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사회

내년부터 자가용 출퇴근 교통 사고 업무상 재해 인정된다...국회 환노위 소위 통과

  • 전슬기 기자
  • 입력 : 2017.06.19 13:53 | 수정 : 2017.06.19 14:45

    도보, 대중교통, 자동차 이용 출퇴근 산재 처리 가능
    자동차 사고, 보험 회사와 근로복지공단 구상금 조정
    연간 5000~7000억 재정 필요할 듯...기업 부담 관심

    내년 1월부터 자가용이나 버스, 지하철 등으로 출퇴근 하다가 사고가 날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 받아 산업재해보상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주거지와 회사 사이를 개인 소유 자동차로 출퇴근 하다가 교통 사고가 날 경우 자동차 보험 적용과 산재 보험 적용 두 가지 중 선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근로자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고, 자동차 보험 회사와 산재 보험을 처리하는 근로복지공단이 구상금을 조정한다. 자동차 보험 회사가 먼저 처리하고 추후에 근로복지공단과 구상금을 조정할 수 있고, 반대로 근로복지공단이 먼저 처리한 후 자동차 보험 회사와 구상금을 조정할 수도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출퇴근 사고 산재 인정으로 근로복지공단은 연간 5000억~7000억원의 추가 보험료 징수가 필요할 수 있다. 기업들이 내는 산재 보험료가 늘어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19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산업재해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향후 환노위 전체회의를 거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산재법 개정안은 국회 법안 통과의 가장 어려운 관문인 법안소위를 통과해 계획대로 내년에 시행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당 법안은 통근 버스 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도보, 대중 교통, 개인 소유 자동차를 이용해 회사에 출퇴근하다가 사고가 날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주는 내용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9월 사업주가 교통 수단을 제공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 관리 아래 출퇴근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1호 다목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따라서 해당 법안은 헌법 불일치를 해소하게 됐다. 앞으로는 근로자가 사업주가 제공하는 교통 수단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해 출퇴근을 해도 사고가 나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다. 관련 법안은 박근혜 정부 노동 개혁의 주요 과제이기도 했다.

    국회는 산재 보험 적용이 가능한 출퇴근의 범의를 ‘주거와 취업 장소 사이의 왕복’ 또는 ‘한 취업 장소에서 다른 취업 장소로의 이동’으로 결정했다. 다만 근로자가 출퇴근 중 경로를 일탈 하거나 중단할 경우는 산재 보험 적용이 불가능하다. 현재 출퇴근 재해가 인정되고 있는 공무원들의 경우 본인 승용차 출근 중 추돌 사고, 출근길 아이를 데려다 주는 과정에서 교통 사고, 퇴근 중 지하철 계단을 내려다가 넘어져 부상 등에 대해서는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주고 있다. 하지만 주말에 지방에 거주하는 부모님을 만나러 가다가 사고가 났거나 출근 중 사적인 용무를 처리하기 위해 경로를 벗어나 발생한 사고는 재해로 인정해 주지 않고 있다.

    또 자영업자들은 출퇴근 업무상 재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회 환노위 관계자는 “자영업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행 시기는 2018년 1월 1일로 결정됐다. 앞서 국회는 도보와 대중교통 이용만 먼저 적용하고, 자동차 이용은 추후에 적용하는 2단계 시행안을 논의했으나 모든 교통 수단에 대해 내년부터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자동차 교통 사고의 경우 구상금조정협의회가 설치돼 자동차 보험 회사와 근로복지공단이 구상금을 조정할 예정이다. 근로자가 교통 사고가 날 경우 자동차 보험과 산재 보험 중 하나를 신청하고, 자동차 보험 회사와 근로복지공단이 구상금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보험 승인이 결정되면 근로자는 요양 급여, 휴업 급여, 사고에 따라 장해 급여, 간병 급여, 장례비 등을 보상 받을 수 있다.

    앞으로 근로자들의 출퇴근 사고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돼 산재 보험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될 수 있다. 현재 산재 보험은 근로복지공단이 관리하며, 기업들이 산재 보험료를 내고 있다. 국가가 사업주로부터 보험료를 징수하고, 그 기금으로 사업주를 대신하여 산재 근로자에게 보상을 해주는 방식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도보, 대중 교통에 우선 산재 보험을 적용하고 자동차 사고를 오는 2020년부터 적용하는 방안의 비용 추계에서 첫 해에 1281억원의 재정이 필요하고, 자동차 사고가 적용되는 오는 2020년에 5615억원의 재정이 필요하다고 계산했다. 오는 2021년엔 7344억원이 필요하다. 국회 환노위가 이날 통과시킨 법안은 도보, 대중 교통, 자동차 사고를 모두 2018년부터 적용하는 방안이기 떄문에 연간 5000억~7000억원의 재정이 바로 필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낼 산재 보험료율이 증가할지 주목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그동안 출퇴근 재해 산재 보험은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하고, 전면 도입할 경우 막대한 재정 지출과 도덕적 해이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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