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흡입력을 갖춘 무선청소기 '코드제로(CordZero)' 신제품을 앞세워 영국 다이슨이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시장을 공략한다. LG전자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아트(ART) 시리즈' 발표회를 열고 핸디스틱청소기 A9, 로봇청소기 R9, 진공청소기 T9을 공개했다. 신제품 3종 모두 10년간의 무상 보증을 제공하는 자체 개발 모터를 장착했으며 LG화학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술을 채택해 사용 시간을 늘린 것이 특징이다.
송대현 생활가전 담당 사장은 "글로벌 청소기 시장은 무선으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며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모터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선청소기 1위 다이슨을 따라잡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이슨은 전 세계 청소기 시장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1위다. LG전자는 3% 수준으로 6~10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이번 시리즈를 내세워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송 사장은 제품 이름과 관련, "한 자릿수에서 가장 큰 숫자라는 점에서 9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주력 제품인 핸디스틱청소기 A9은 모터가 항공기 제트엔진보다 16배 빠르게 회전할 만큼 강력한 흡입력이 장점이다. 흡입력이 핸디스틱청소기 중 세계 최고 수준으로 LG전자 기존 청소기의 2배 이상이다. 여분의 착탈식 배터리를 제공해 휴대폰 배터리를 갈아 끼우듯이 청소 중간에 배터리가 떨어지더라도 교체해 쓸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다이슨 제품과 비슷한 40분 안팎이다.
가격은 마루·침구·카펫용 흡입구 포함 여부에 따라 89만원에서 129만원 사이다. 역시 다이슨과 비슷한 수준이다. 간담회에서 가격이 예상보다 비싸다는 질문에 류재철 사업부장(전무)은 "경쟁사보다 강한 흡입력, 미세먼지 차단 시스템, 바닥에 세워둘 수 있는 거치대 등 차별화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청소기 시장에서 무선 제품은 해마다 20%씩 성장하고 있다"며 "무선에 집중하면서 유선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일정 기간 병행해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했다.
로봇청소기 R9은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딥 러닝(deep learning·심층학습) 기술을 적용해 침실과 거실 등 공간과 장애물을 파악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아마존 에코, 구글 홈 등 인공지능(AI) 스피커와 연동할 수도 있다. 핸드스틱청소기 A9보다 용량이 큰 무선 진공청소기 T9은 각종 센서를 장착해 청소기 본체가 장애물을 감지하고 피하면서 사용자를 따라오는 기능을 추가했다.
핸디스틱청소기 A9이 이달 국내에 출시되는 것을 시작으로 진공청소기 T9은 7월, 로봇청소기 R9은 8월 판매를 시작한다. 이어 북미를 비롯해 대만, 러시아, 호주, 유럽 주요 국가에서 출시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