼들에 ‘네트워크 방송 운영승인’을 신청하도록 규정했다. 이 조치는 우후죽순 생겨나던 인터넷 생중계 서비스에 타격을 가했다.

    중국 당국은 인터넷 개인방송이나 스트리밍 서비스로 유통되는 음란물, 유해콘텐츠를 단속하는 것을 동영상 규제강화의 주요 목적으로 내세운다. 광전총국은 이번에도 네티즌들에게 더욱 밝은 인터넷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 대회를 앞두고 국정운영의 우선기조를 안정으로 잡은 당국이 미디어에 대한 통제 고삐를 죄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서방에서는 중국의 문화 보호주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중국 토종업체들에도 타격을 가하는 조치들은 보호주의 장벽 쌓기를 넘어선 미디어 통제라는 지적을 받는다.

    유언비어 등 검열 받지 않은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목적도 있다는 얘기다. 광전총국이 작년 12월에 발표한 규정에서 웨이보와 웨이신 등 SNS 플랫폼이 네티즌이 자체제작한 정치동향 관련 동영상 뉴스 프로그램을 전파할 수 없도록 한 것이나 이번에 내놓은 조치에서 정치 및 사회 관련 동영상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 규정에 맞지 않거나 사회에 부정적인 평론을 담은 프로그램 역시 대량으로 전파할 수 없도록 한 게 이를 보여준다.

    ◆급성장 인터넷 동영상시장 발목 잡나

    이번 조치는 최근 중국내 모바일경제가 급팽창하면서 덩달아 급성장해온 동영상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에서 인터넷 동영상은 음악 게임 문학(소설)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중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6 중국 인터넷 동영상 발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말 네티즌들의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사용 비중은 62.1%로 인터넷 음악(79.2%)과 인터넷 게임(66.5%)에 이어 3위에 올랐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말 기준 인터넷 동영상 비중은 72.4%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인터넷음악(70.8%) 인터넷 게임(55.1%) 인터넷 문학(43.3%) 순으로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동영상 작품 방영 횟수가 1억회가 넘는 경우도 일상적인 일이 되고 있다.”(신화통신)


    원조 꺾은 중국판 트위터...동영상 금지 불똥튄 이유

    인터넷 동영상 시장은 폭발적 외형성장 뿐 아니라 유료 회원을 늘리면서 내실도 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4분기 중국 모바일 유료 동영상 사용자 백서’에 따르면 인터넷 동영상 업계의 매출 가운데 유료 서비스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3.4%에서 2016년 19.3%로 6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올해엔 이 비중이 24.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에서는 2010년부터 각 동영상 플랫폼이 유료 서비스를 시험적으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작년 설문조사에서 2016년 상반기 인터넷 동영상 시청자 가운데 35%가 돈을 내고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인터넷 동영상 유료 사용자는 남성이 많고, 20~29세의 젊은층이 주도하고, 고학력과 고소득자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유료 회원이 된 이유는 회원들에게만 주어지는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광고를 보지 않기 위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동영상 업계 매출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67.8%에서 2016년 54.9%로 떨어졌고, 올해엔 52.0%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유료 서비스 수입의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빠르기 때문에 나타난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광고 비중은 줄고 있지만 절대 광고 수입은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원조 꺾은 중국판 트위터...동영상 금지 불똥튄 이유

    실제 인터넷 동영상 업계의 광고시장 규모는 2012년 99억위안에서 지난해 375억위안으로 급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시장 성장률이 30.7%에 달한 것이다.

    신화통신은 네티즌들이 동영상 시청 때 등장하는 광고를 감내할 수 있는 시간으로 설문조사 응답자의 71.5%가 60초 이내를 꼽았다고 전했다. 30초 이내와 15초 이내 광고만 용인할 수 있다고 응답한 네티즌도 각각 16.9%와 12.8%에 달했다.


    원조 꺾은 중국판 트위터...동영상 금지 불똥튄 이유

    인터넷 동영상 시장도 모바일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신화통신은 2012년부터 인터넷 동영상 시청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보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기본적으로 동영상 시청을 스마트폰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 동영상을 시청하는 수단의 변화뿐 아니라 동영상에 담기는 콘텐츠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신화통신은 현재 인터넷 동영상 시청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영화 드라마 예능이라면서도 음악회 생중계와 아동용 프로그램과 단편 동영상 등이 유료 인터넷 동영상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영상은 기술 기업이면서도 전통 미디어는 물론 대형 인터넷 미디어 기업을 제친 진르터우탸오(今日斗條)의 성장 비결중 하나로 거론될 만큼 급팽창하는 시장이다. 특히 쇼트클립(짦은 동영상)이 진르터우탸오 성장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초부터 올 3월까지 쇼트클립 스타트업에 투자된 자본규모가 53억7000만달러(약 6조 144억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인구는 2011년 8001만명에 달했지만 지난해 4억9987만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사용자의 동영상 앱 사용 비율도 22.5%에서 71.9%로 크게 상승했다.

    동영상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왕훙 산업규모도 2015년 251억 위안(약 4조2670억 원)에서 2016년 약 528억 위안(약 8조976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당국의 안정을 위한 사상통제가 치러야할 댓가가 적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수치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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