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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혁명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다"... '21세기형 이노베이션' 강조한 28년경력 NASA 국장

  • 김민수 기자
  • 김종형 인턴 기자
  • 입력 : 2017.05.30 12:16 | 수정 : 2017.05.31 09:53

    “4차 산업혁명은 핵심 기술이 많은 파생 기술을 유발하며 충격을 준 1·2·3차 혁명과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4차 산업 혁명을 특정 기술의 혁명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기존 기술이 융합을 이용한 ‘21세기 형 혁신(이노베이션)’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지난 26일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이 서울 코엑스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4차 산업혁명의 본질과 이노베이션의 길’ 토론회에서 기조 연설에 나선 신재원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항공 연구기술개발국 국장은 “4차 산업 혁명은 특정 기술이 주도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4차혁명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다"... '21세기형 이노베이션' 강조한 28년경력 NASA 국장
    신재원 국장(사진)은 지난 28년 동안 NASA에서 근무한 과학자다. 그는 토론회에서 미국 대학과 해외 기계항공 및 컴퓨터 공학 관련 연구자, 연구기관들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경험을 풀어놨다.

    그에 따르면, 1·2·3차 산업혁명에서는 핵심 기술이 산업을 이끌어 왔다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증기기관이 1차 산업혁명을, 전기 발명과 대량생산은 2차 산업혁명을, 정보통신 기술과 디지털은 3차 산업혁명을 촉발시켰다. 4차 산업 혁명 양상은 이와는 다르다.

    신 국장은 “ 최근 각광받는 드론에 적용되는 기술을 살펴보면 대부분 다 존재했던 기술들인데, 융합을 통해 기술의 경계가 무너지고 다양한 용도가 생겨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 “1+1=5가 되는 융합 혁신 진행중”

    신 국장은 “산업 전반에 21세기형 이노베이션이 산업 전반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21세기 이노베이션은 굉장히 창조적이고 파괴적이며 기하급수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고 강조했다. ‘1+1 = 5’가 되는 융합 혁신이 엄청난 산업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색다른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명명하는 것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신 국장은 최근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20세기 대량생산 체제를 21세기 대량생산 체제로 어떻게 전환하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세기의 대량생산 기업들은 이제 사양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며 “기반 기술인 IT를 통해 제조업을 어떻게 지속 가능하고 적절하게 혁신할 것인지 역량을 전환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NASA도 이런 변화를 바탕으로 미래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신 국장의 설명이다.

    그는 “미 연방항공관리국(FAA)은 현재 2020년까지 미국 내에서만 드론이 700만 대 운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드론으로 촉발되는 새로운 항공 시대가 열리고 있으며 장거리 여행은 기존 여객기들이 담당하겠지만 좁은 지역 내에서의 운행의 경우 드론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옳은 질문을 하고, 미션을 명확하게 하라”...21세기 이노베이션의 비법

    신 국장은 100년 된 엘리베이터 기업 ‘오티스(OTIS)’에 방문했을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보통 엘리베이터 꼭대기에 기계실이 있는데 부피를 많이 차지해 공간 활용 효율이 떨어졌다. 이를 개선하지 못한 오티스는 ‘어떻게 기계실을 제거하느냐’ 근본적인 질문을 직원들에게 던졌다. 꼭대기 기계실 설계를 당연하게 여겼던 직원들은 당황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 접근법과 지식을 다 내려놓았다.

     신재원 NASA 국장이 강연하고 있는 모습./김종형 인턴기자
    신재원 NASA 국장이 강연하고 있는 모습./김종형 인턴기자

    신 국장은 “100년 동안 엘리베이터를 만들면서도 꼭대기에 기계실을 왜 두는지 아는 직원들은 거의 없었다”며 “이 질문을 계기로 기존 엘리베이터를 재설계, 기계실을 제거해 설비 비용과 부피를 줄이는 혁신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의 사례도 소개했다. 애플은 ‘그저 좋은 컴퓨터를 만드는 회사’가 아닌 ‘사회를 혁신시키는 변화의 일원’임을 강조한다.

    신 국장은 “대부분 조직은 ‘무엇(What)’을 강조하지만, 좀 더 철학적인 기업은 ‘어떻게(How)’를 강조한다”며 “애플은 직원들뿐만 아니라 사용자도 사회를 혁신시키는 변화의 일원으로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명확한 미션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근본적인 질문과 명확한 미션을 정의하는 데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신 국장의 결론이다.

    ◆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에 투자해야...R&D의 세계화 필요”

    신 국장은 전세계에서 불고 있는 제조업의 혁신을 위한 역량 전환을 위해서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에 적극 투자하고 세계적인 흐름을 읽기 위한 연구개발(R&D)의 세계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제너럴일렉트릭(GE)은 기존 대량생산의 한계를 3D 프린터 기술을 이용해 극복하려고 하고 있다”며 “혁신적 기술을 더해 새 대량생산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D 프린팅 기술 개발이 어떤 결과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으나 리스크가 큰 기술에 집중 투자하면 성과물도 크게 돌아올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신 국장은 GDP 대비 R&D 비중이 상위권인 한국(2015년 기준 4.23%로 1위)은 혁신의 동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외국 인재들이 한국에 들어와 경쟁하며 연구하고 한국 인재들이 밖으로 나가서 연구하는 R&D의 세계화가 필요하다”며 “세계적인 흐름을 읽고 혁신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열린 세상과의 적극적인 교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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