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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살리기가 우선”…文정부 첫 부동산 대책, 가수요 선별차단에 초점

  • 이창환 기자

  • 김수현 기자
  • 입력 : 2017.06.19 09:47 | 수정 : 2017.06.19 10:54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은 맞춤형 투기방지 대책으로 시장 불안을 부추기는 가수요는 잡되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시장은 살리는 데 방점이 찍혔다.

    정부는 19일 발표한 부동산종합 대책을 통해 당장 전면 규제에 들어가기보다는 일단 과열 지역만 집어서 단계적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이른바 ‘핀셋 규제’ 방식을 택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일률적으로 환원하지 않고 청약조정대상 지역에 한해 기존보다 10%포인트 낮추는 금융 규제에 들어간 것과 대책으로 거론됐던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뺀 부분은 투기 수요 차단과 부동산시장 위축을 놓고 정부가 고심을 거듭한 결과물이다.

    예상보다 낮은 수위의 대책에서, 정부가 담보대출 증가에 따른 가계부채 문제보다 부동산 시장 살리기에 더 크게 고심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을 “시장에 ‘칼’을 휘둘러 냉각시키기보단, 정부가 현재 쓸 수 있는 LTV·DTI 등의 수단을 활용해 시장 전반을 조심스럽게 안정시키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고형권(왼쪽에서 두 번째)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주택시장 안정 대응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금융위원회 김용범 사무처장, 고형권 제1차관,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 국토부 박선호 주택토지실장. /연합뉴스
    고형권(왼쪽에서 두 번째)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주택시장 안정 대응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금융위원회 김용범 사무처장, 고형권 제1차관,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 국토부 박선호 주택토지실장. /연합뉴스
    ◆ LTV·DTI, 지역·소득·가격별 맞춤 규제

    이번 대책은 강도 높은 규제가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시그널(신호)’을 보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LTV·DTI 규제만 봐도 그렇다. 현재 적용되는 LTV 70%, DTI 60%를 각각 10%포인트 낮춰 서울을 포함해 11·3 대책에서 선정된 37개 지역과 함께 이번 대책에 추가 지정된 경기 광명, 부산 기장군·부산 진구 등 40개 지역에 한해 7월 3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청약조정대상 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줄어든다.

    LTV와 DTI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은 서민 실수요자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정부는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서민 실수요자는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도 강화된 LTV·DTI 규제비율이 적용되지 않고 기존 LTV 70%, DTI 60%가 적용된다.

    LTV·DTI를 더 강하게 규제하는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대책에 포함하지 않은 것은 건설 경기 전반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결국 지역별·맞춤형 정책으로 실효성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LTV·DTI 등 금융규제가 필요하지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별, 대상별로 규제 수준을 달리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청약조정대상지에만 LTV·DTI 규제를 적용하고, 서민은 적용 대상에서 뺀 것은 바람직하다”라면서 “서민들이 내집마련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숨통을 터준 대책이다”라고 설명했다.

    ◆ 전매 제한 강화로 가수요 차단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제한이 금지된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조선일보DB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제한이 금지된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조선일보DB
    현재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적용되고 있는 입주 시까지 분양권 전매 제한을 서울 전 지역과 21개구 민간택지로 확대한다. 기간도 1년 6개월에서 소유권이전등기시까지로 강화한다.

    서울 비(非) 강남권과 부산, 세종의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이 지난해 11·3 대책 때보다 늘어나 세종·부산의 민간 아파트 투기 수요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매 제한 강화는 집값이 과도하게 오르고 청약과열이 빚어지고 있는 지역의 가수요을 차단해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맞춤형 대책의 하나로 아파트 집단대출 중 잔금대출에 대해 DTI를 신규 적용하도록 했다. 현재 아파트 집단대출은 대출자에 대한 별도의 심사가 없다. 잔금대출에도 DTI가 적용되면, 대출을 받기 까다로워진다.

    11·3 대책을 통해 아파트 분양권 전매 규제를 시행했음에도 최근 아파트가 투자 수요로 급등세를 보인 점을 고려해 중도금 대출을 규제해 투기 세력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아파트 집단대출은 최근 1년간 20조원 가까이 늘었는데, 증가분의 80%는 중도금대출이 차지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잔금대출 규제는 일부 은행의 경우 지금도 적용하고 있고, 일반 주택 구입자금대출로 전환되는 의미의 대출이라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면서 “중도금 대출 규제 강화는 다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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