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쿠팡맨 불법 오명 벗나 했더니…정권 바뀌자 올스톱

  • 세종=이현승 기자
  • 입력 : 2017.06.19 15:09

    정부가 지난해 추진했던 택배차 수급조절제 폐지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위법성 논란 속에서 영업을 해왔던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은 불법이라는 오명을 벗기가 어려워졌다.

    국토교통부는 작년 8월 발표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을 통해 1.5톤 미만 택배차에 대한 증차 규제를 풀 예정이었지만 정권이 바뀌며 무산됐다. / 조선일보DB
    국토교통부는 작년 8월 발표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을 통해 1.5톤 미만 택배차에 대한 증차 규제를 풀 예정이었지만 정권이 바뀌며 무산됐다. / 조선일보DB
    ◆ 택배차 증차규제 풀 개정안, 사실상 통과 어려워져

    19일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8월 말 발표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의 후속조치는 정권이 바뀌면서 사실상 올스톱 됐다. 이헌승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부 안을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에 반영해 대표 발의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다른 내용 때문에 통과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개정안에는 1.5톤 미만 택배차가 일정요건만 충족하면 증차와 신규 허가를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2004년 정부가 도입한 수급조절제는 폐지될 예정이었다. 최근 택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수급조절제로 인해 택배차 증차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물류업계의 건의사항을 반영한 조치다.

    개정안은 이른바 '쿠팡법'이라고도 불렸다. 현재 쿠팡은 정부로부터 택배용 화물차로 허가 받지 않은 자가용 화물차로 배송을 하고 있다. 쿠팡은 "배송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운송사업자가 아니며 관련법 적용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기존 물류업체들은 불법 영업이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만약 개정안이 통과돼 택배차 증차 규제가 풀리면, 쿠팡은 현재 보유한 택배차를 정부로부터 허가만 받으면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다. 쿠팡 뿐 아니라 다른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직접 택배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산업계에선 택배차 증차 규제를 7대 갈라파고스 규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규제가 풀리면 물류산업이 활성화 하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 '참고원가제' 도입하려던 국토부, 문재인 공약 '표준운임제'로 선회

    정부는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예정이었지만, 정권이 바뀌며 모든 작업이 중단됐다. 개정안은 택배차 증차규제 뿐 아니라 '참고원가제 도입'도 담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참고원가제 아닌 표준운임제 도입을 공약했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정부 안으로서의 의미를 잃었다.

    표준운임제는 정부가 화물차주, 운송업체, 화물연대와 협의해 표준운임을 정하고 화주가 이보다 적은 운임을 지급하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도록 하는 제도다. 화물연대가 일정 운임을 보장해달라며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고 문재인 대통령이 최종 공약집에서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가 추진하려던 참고원가제는 이보다 강제성이 약하다. 정부가 연구기관, 업계와 함께 매년 참고원가를 산정해 발표해 운임에 반영하도록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을 때 강제조항은 따로 없다. 이 때문에 화물연대에선 "실효성이 없다"며 반발했다.

    국토부는 표준운임제를 포함한 개정안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재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표준운임제 도입이 명시돼 있지만, 택배차 증차규제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

    물류업계는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택배차 수급조절제로 인해 현재택배차를 증차하려면 정부에 신청한 뒤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지만 규제완화로 20일 만에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규제완화가 지연된데다 향후 재추진 가능성도 알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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