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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J노믹스 수혜"…신재생에너지 관련주에 쏠리는 관심

  • 전준범 기자
  • 입력 : 2017.05.26 07:24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가 ‘친환경’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25%가량 늘리기로 했다는 비교적 구체적인 내용의 언론 보도도 나왔다. 산업부가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놓긴 했지만, 방향성 자체에 대해서는 정부도 부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게다가 새 정부 출범과는 별개로 호흡기 건강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상황이기도 하다. 환경 보호에 대한 국민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는 점도 금융 투자자들이 신재생에너지 관련 종목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전력이 내몽고자치구 초원지대에 설치한 풍력발전기의 모습 / 한국전력 제공
    한국전력이 내몽고자치구 초원지대에 설치한 풍력발전기의 모습 / 한국전력 제공
    ◆ “신재생에너지, J노믹스 수혜주”

    25일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OCI(010060)는 전날보다 2700원(3.09%) 오른 9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4월 25일 종가 기준 7만9000원까지 하락했던 이 회사 주가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날 한화케미칼(009830)도 전날보다 100원(0.34%) 오른 2만9300원에 장을 마쳤다. 한화케미칼 주가 역시 2만5000원 주변을 맴돌다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4000원대에 머물러 있던 웅진에너지(103130)도 5월 들어 6000원을 돌파했다.

    이밖에 파루(043200), 유니슨(018000), 동국S&C(100130), 태웅(044490), 대성파인텍(104040)등의 주가도 최근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기업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회사 규모나 영위 중인 사업 수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집중하는 정도가 다르긴 하지만, 미래성장동력을 키운다는 자세로 이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 만큼은 모든 회사가 동일하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J노믹스(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최대 수혜업종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노후 원전의 수명을 늘리지 않겠다는 공약을 선보였다. 또 석탄 발전용 연료에 부과하는 세금을 인상하고, 2030년까지 전체 전력 생산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전력 생산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불과하다. 친환경 발전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고 해도 여전히 발전단가가 싼 석탄 의존도가 39.3%로 가장 높다. 원자력 발전이 30.7%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새 정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알라모6 태양광발전소의 모습 / OCI 제공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알라모6 태양광발전소의 모습 / OCI 제공
    ◆ 공급과잉 태양광…녹록지 않은 사업 환경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 업종 강세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책 수혜업종으로 급부상했다가 금세 시들해지는 경우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봐왔기 때문이다.

    국내 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 소속 연구원은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돼 시장에 뿌려지지 않는 한 이런 상승세는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며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고, 추가 상승 여부는 앞으로 정책 추진 강도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을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 내놓은 건 아니다. 이전 정권에서도 이와 비슷한 정책을 여러 차례 선보인 바 있다. 예컨대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7월 에너지미래전략위원회 출범시키면서 “2020년까지 에너지 신산업에 총 4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정책과 무관하게 신재생에너지 사업 환경 자체가 녹록지 않다는 점도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를 길게 끌고가지 못하는 이유로 지목된다. 공급 과잉에 몸살을 앓고 있는 태양광 산업이 대표적이다. 공급 과잉은 태양광 설비의 부품단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기업 실적 악화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태양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소재인 폴리실리콘의 경우 과거 한때 kg당 가격이 80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13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OCI는 폴리실리콘 생산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이 20%에 달하는 세계 최상위권 업체다. 이 회사 주가는 2011년 한때 65만원을 넘었으나 폴리실리콘 가격과 함께 곤두박질쳐 지금은 10만원을 밑돌고 있다.

    어려운 상황을 반영하듯 OCI는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6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OCI 주가는 폴리실리콘 가격과 동행하는데,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태양광 수요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유럽 5개국(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페인)의 석탄 소비량과 풍력∙태양광 발전능력 / 한화투자증권 제공
    유럽 5개국(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페인)의 석탄 소비량과 풍력∙태양광 발전능력 / 한화투자증권 제공
    ◆ “부정할 수 없는 글로벌 추세…길게 보라”

    신재생에너지 업종은 정부 정책과 무관하게 긴 호흡으로 접근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옮겨가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추세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투자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유럽연합(EU) 28개국의 발전 설비 가운데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설비 비중은 40.2%다. 2005년 53.0%에서 약 13%포인트 줄어든 셈이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EU는 석탄∙원자력∙중유 발전 설비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풍력∙태양광∙가스 등의 발전 설비를 확대해왔다”며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UN)과 신재생에너지 조사업체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등에 따르면 2016년 전세계 발전 설비의 증설 규모는 약 252기가와트(GW)였고, 이중 55%인 약 139GW가 신재생에너지였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과거 보조금에 의존해 증가했으나, 발전단가가 석탄·원전 등 전통 에너지원보다 낮아지면서 수요가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도 이런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 두산중공업(034020)은 선진국들의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보일러기술(CFB),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에서 분리된 현대일렉트릭(267260)도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주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전통에너지의 유한함에 대한 우려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이끌었으며 이미 많은 분야에서 전통에너지를 대체하기 시작했다”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개발과 투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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